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푸름 아버님을 뵜을 때

저에게 "엄마가  가슴에 분노가 있고 배려가 아닌 희생을 하고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번에 또  똑같은 말씀을 하셔서 사실 더 심란했었습니다.

그런데 2년 전과는 달리 어젠 정말 가슴이 쿵 내려앉더군요

아. 뭔가 있구나 내맘속에 뭔가 있구나. 

안 되겠다 더 이상 이대로 방치하면 안되겠구나...

우리 혜라를 위해서 내 맘속에 있는 분노를 정말 없애야겠구나

아이의 책읽는 거, 소유욕, 사회성 등

지금 아이에 대한 고민거리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여

그렇다면 아버님 정말 간절하게 궁금한데요

제 이 분노를  어떻게 하면 떨쳐버릴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우리 아이가 5살이 되도록 이 분노 때문에

저의 배려깊은 사랑이 아이에겐 희생이되었고,

제 눈치를 보게됐고, 엄마한테서 독립을 못했던걸가요?

엄마, 아빤 바쁘셨고 그랬기 때문에 가족간에 대화도 없었던거같아여

특히 아직도 제 맘속에 자리 잡은 엄마라는 존재는

아이을 위해 희생하기보다는 자기가 먼저인 이기적인 엄마,

아이를 먼저 씻기기보단 엄마 몸을 먼저 단장하는,

좋게 예기하면 멋쟁이었지만 아이에게 그다지 헌신적인 엄마는 아니었다는겁니다.

그런 엄마가 너무 미웠어요.  나에게 헌신적이지 못했던 엄마가 너무 미웠어요

중학교땐 전교 1,2등 했던 제가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사춘기를 겪으면서

엄마랑과 돌이킬 수 없는 사이로 전락해버렸죠

그냥 엄마가 미웠어요. 난 커서 절대로 저런 엄마가 되지말아야지 다짐다짐했었어요.

학창시절에도 엄마가 싫어 집에 잘 안 들어가고

남자친구(신랑)한테는 우리 엄마 계모라하고 집에 들어가기 싫다하고 안 들어가고.

그냥 엄마가 그렇게 싫었어요.

그렇게 엄마와의 얽힌 매듭도 안 푼채 그렇게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죠

아이를 낳아보니 (37살)그제서야 엄마와의 지난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군요.

내가 왜 이렇게 엄마를 못살게 굴었을가, 왜 그렇게 미워했을까...

아이를 낳고 친정에서 2달 동안 몸조리를 했어요

어? 그런데 예전의 엄마가 아닌거예요

저에게 너무 헌식적으로, 다정하게,

애 낳고 찬물 절대 손에 닿으면 안 된다고 ..정말 호강했져

그러면서 엄마가 시집살이했던 예기를 하더군요

날 그렇게 예뻐해주시던 할머니가

엄마에게 시집살이를 시켰다는 사실이 첨엔 믿기지 않았지만

그땐 제가 어렸었고 이제 성인이 되어 서서 아래를 바라보니

어른들의 세계가 보이더군요

그러고 보니 엄마도 많이 힘들었던 결혼생활을 했더라구여

몸조리를 계기로 이제서야 저는 엄마와 친구 같은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결혼한 지 11년이 되었는데도

제 내면의 아이는 엄마를 용서치 않은걸가요?

어제 엄마랑 정말 오랫동안 통화를 했습니다

결론은 그 분노를 어떨게하면 떨칠 수 있느냐,

엄마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엄마가 도와주겠다 하더라구요

벗어나고 싶습니다

빨리 벗어나서 우리 혜라에게 더 이상 배려를 흉내내지않고 진정한 배려를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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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혜라공주]

혜라공주님.

기억하지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2년전의 일도 생각나네요. 제 말이 님에게 큰 충격을 주었네요. 아이와 좀 더 행복한 관계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한 말 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어릴 때 할머니 집에 맡겨질 때의 감정은 어떠했을 까요?. 지금 혜라를 남의 집에 맡긴다면 님의 마음은 어떨까요.

어른인 우리는 집안 사정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이해 할 수 있지만 아이는 자신이 무엇인가를 잘못해서 부모가 함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모든 아이는 전능한 자아를 가지는 시기를 거쳐 가지요. 전능한 자아는 있는 그대로의 사랑과 일상의 성취경험에 의해 유능한 자아로 발달해 가지요.그런면에서 부모가 아이의 옆에 없을 때 아이는 자신이 전능하지 못해, 무엇인가 결점이 있어 부모가 떠났다고 생각 합니다. 이를 자아중심적인 사고라고 하지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라면 채워야 할 의존욕구를 채우지 못했기에 빚쟁이가 되어 누군가에게 의존욕구를 채워야 합니다.

