만 17개월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아직 아기인데뭐...'
'책은 한 두 권이면 됐지, 어릴 땐 놀이와 경험이 최고야 ' 라고 생각했습니다.
집에 책은 세질 정도 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모 출판사 어머니 교실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젊은 엄마들 열정이 장난 아니더군요.
어떤 아이엄마는 이제 10개월 됐다는 아이 교구수업 두 가지에 전집이 몇 질이 되며, 책 10권 정도는 매일 읽어 준다더군요.
헐, 정말 쇼킹했습니다. 우리 아들 내가 무지해서
바보 만든 거 아닌가 싶어서 부끄럽고 얼마나 미안하던지.
책사려고 인터넷 검색해보니 세살 이전에 독서하는 습관 들여야 된대는데
정말 초보엄마 넘 헷갈리네요.
책은 지금 있는 것으로 충분할까요???
아니면 자연관찰책이나, 창작동화 정도 더 들여야 할까요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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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따스한 ]
아이가 이제 막 책을 접하는 시점이라면
그렇게 많은 책은 필요없습니다.
하지만, 친해지고 익숙해지면
점점 더 자주 찾게 되고 좀더 많은 책이 필요하겠죠.
그러다가 폭 빠지는 시점이 오면 그보단 많은 책이 필요할 수도 있구요.
옆집엄마나 언론, 혹은 전문가
그리고 요로코롬 답글을 달고 있는 저 또한 매한가지입니다.
참고하세요. 하지만, 판단하세요.
어떻게 내 것으로 받아들이고 적용할지는요..^^
님의 생각과 다른 이의 조언도 중요하지만요.
사실 가장 앞에 두고 생각해야 할 것은 아이입니다.
내 아이가 한두 권의 재미난 책으로 만족할지,
좀더 보고싶은 것인지
폭 빠지고 싶어 하는지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저버리면서 가는 것은 교육이 아니죠.
아무리 조기교육이 중요하고 책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내 아이는 지금 이 순간 책보다 풀이나 개미에 관심이 간다면
풀이나 개미와 더 놀면 되는 것이지요.
헌데 아이들의 놀이는 배움과 앎에 대한 열망의 표현 중 하나입니다.
풀이나 개미를 관찰하고 놀이를 내내 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순간에서는 그 대상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욕구가 올라올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엄마가 책은 독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면
아이의 욕구는 존중될리 만무하고,
넓고 깊게 확장되기도 힘들겠지요.
물론, 단순히 땀 흘리고 노는 것 자체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시간, 아이들은 그렇게 시간을 보내지요.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아이는 수많은 발달과제를 수행해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몸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뇌를 발달시킨 아이들은
더욱더 건강한 앎의 욕구도 발달시킵니다.
책은 목표도 아니고 목적도 아닙니다.
내 아이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여유를 주는 수단입니다.
책은 아이에게 사랑을 주고, 오감을 자극하게 하고,
언제든 꼭 안아주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읽는 배려의 한 모습이지요,.
다만 과정 중에 길을 잃는 이들은 많습니다.
산에 들어서면 산이 원래 어떤 모습이었고
우리가 왜 산에 들어섰는지 잊을 수 있습니다.
같이 간 사람이 몇 발짝 앞설 때 조급해지고,
갑자기 목이 마를 때 멈추고 싶고,
앞에 탐스런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를 봤을 때에는
그 열매 꼭 맛보고 가고 싶죠.
그러다 보면, 산속에서 길을 잃기도 하고,
그저 한 발짝 옮기는 것이 할 수 있는 최선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요.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것도 그렇습니다.
가다보면, 비교가 되기도 하고,
주변의 말에 팔랑~ 흔들리기도 하고,
커다란 욕심이 올라오기도 하고,
내 아이를 책으로 평가하기도 하면서
원래 가려던 목표가 흐려집니다.
또 사랑과 배려 그리고 한없는 지적 깊이로 키운 아이를
세상의 좁은 기준으로 구겨 넣으려 하기도 하지요.
그럴 경우 아이를 망치는 지름길이 되기도 합니다.
열쇠는 님이 쥐고 있지요.
배려 그리고 책으로 하는 육아는 쉽지 않습니다.
아이를 내 소유물처럼 혹은 세상의 먹잇감으로 내어놓는
경계 없는 부모가 되어서는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곳의 많은 분들은 노력합니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아이가 스스로 서기 전까지는 단단한 울타리가 되어 아이를 지키고
그리고 독립의 시기엔 부모가 아이와 온전히 분리할 수 있도록
스스로 성장하고자 하지요.
육아서, 그리고 EBS등에서 하는 육아다큐, 여러 육아 강연 등등
챙겨보시고 들어보면서 님이 가지고 있는
그 열쇠를 잘 사용 할 수 있는 힘을 얻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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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