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월 남자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아들이 6일전부터 갑자기 말을 더듬기 시작했습니다.
첫날은 "이이이거","여여여기" 이정도만 하더니
이튿날부턴 단어가 조금 더 늘어나고 다음날은 조금 더 늘어났습니다.
6일째인 오늘은 3일째 되던날과 비슷합니다.
(말듬기 시작 이틀 전 놀이동산에 가서 놀이 기구를 타고
아이가 무섭다고 놀란 적이 있었는데 그런 이유로도 말을 더듬을 수 있을까요?)
처음에 울 아이가 말을 더듬는 걸 보고 설마설마 하면서도 너무 걱정이 됐습니다.
그냥 별거 아니겠지 하고 넘어 갈 수도 있었겠지만
최근 많은 행동 변화가 있었던지라 제가 혹시나 하고 더 걱정을 했던 것 같습니다.
큰애가 요즘들어 갑자기 떼를 많이 쓰고 안아달라 하고
(예전에는 그런 일이 거의 없었거든요. 참 큰애에게 12개월 된 동생이 있습니다.)
동생을 갑자기 이유도 없이 와서 한대 때리고 가면서
엄마 애기 미워서 그랬어 얘기 합니다.
그리고 감정변화도 심해져서 저나 아빠가 조금만 섭섭하게 하면
"엄마 미워 아빠 미워!" 라고 얘기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제 잘못인 것만 같아 맘이 아프고 힘들고 어떻게 해야 좋을지 눈물만 나네요.
큰애도 아직 어린데 작은애 땜에 너무 큰애 취급을 했던 것 같습니다.
너무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준 것 같아 맘이 많이 아프네요
동생에게 사랑을 모두 다 뺏겼다고 생각하고 있겠죠???
하루에도 몇 번씩 엄마 사랑해 하며 엄마가 젤 좋아 하던 우리 아들인데
요즘은 제가 조금만 자기 맘에 들지 않으면
아주 작은 일로도 엄마 미워 아빠가 더 좋아 하면 서 저를 밀어 냅니다.
둘째가 태어나기 전까진 정말 아이에게 최선을 다했던 것 같은데
제가 생각해도 둘째 태어난 이유로는 힘들다는 이유로
첫째에게 소홀해 지고, 아이의 말을 못 들어준 것 같습니다.
말더듬는 이유가 뭘까요???
모두 제 잘못인 것만 같아 곤히 잠든 아들 안고 울었습니다.
또 궁금한 게 있습니다.
아이가 말을 더듬으며 뒷말이 안나와 힘들어 할 때 걍 모른 척 해야 하나요??
전 "괜찮아 천천히 얘기해 엄마가 기다려 줄께 "하고 얘기하거나
먼저 아이가 무슨말을 하고 싶은지 캐치해서
아 그거 하면서 대신 얘기해 주는데요.
이 방법은 틀린 건가요???
[닉네임: 분홍마미]
분홍마미님.
아이가 말을 더듬는 것은 두 가지 경우가 있다고 생각 합니다.
먼저 아이의 생각은 많아지는데
아직 운동의 영역이 덜 발달하여 더듬는 경우입니다.
말을 하는 것은 운동의 영역이지요.
근육이 발달하고 근육 사이의 협응을 요구하지요.
특히 책을 많이 읽어 나이에 비해
고급 언어를 구사하는 아이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언어를 구사하지요.
푸름이도 한때 말을 더듬은 적이 있습니다.
둘째는 심리적인 불안에서 오는 경우 입니다.
첫째는 둘째에게 엄마의 사랑을 빼앗겼다는 상실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퇴행을 하지요. 그 경우에는 퇴행을 있는 그대로 받아 주어야 합니다.
말을 더듬을 때 모른척하라는 것은 아이의 말더듬는 것에
엄마가 불안하여 신경을 쓰면 그것이 부정적인 강화가 될 수 있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 주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아이를 사랑하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아이는 무척이나 건강합니다.
아이를 다시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면 원래의 사랑스런 모습을 회복하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 자신 안에 깨달음이 있어야 합니다.
무엇이 아이를 힘들게 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특히 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들은 섬세하기에 아이 둘을 키울 때는
엄마의 내적 불행이 아이에게 심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어떤 신호를 보낸다는 것은 아직도 건강하다는 것입니다.
엄마는 아이의 신호를 보면서 아이의 마음을 알 수 있지요.
힘들지만 다시 아이를 존재로 사랑해주세요.
너무 자책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자책하는데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지요.
그보다는 사랑을 실천하는데 그 에너지를 쓰시기 바랍니다.
아이의 말더듬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