엄마와의 갈등은 의존욕구를 채우려 하는 님의 몸부림 이었을 것 입니다. 그러나 엄마 자신도 힘든 상황이었기에 님의 욕구를 채워줄 수 없었습니다.그 욕구는 아직도 무의식에 남아 있지요. 엄마가 옆에 없을 때 아이는 버림받은 외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아니 옆에 있어도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주지 않아도 버림받은 것이지요.이는 분노를 일으킵니다. 버림은 존재를 부정한 것이기에 존재를 지키는 감정인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대부분은 화를 무의식에 억압하게 됩니다. 화를 표현하면 또다시 버림받는 고통을 맛보아야 하기 때문 이지요.화는 억압되면 있는 줄도 모르고 분노나 격노로 표출 되곤 합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을 때 님은 그런 결심을 했을 것 입니다.아이를 외롭지 않게 하겠다. 푸름이교육에 들어온 이유도 그런 무의식이 작용했을 것 입니다. 님은 아이를 정성으로 돌보았을 것 입니다.그러나 정성으로 돌보는 과정에서 아이의 경계를 넘어가곤 합니다. 경계를 감지하기 위해서는 감정이 길을 안내해야 하지요. 분노를 억압할 때는 다른 감정도 억압 됩니다.엄마는 사랑으로 아이를 키우기 원하지만 아이의 경계를 넘어가면 이 또한 아이의 존재를 부정한 것이기에 아이를 버리는 것 입니다.대게 어린 시절에 방치를 당하면 반대로 아이에게는 방임하는 경우가 그런 예 입니다.

아이를 지극 정성으로 돌보지만 그 사랑이 있는 그대로의 존재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어릴 때 채우지 못한 의존욕구를 채우는 것이라면 이는 희생이 되어버립니다. 나는 이렇게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었다는 자신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사랑은 사실 자신이 채우지 못한 욕구를 아이에게 대신 채우는 것 입니다.

엄마는 아이가 자신으로부터 떨어져 독립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무의식은 정반대 일 수 있습니다. 아이가 떨어져 독립하면 엄마는 자신이 어린 시절에 버림받음을 다시 경험해야 합니다. 버림받은 감정이 해결되었다면 아이를 떠나 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했다면 무의식은 어릴 때의 두려움과 외로움, 수치심을 다시 대면한다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워 절대 아이를 독립시키려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엄마의 욕구와 감정을 자신도 모르게 읽고 있습니다. 아이 또한 전능한 자아가 우세하니까 엄마의 감정을 돌보아야 합니다. 아이는 엄마에게 매달립니다. 아이는 엄마와 감정의 충돌과정에서 또다시 버림받습니다. 그래서 더욱 매달립니다. 아이는 자신의 상처가 무엇인지도 모르지만 해결되지 않은 상처는 반복되기에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매달립니다. 그리고 소유하고자 합니다. 감정에 상처를 받으면 소유로 대체하곤 합니다. 우리가 자신도 모르게 먹는 것도 감정을 먹는 것으로 대체 하는 것 이지요.

우리가 누구를 용서 한다는 것은 그 누구로부터 받은 상처를 떠나보내야 가능 합니다. 그것은 용서의 대상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물론 그 누군가 진정으로 사과를 한다면 용서하기 쉽겠지만 용서의 과정은 나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것 입니다.

내면 아이의 개념을 이해하시니까 내면 아이로 설명 하겠습니다. 님의 상처받은 내면 아이를 치유하려면 어릴 때 받은 감정의 상처를 재경험해야 합니다. 아이는 버림받아 두렵고 외로왔습니다. 그리고 화도 났습니다. 그런 내면 아이가 님의 무의식에 아직도 있습니다. 어둠속에서 떨고 있습니다.

그 아이의 감정과 연결되어 내면 아이의 감정이 몸 밖으로 배출 되어야 합니다. 다시 표현하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내면 아이의 감정을 느껴야 한다는 것 입니다. 내면 아이의 감정을 다시 경험 한다는 것은 너무나 큰 고통 입니다. 그러나 그 감정을 재경험 한다는 것은 이제 내면 아이를 어둠 속에 남겨두지 않겠다는 것 입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겠다는 의미이지요. 님은 어린 시절에 버림받음에 의해 존재에 대한 사랑을 상실 했습니다. 부모가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었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그러나 그런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아이에게는 너무나 큰 상실 입니다. 그 상실을 애도 해야 합니다. 내면 아이의 감정과 연결되면 눈물이 그렇게 흐릅니다. 이는 상실을 애도 하는 과정 입니다.

제가 요즘 내면 아이에 대한 글을 많이 올렸습니다. 그리고 "천재가 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드라마"에서부터 "좋은 부모의 시작은 자기치유다"까지 많은 책을 추천 했습니다.

님은 이제 내면의 여행을 시작하려 합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하시고 집단의 힘을 필요로 할 때는 푸름이 성장코칭이나 별자리님의 배려 웍샵, 공감대화 같은 집단상담이 도움이 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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