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2개월 된 남자 아입니다.
책 읽는 걸 좋아하고 하루 종일 책을 끼고 다닙니다. 물론 밖에 나가서 노는 것도 좋아하고 어른들과도 잘 놀긴 하지만요. 일상생활에 대부분의 대화가 책에서 외운 대화입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책을 외운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기억력이 좋아서 대견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본인만의 의사표현을 하기 보다는 책에서 본 내용을 그대로 말하려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에서 본 내용을 그대로 따라 하려니 앞뒤 맞지 않는 말을 할 때가 많지요.
'우리 치즈 먹을까?' 이러면 아니라고 대답하고 싶은 걸 '아니야, 뛰어내린거야...'하며 책속의 문장을 말해버립니다.
놀다가도 문득문득 책속의 문장이 생각나는지 뜬금없이 이야기하기 일쑤고요. 좋아하는 책을 펴 놓고 마치 글자를 아는 아이처럼 혼자서 중얼중얼거리고 놉니다. 아이는 이웃에 친구가 하나도 없고 제가 직장 나가는 동안 하루 종일 할머니와 지냅니다.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가 너무 없어서일까요?
아니면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해서일까요?
아이가 책속에 갇혀 있는것만 같아서 마음 한구석이 늘 불편합니다. 저게 정상적인 성장 모습인가 싶기도 하고요 지난번 유사자폐에 관련된 글을 보고 마음속의 폭풍이 일었었는데....
거기서 설명하는 몇몇 증상들, 의문형으로 의사표현하기, 문맥에 맞지 않는 책 내용 말하기같은 것이 내 아이와 같아서 아직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닉네임: 스르륵스르륵]
스르륵스르륵님
푸름이도 책을 통째로 외우고 공룡을 좋아할 때는 공룡시대를 살았고
육식공룡과 초식공룡의 싸움 놀이를 하면서 상상하며 공룡과 대화를 했습니다.
현실과 안 맞는다고 생각될 때가 많았습니다.
푸름이가 어렸을 때 유사자폐라는 소리를 들었으면 뭣 모르고
저도 까~물어 쳤을 것입니다.
아이가 상상 놀이를 하며 집중해서 놀 때는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었습니다. 저도 함께 놀아주었고요. 공룡 이름 맞추기 게임도 하고요.
아이를 하루 종일 상상 속에서만 살게 한다면 현실과 너무 동 떨어지지요.
상상 놀이도 하고 일상에서 밥을 먹으며 현실에 맞는 대화도 하시고요.
오늘은 아빠가 직장에서 늦게 오시네. 아빠가 빵 사올까? 사과 사오실까?
맞혀보자~ 엄마는 빵 사올 것 같아~푸름이도 맞춰보세요.
등의 대화를 나누어 상상과 현실이 조화를 맞추게 하세요.
아이들이 동화책을 잘 보는 것은 상상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동물과 곤충과 말을 하고요.
어른들은 동물이 말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재미가 없는 것입니다.
생활동화, 자연, 동물, 곤충 도감, 그림 백과는 현실적이고 과학적이며
창착동화는 상상력과 창의성, 유머감각을 키울 수 있고요..
고양이가 바다 속에 들어가서 거북이와 대화도 하고요.
코끼리가 하늘을 슝슝~~ 날 수도 있고요.
아이들은 상상력이 있기 때문에 책을 보는 힘도 강력하답니다.
책만,, 봐도 안 되고 상상의 세계에서만,,살아도 안 되겠지요.
엄마가 일상에서 현실적인 대화도 많이 나누세요.
아이가 가끔 자기 세계에 빠지는지요?.소통하지 않고 하루 종일 중얼거리고,
엄마하고 의사소통이 전혀 안 되는지 보세요.
엄마 귤 주세요~? 엄마 여기 있어요.
00야 사과줄까?>> 안 먹어
문 닫고 오세요? >> 알았어.
배고파>>안 고파요
00야 사탕 맛이지? 맛있어요.
할머니 뭐하시니>>텔레비전 보고있어요. 등 엄마와 의사소통이 되는지 보세요.
낮에 할머니와 친밀감 있게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면
직장을 다녀와서 책만 보지 말고 대화도 하고, 쉬는 날이면 아이를 자연에 데리고
나가서 냉이 꽃도 따고, 쑥도 캐면서 아이와 많은 대화를 나누세요.
낮에 대화할 사람이 없으면, 엄마와 책을 볼 때 그림을 보면서
엄마와 사랑의 대화를 나누는 도구로 사용해 보세요.
할머니와 함께 있어서 상호작용이 걱정이 되면 집에 와서 아이를 안아주고,
잠들기 전에 안아주며,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으세요.
책만 중요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의사소통, 상호작용 감정교류 등에 신경 쓰세요.
순간순간 자기의 세계에 집중해서 의사소통이 안 되는것 인지
전혀 엄마와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것인지 살펴보세요
*** 말을 잘하는 아이가 엄마와 전혀,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 말을 잘 한다는 것은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이 잘 된다는 의미이지요.
많은 것이 연습에 의해서 변합니다. 아이와 소통하는 연습을 하세요.
아이는 아직 어리고 엄마의 힘으로 충분히 변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전혀 차도가 없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표독한 전문가를 잘못 찾아가면 아이에게 더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아이를 존중해주는 전문가를 찾아가서 도움을 받으세요.
순간순간 푸름이가 자기 세계에 몰입했을 때, 저도 푸름이를 많이 의심했습니다.
주변에서 책을 많이 봐서 그렇다~ 별~소리 다 들었어요.
그 때는 영재와 유사자폐의 차이를 정확하게 몰랐으니까요.
어렸을 땐 많은 것들이 어설펐어요.
지나고 나니까 아이가 어설픈 것이 당연한데 완성품을 원했네요.
지금은 사회성도 뛰어나고, 사려깊고, 부드럽지만 강인하고,
하루하루 재미있게 사는 것을 보면 내 자식이지만,,멋있습니다.
영재든 평범한 아이든 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엄마와 친밀감 있게
교류하고 상호작용이 되어야 합니다. 책 뿐만 아이라 모든 일상을 즐기세요.
배려깊은 사랑이란?
책을 잘 볼 때만 예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존재자체로 사랑해 주는 것입니다.
푸름이도 어렸을 때 책을 많이 봐서 책속의 문장을 그 대로 옮겨서 문어체로 말을
했습니다. 문어체로 말을 했지만, 상황에 맞게 말을 했고요.
문어체를 쓰니까 논리적이기는 했지만, 뭔지 모르게 독특하고 어색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엄마, 아빠와 대화를 많이 하니까 문어체와 구어체가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면서 언어가 뛰어납니다.
잠시 어색한 시기가 있었는데, 조금 지나고 나니까 말을 잘해서 주변에서
감탄을 많이 했습니다. 티비에 최연소 해설의원으로 나갔었고,,
한선교, 임성훈 프로에 나갔을 때 책을 많이봐서,,속독을 해서,,영재여서 놀라기보다, 어린 아이가 말을 조리있게 잘해서 놀랬다고들 합니다.
아이들은 균형과 불균형을 이루면서 성장합니다.
불균형이 불균형으로 끝나면 위험하지요.
불균형이 균형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것은 엄마의 몫이며,,엄마가 성장해야 합니다.
책과 말뿐만 아니라,, 엄마가 균형을 잡아야 할 때가 일상에서 연속으로 일어납니다.
아이는 엄마의 성장만큼 자랍니다.
..........................................................
푸름엄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