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만42개월 된 남자아이입니다.
39개월에 여동생이 태어났습니다. 그 뒤 2달 동안은 함께 놀아주는 대학생누나가 있어서 동생도 이뻐해주고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한 달 전부터는 같이 놀아주는 사람이 없어지면서 동생이 엄마랑 있는 게 싫고 엄마가 자기랑 놀면 좋겠다고 합니다.
젖 먹인다고 기저귀간다고 있으면 괜히 쥐어박고는 합니다. 그래서 그러지 말라고 하거나 다른 일로 지적을 하면 부들부들 떨면서 눈믈을 흘리며 어쩔 줄을 몰라 합니다.
그래서 제가 화났구나 하며 우리 베개 때리면서 나 화났어하고 소리 지를까하면 그런말도 하지 말라고 합니다. 우리 부부가 야단치듯 느끼지 않게 하려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말한다고 지적만 하지만 아주 예민하게 알고는 장롱 옆으로 숨기도 하고 혼자서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아’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동생을 누르려 할 때 못하게 하려는 것 들키지 않으려고 그냥 안고 있는 손에만 힘을 주고서 막으려하면 액션배우처럼 혼자서 저만큼 떨어져나갑니다.
우리 아이가 예민하게 느끼는 걸 알겠고 그래서 그런 행동할 때마다 야단보다는 사랑한다는 말 하고 안아주지만 그런 말도 하지 말라하고 안지도 말라하는 건 이해도 됩니다. 하루종일 그렇게 지내는 건 아니고 큰애가 학원갔다 와서 오후에 있다보면 같이 신나게 깔깔 웃는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한 번씩 그렇게 부르르 화가 나는데 그냥 떨면서 참는 건 정말 제가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어릴 때 화를 표현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자라서 화를 잘 다스리지 못하고 화가 날 때 부르르 떨기도 합니다. 우리 아이가 그럴 때 제가 어떻게 해주어야할 지 정말 알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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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더디가도]
더디가도님.
아이는 엄마의 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아무리 엄마가 부드럽게 아이를 대해도 아이는 엄마의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는 두마음이 공존 하고 있습니다.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에 화를 참는 마음과 자신의 사랑을 빼앗아 간 동생에 대한 미움 입니다. 아이가 부르르 떨면서 화를 참는 것은 올라온 화, 표출되는 화와 화를 내면 사랑받지 못함의 상황인지와의 투쟁과정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기 화를 안으로 억누르게 되지요. 어떻게 보면 거짓의 가면으로 본심을 가리는 과정을 자기도 모르게 답습하고 있는 중입니다. 만일 엄마의 내면에 있는 화를 해결하고 아이의 화를 받아주고 진심으로 공감해주면 아이는 화를 참지 않습니다. 정당한 화를 내고 곧 평온한 상태로 돌아오지요. 그러나 엄마 내면에 있는 화를 풀어내지 못하면 아이가 화를 낼 때 엄마는 어쩔 줄 모르고 화를 외면하거나 억압하게 됩니다.
문제는 아이가 아니라 엄마의 억압된 화입니다. 엄마의 억압된 분노가 몸 밖으로 배출 되어야 엄마의 사랑과 공감에 분노가 섞이지 않습니다.
아이를 속일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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