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육아에 열성적이라고 자부하다가 사교육에 회의를 느끼고 고민하던 중 푸름이닷컴을 알게 되어 푸름이 교육법에 충실하려고 한지 일년 정도 되었습니다.
지금 50개월, 35개월 된 두 남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우리 큰아이는 자동차와 공룡을 참 좋아합니다. 특히 요즘 공룡에 완전히 빠져 있는데 동생과 많은 시간을 공룡 놀이를 하면서 보냅니다. 공룡처럼 울부짖고 공룡처럼 뛰어다닙니다. 울부짖을 때는 입 모양이나 혀의 모양을 육식공룡의 그대로 흉내 냅니다. 한번은 밥그릇에 얼굴을 처박았다가 하늘로 고개를 들었다를 반복하길래 뭘 하냐고 물었더니 공룡처럼 먹는 거라고 하고, 쉬 할 때도 엎드려서 하겠다는걸 설득해서 일으켜 세웠습니다.
언젠가 푸름이 아버님 강의에서 이 또래 아이들이 상상놀이를 좋아한다고 하셨던 말씀이 기억나서 문제 삼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동생과 싸움놀이를 한다고 하더라구요. 자기는 육식 개고 동생은 호랑이라고 하면서 싸움을 시작하는데 일단 서로 배를 쭉 내밀고 배끼리 부딪히기를 시작하더니 몸을 팔로 감고 뒹굴고 때로는 발로 차기까지 하면서 싸움을 합니다. 아플 것 같은데 서로 울지도 않고 참도 열심히 싸우더라구요. 순간 저는 너무 깜짝 놀랐구요. 정말 육식 동물 두 마리가 싸우는 것 같았고, 서로 너무 아플 것 같아서 맞으면 아프니까 가짜로 하라고 했더니 큰애가 난 진짜 육식 개이기 때문에 가짜로 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개로 변해 있을 때는 꼭 개라고 불러주고 공룡으로 변해 있을 때는 꼭 공룡이라고 불러줘야 합니다. 안 그러면 대답도 안 해요.
우리 애의 이런 모습을 본 엄마들은 다들 놀랍니다.
한 엄마는 쇼크 먹었다고 하고 한 엄마는 공룡이랑 빙의된 거 같다고 표현하더군요.
상상 놀이.. 뭐 이건 좋은데, 전 싸우는 모습에서 너무 충격을 받아서 말이죠.
우리애가 폭력성을 보이는게 아닌가. 또는 내가 사랑이 부족해서 저런 모습을 보이나..
참 별 생각이 다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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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1467 ]
1467님.
아이가 개라고 상상하면 개 취급 하는 것을 아이를 이해하는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상상력도 강하고 창의력도 함께 발달하고 있네요. 그렇게 상상력이 강한 아이들은 나중에 어릴 때 자신도 모르게 받은 내면 아이의 상처도 스스로 잘 치유하지요.
아이가 하는 행동과 감정은 구별하셔야 합니다. 아이가 공룡 흉내를 내면서 남을 괴롭히는 행동을 한다면 그때는 막아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런 상상과 감정은 엄마가 폭력성이라고 예단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막는 것은 아이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지요.
아이가 자신을 육식공룡이라고 상상하면서 동생과 노는 것은 오히려 아이의 폭력성을 막아줍니다. 노는 과정에서 감정이 해결되었기에 감정을 행동으로 표출하지 않습니다.
사랑이 부족해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사랑받았기에 하는 행동 입니다.푸름이 초록이를 키우면서 너무나 많이 본 행동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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