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보모할머니, 혹은 보육교사와 함께 시간 보내는 게 익숙한 2살배기 아들입니다.
물론 제가 일을 안 하는 오전 시간과 퇴근 후 저녁시간은 아이에게 올인하지요.
우리 아가 매우 independent 해서 혼자서도 잘 놀고
엄마 손 끌고 가서도 잘 놀고, 첨보는 사람에게도 잘 웃어줍니다.
사회성이 좋다고나 할까요.
하여튼 별로 엄마를 밝히지 않아요.
그런데 너무 그러니까 저도 엄마와 애착 형성이 안 됐나 싶어서 걱정도 되네요.
그러다가 오늘 이상한 사건이 있었어요.
기관지염이 걸려서 집에서 호흡기치료를 해야 하는데, 막 무가내로 안 하는 거예요.
평소에도 안 좋아해서 제가 온갖 재롱을 다 떨면서 한 한시가 정도 하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빨리하고 제가 회사가야 되서 할 수 없이 식탁의자에 묶어 놓고
할머니가 두 손 결박하고 한 10분정도 울고 불고 난리치며 했어요.
아가가 태어나고 처음으로 자기 뜻을 엄마가 어긴 거고,
또 제가 무서운 눈을 하고 약간 겁주면서 했거든요 (이것도 처음이랍니다) ..
다하고 제가 안아주면서 도닥거리는데, 엄마 목을 끌어안고 매우 친한 척 하더라고요.
좀 안고 있다가 내려 놨더니, 와서 또 안기고
제가 그토록 바라던 애정 표현을 하더군요.
순간 기쁘다는 생각보다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엄마가 화를 냈기 때문에 잘 보이려고 애교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동안 엄마에게 무심한 것처럼 보였던 것이 바로 엄마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며
진정한 애착 형성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여튼 오늘 경험으로 다시 한 번 소중한 우리 아가 윽박지르거나
자기 뜻을 거슬려서 뭔가를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반응은 즉각적으로 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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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삐에르엄마]
삐에르엄마님.
아주 중요한 것을 깨달았네요. 아이는 학대한 사람을 우상화 할 수 있지요.
아이가 독립적인 것은 엄마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아 독립적인 경우가 있고, 사랑을 받지 못해 과독립한 경우도 있습니다. 과독립한 아이들은 엄마가 사랑을 주면 이전에 충족하지 못한 의존욕구를 채우려고 매달리지요.
사랑으로 독립된 아이들은 엄마와 깊은 연결을 가지면서 또한 독립되어 있지요. 한번 아이를 윽박지른 것이지만 그 후유증이 있을 것입니다. 미안하다고 진정으로 사과 하세요.그러면 아이 마음속에 감정의 찌거기가 남지 않을 겁니다.
배려깊은 사랑으로 즐거운 육아를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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