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 된 남아입니다.
유치원적응 문제로 시작해 아들의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기 때부터 예민했고 낯가림이 매우 심해 낯선 장소와 사람과의 접촉이 매우 힘들었습니다. 지나치게 울고 뒤집어져 좀 더 기다려 보자는 마음으로 싫은 곳에는 잘 가지 않았습니다. 점점 자라며 고집이 생겼고 고집행동을 잡지 못해 아이의 떼는 점점 늘어갔습니다.
4세 때는 극도로 힘들어 약간의 우울증도 왔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도대체 아이가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갔고 성격이 예민해서 그런 줄 알고 타이르고 받아주고 가끔은 혼도 내고 그랬습니다.
5세가 되며 안 되겠다 싶어 단지 내 어린이집에 보냈어요. 준비가 안 된 아이는 울고불고 한달을 따라다녔고 그 후 포기한 듯 다니기는 했지만 밥을 아예 안 먹고 활동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선생님만 졸졸 따라다녔다고 합니다. 2학기 즈음 조금씩 나아지기는 했으나 또래 아이들과 잘 놀지 않고 혼자 노는 정도였습니다.
현재 6세가 되어 새로운 유치원으로 옯겨 다니고 있는데 담임선생님께서 걱정하시며 또래 관계가 전혀 안되고 활동에 거의 참여를 안 한다고 합니다. 또한 언어나 인지 발달도 또래에 비해 늦고 무엇보다 사회성에서 많이 걱정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현재 어른들과는 관계 형성을 하는 편이고 집에서는 매우 즐겁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노는 방법은 좀 특이하지만 (한 가지 놀이에 꽂히면 한두달을 그것만 하는 편입니다. 얼마전까지 동화책내용으로 엄마 아빠와 배역을 정해 연극놀이를 하였고 요즘은 기차와 배에 빠져 그림으로 상상의 내용을 풀어내며 놉니다.) 성격상 그런가보다 하고 별 문제시 하지 않았습니다. 노래도 잘 부르고 애교도 많은 우리 아이가 좀 늦어도 언젠가는 비슷해지겠지 생각했습니다. 나름대로 천천히 가고 있다고 생각했고 사랑과 안정을 통해 아이가 힘들지 않게 성장하기를 바랐습니다.
지금은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예민한 아이 우는 게 싫어 미리 다해 주고 또래 관계 맺을 기회를 주지 못햇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어 모든 게 낯설고 힘듭니다.
전반적 발달에 문제를 보이는지 발달 평가를 받으려 하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또한 유치원이 아직도 무섭다고 하는 아이를 어떻해야 좋을지 걱정입니다.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한다는 생각이 아이를 힘들게 한다는 것이지요.
사랑하는 마음은 똑같으나 마음이 급한 저의 마음을 모른다는 생각에 섭섭한 마음도 크답니다.
며칠 전 까지만 해도 아이 때문에 행복했던 저인데 갑자기 이렇게 힘들어하는 제 모습도 이상하고 현실을 외면한 결과가 아이를 더 힘들게 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
[닉네임: 따스한 ]
예뽀이님.
아이의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아이와 엄마 사이의 관계에서 출발 합니다. 아이는 엄마도 모르는 불편한 부분을 표현 하지요. 님의 글에서 아이가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를 어렴픗이 알았다고 했습니다.
- 예민한 아이 우는 게 싫어 미리 다해 주고, 또래 관계를 맺을 기회를 주지 못했고,,,. -
먼저 아이가 우는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엄마 생각에 ‘우는 것은 나쁜거야, 뚝’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라면 아이는 엄마의 그 불편마음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여 울게 됩니다. 아이가 울면 그 감정에 엄마가 반응해 주는 것이 아니라 울음을 멈추려고만 노력했기에 아이는 엄마로부터 따뜻한 말로 위로받고 공감받지 못히고 오히려 슬픔과 화를 느끼게 되지요.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 해결되지 않았기에 그 감정을 해결하기 위해 반복해서 울게 됩니다. 아이의 울음은 엄마의 억압된 감정을 건드려 엄마는 아이의 울음을 피하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되지요. 누가 보기에는 배려 같지만 사실은 엄마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기에 아이의 감정은 희생되어 버리지요.
지금 아이는 엄마와의 애착형성이 깊게 된 것이 아닙니다. 엄마와의 관계가 친밀한 것이 아니기에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맺기 어렵습니다 .이는 기술적인 문제이기보다는 심리적으로 그런 관계를 맺을 능력을 발달시키는 데 있어 일시적인 멈춤이 있다는 의미 입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아이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았고 무의식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에 상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외부의 환경이 아닌 엄마의 내부에서 찾으면 그래서 아이와의 애착형성이 되면 다른 것은 저절로 해결될 수 있습니다.외부의 평가에 의해 하루아침에 힘들어 진다는 것은 엄마 자신 안에 행복의 뿌리가 든든하지 못하다는 것 입니다.
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나 울면 안 된다는 것으로부터 엄마가 좀 더 자유로지면 아이의 울음도 공감으로 받아 줄 수 있고, 아이는 엄마의 사랑에 조건이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고, 자신이 사랑 받을 존재라는 이미지를 가지게 되지요. 그러면 세상으로 나가 자신이 받은 그대로 남과의 관계를 맺게 됩니다.
아이는 엄마가 조금만 변해도 금방 좋아 지지요. 그만큼 아이는 건강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