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얻은 9개월 된 딸, 잠이 없고 많이 울었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3개월부터 책을 잘 봐, 5개월에 전집을 구입해 3개월동안 수없이 반복하며 봤습니다.
신기하고 기특해서 아무리 피곤해도 책은 꼭 보여 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8개월쯤부터는 아침에 책을 보여 주면 자꾸 일어 나려고 해 몇번 잡아서 보여주기도 했어요.
활동을 많이 하는 시기인 걸 모르고 그렇게 했던 게 제 실수였죠.
욕심을 버리고 몇 권이라도 재미있게 읽어주니 조금 괜잖아지는 것 같더라구요.
아이의 눈동자를 살피며 책을 조금씩 읽어줬어요. 그리고 자연관찰과 영어전집을 넣었어요.
자연책은 보기 쉽게 벽쪽에 펼쳐놨어요.
아침에 일어나 책으로 가면 여러 책을 펼쳐 보여주고 읽어 주고,
밤에 자러 들어가면 벽쪽에 진열된 책들을 조금 읽고 이불에 눕혀 분유를 주면 자곤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아침과 밤에는 벽쪽 책 앞에 가서 저를 쳐다보며 옴마옴마 합니다.
새콤달콤 딸기, 깡충깡충 토끼하면 그 쪽으로 가서 책을 짚기도 하고 좀 보는 것 같더라구요.
얼마 전부터 딸기책을 짚으면 표지만 보고 다른 책을 집어도 표지만 보고 가버립니다.
저녁에도 자러가면 책 앞에 앉아 절 봅니다.
제가 가면 딸기책 토끼책 그냥 한번씩 건드려주고 안아달라고 합니다. 자자는 거 같아요.
요즘은 아침 저녁, 의무적으로 책 앞에 갔다 오는 것 같아 안 읽어줄려고 해도
책 앞에 가서 절 쳐다보거나 옴마옴마 합니다. 오라는 것 같아 책을 보여 주려면
책표지만 대충보고 다른 책으로 갔다 다른데로 가버립니다.
책을 읽었으면 하는 제 마음을 알아버린 것 같기도 하고.... 예전처럼 책도 잘 안 보네요.
제가 제 책을 읽으면 달라하는데 아이책을 보고 읽고 있으면 한번 쓱 보고 자기 할 일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정말 제 맘을 들켜버려 흥미를 잃은걸까요?
그럼 어떻게 제가 해야 하는지 답답해요. 책읽어주는걸 모두 중단 할까요?
지금은 책을 잘 안 봐 이곳저곳 서점처럼 책을 펼쳐놓고 진열해놨어요.
이것도 아기에게 부담이될까요? 이것도 그만둬야하나요?
공부를 잘하길 바라진 않지만 책을 좋아하며 사랑이 많은 아이로 크는게 저의 바람입니다.
더 많이 안아주고 사랑해주려고 집안일도 뒷전 일만큼 열심히 육아를 즐기고 전념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참 힘드네요. 육아의 방향을 잃은 절 도와주세요.
[닉네임: 공주짱돌맘]
공주짱돌맘님.
제가 보기에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는 느낌이 드네요.
아이가 책표지를 보고 넘어 간다는 것은 그만큼 익숙하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말을 할 수 없을 때 아이가 어떤 것을 아는가를 측정하는 방법은
아이의 눈동자가 머무는 시간을 보는 것입니다.
새로운 정보에 아이의 눈동자가 머무는 시간이 길지요.
그러나 그 정보에 익숙하면 아이들은 짧게 보고 지나갑니다.
지금 아이가 책제목만 보고 지나가는 것은 그 책표지에 익숙하다는 것입니다.
좀 더 새로운 책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나누세요.
엄마가 걱정하는 것은 엄마의 마음을
아이에게 들킨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인데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의 눈빛이 머무는 시간에 책을 읽어주거나 책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세요.
개월 수를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책보다는 주변의 사물에 관심이 있거나
돌아다니면서 자신의 몸을 실험하는데 더욱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런 시기가 지나면 다시 책에 몰입하는 시간이 오지요.
미리부터 염려하지 마세요.
책의 바다가 오면 엄마가 육체적으로 힘들어 버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면 길가의 간판을 보면서
한글을 주든 아니면 대화를 나누어 주면서 사물을 많이 인지시키세요.
그런 대화도 책읽기와 같은 것입니다.
자연속에서 뛰놀게 하시고 자연 속에서 즐기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육아는 즐거워야 합니다. 그리고 자연스러워야 하지요.
책읽기도 편안하게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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