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고민한 크게 두 가지입니다.
아이의 잘 토라지는 성격과 다른 사람한테 배우는 것을 싫어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나름 안정된 정서와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잘 자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와 함께 있을 때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
올해 유치원을 다니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제 아이는 6세 5월생 남아입니다.
제 아이는 엄마 외에 다른 사람한테 뭔가를 배워 본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도 뭔가를 가르친다는 느낌을 아이가 받게 가르친 적도 없습니다.
(살짝 유도를 하면 스스로 깨우치기를 잘하는 아이였습니다. )
그런데 유치원에 가더니 몸놀이(체육)시간을 싫어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선생님을 따라 하는 건 괜찮은데 한사람씩 나와서 해보라고 시키는 건 싫답니다. 쑥쓰러워서 하기 싫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5월부터는 수영을 하는데 (물놀이를 정말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수영이 하기 싫답니다.
왜 싫으냐고 하니 "코치 선생님 따라 하는 게 싫어요, 따라 안하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놀고 싶어요! "하더군요. 6월부터 축구부 모집을 한다기에 친구들이랑 축구하고 싶냐고 물으니 좋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몸놀이 선생님이 축구를 가르쳐 주신다고 했더니 바로 "싫어, 안해! " 하더군요.
아빠랑은 공차는 것도 좋아하고 아빠한테 태권도 배우는 것도 좋아하고 (아빠 동작을 따라 하면서 잘 안 되면, 아빠보다 잘 못하는 것 같으면 웁니다. 저랑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엄마보다 잘 못하거나 따라 하기 힘들면 웁니다. 잘하고 싶은데 안 되니까 화가 나나 봅니다.) 줄넘기도 스스로 넘겨보려고 애도 쓰고 인라인도 배워보려고 손잡아 달라고도 하는데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인데 남 보다 못하면 참기가 힘이든가 봅니다.
제 고민은 아이가 원하는 대로 아이가 할 수 있을 때까지 이렇게 여유롭게 기다려 주어야 하는지 아니면 아이가 할 수 있게 강한 설득을 해서 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하는지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본인이 싫어하니까 시키고 싶진 않은 데 과연 어떤 것이 제 아이를 위한 것인지 판단이 서질 않아 고민입니다.
또 고민되는 것이 아이 성격에 관한 것입니다.
제 아이는 자존심이 강합니다. 그런데 기질은 순한 아이입니다.
6세인데도 7세 8세로 볼 정도로 키가 또래보다 큰 편이며
생각하는 것이 조숙하다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처음 본 사람한테도 스스럼없이 말을 붙일 정도로 붙임성이 좋고
사람에 대한 경계가 없으며 사람을 좋아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울려 놀 때는 오버한다 싶을 정도로 쾌활한 아이입니다.
친구 엄마들이 겉으로 보이는 제 아이 성격만 보고는
수영이나 몸놀이 축구를 안하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할 정도입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라 합니다.
친구들과 놀 때도 아이들을 주도하며 노는 스타일입니다.
그러나 기질이 순한 아이이기 때문에 남자아이이지만 거칠게 놀지는 않습니다.
집에 친구들이 놀러 오는 것도 좋아하고 놀러 가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런 이유로 처음에 유치원 가는 것을 좋아라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들과 즐겁게 놀다가도 놀던 아이와 뜻이 안 맞고
본인 마음에 차지 않는 일이 발생하면 울기도 하고 토라집니다.
예를 들어 공원에서 신나게 달리기를 하다가 본인이 뒤쳐진다 싶으면 울어버립니다.
자기가 더 잘하고 싶었는데 잘 못하면 화가 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울어버리고 토라져서 한동안 구석에서 쭈구리고 있습니다.
화가 나면 잘 울지만 그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합니다.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다가도 기분이 상하면 토라져 있으니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나 봅니다.
제 아이 입장에서는 놀림 받는 것이 자존심이 상하니까 집에서 보다 토라진 것이 오래가나봅니다.
자기도 놀리고 장난치는 것을 재밌어 하면서 상대가 자기에게 놀리고 장난치는 것은 싫어합니다.
집에서도 자기는 엄마한테 장난치면서 엄마가 맞받아서 장난을 치면 울어버립니다. 싫답니다.
자기는 장난을 치면서 상대가 장난치고 놀리는 것은 싫다니...
(자기가 그만하라고 하는데 계속 장난치고 놀리면 울어버리고 토라집니다. )
이런 경우가 유치원에서 문제가 되나봅니다.
엄마인 저도 이런 제 아이 마음이 이해가 되질 않는데 어린 아이들이 이해해 줄리 없겠죠...
그리고 엄마 외에 아빠를 포함한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자기의 실수에 대해서 나무라는 소리를 듣기 힘들어합니다.
특별한 실수가 아니더라도 자기를 나무라는 듯한 느낌이 들면 자존심이 상한 듯 울어버립니다.
이런 부분도 지금처럼 받아주고 이해해주다 보면 괜찮아질까요?
문제는 이러한 친구들 관계를 극복 못하고 그만두면
초등학교 가서나 내년에 유치원을 원하면 보낼 건데
그때 가서 또 이런 문제로 힘들어할 까봐 걱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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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티클 ]
티클님.
제가 보기에는 아이는 순조롭게 성장 하고 있습니다.
먼저 지기 싫어하는 것은 그 나이의 특성 입니다. 전능한 자아가 우세 할 때는 무엇이든 이기려 하지요. 전능한 자아는 자신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이는 아주 중요 합니다. 아이는 두 가지 방식으로 배우지요. 스승으로부터 배우는 방식이 있습니다. 책도 어떤 의미에서는 스승입니다. 그리고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는 방식 입니다. 시행착오의 방식이 창의적인 배움의 방식 입니다.전능한 자아는 시행착오를 할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전능한 자아가 충족되면 유능한 자아로 발달을 순조롭게 이루게 되지요. 따라서 지금 이기려 하면 이길 기회를 주는 것이 교육 입니다.
둘째, 아이의 감정 표현이 자유롭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는 엄마가 아이의 감정을 그대로 받아주었다는 증거 입니다. 배려 깊은 사랑을 받은 아이 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아이 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기는 어렵습니다. 그것은 어른도 마찬가지이지요. 아이가 잘 토라진다는 것은 감정표현은 자유롭지만 조절은 아직도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 입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 갈 정도가 되면 많이 여물지요. 지금 아이의 모습 때문에 오지 않은 미래를 속단하지는 마세요.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있어도 아주 순조롭게 성장 할 아이 입니다. 기본이 잘 되어 있습니다.
어머님은 어릴 때 사랑을 많이 받았지만 예의를 중요시 한 가정에서 성장한 경우에 아이에게도 남에게 보여지는 예의에 자연스럽게 더 신경이 쓰이지요. 지금은 남에게 보여 지는 예의범절보다 자기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에 충실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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