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푸름이 부모님께 우주만큼 감사드립니다. 민서 10개월 때 닷컴을 알게 되어 열심히 키워서 책을 좋아하고 밝고 사랑스러운 아이로 잘 자라고 있습니다.
고백하자면 지난 해 4월 둘째 현성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아마 닷컴과 서서히 멀어졌을 것 같습니다. 그간에 읽은 푸름이 아버님 책들과 여러 선배님들 책 스마트 러브 등으로 충분하다 민서와 저는 별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믿었으니까요.
그런데 현성이가 태어난 후 그다지 체력이 좋지 못한 제가 지치기 시작하면서 민서와 저 사이에 틈이 생겼습니다. 현성이는 민서만큼이나 소리에 민감한 아기라서 재울 때나 자고 있을 때 항상 민샤를 조용히 시켜야 했습니다. 돌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밤중에 세 번씩 깨서 젖을 먹고 일찍 자고 6~7시면 깨는 아기라서 제가 너무 피곤해 민수를 억지로 일찍 재웠습니다. 처음엔 소리도 치고 애원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민서도 점차 적응하기가 있는 것 같았는데 몇 달 전부터 민서가 만화책에 빠지면서 더 늦게까지 책을 읽으려고 해 자랑 충돌이 잦았습니다.
오랜만에 닷컴에 돌아와 호랑이방에 가입도 하고 게시판 글도 읽으면서 잊어버렸던 배려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그러던 차에 유은정님의 공감대화를 구입해 읽게 되면서 또 한 번의 큰 깨달음을 얻고 있습니다. 제 생각보다 훨씬 더 규제를 과하게 가하고 지나치게 옳은 걸 강요했더라고요.
민서가 사춘기 되서 폭발하기 전에 관계를 복원해야지 싶어 공감대화 첫 단계인 허용을 시작한 첫날 밤 12시 반에 자러 들어왔고 다음날 아침에 피곤하다며 유치원을 쉬었습니다. 어제도 11시를 넘겼는데 오늘도 아직 자지 않고 자자는 얘기 꺼내면 들은 척도 안하네요.
이러면 내일 또 유치원 못 갈 것 같은데 어찌해야 하나요?
참 민서가 요즘 만화책만 봐서 걱정이었는데
아래 푸름이 어머님 답변보고 이제 걱정 붙들어 매기로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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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Helen Yi ]
Helen Yi님.
허용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요. 자신이 어릴 때 받은 허용의 한계를 넘어 허용한다는 것이 보통의 훈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1그램의 의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1톤의 노력이 필요하지요. 더구나 의식이 아니라 무의식을 바꾸는 데는 더 많은 노력과 성찰을 요구 합니다.
님의 허용 한계는 유치원을 보내는 것인지도 살펴보세요. 꼭 유치원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밤에 안자는 것이 걱정되지만 유치원에서 배우든 집에서 책을 읽으면서 배우든 배우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시간을 기다려 줄 수 있지요.
아이가 유치원을 안가면 나중에 학교를 안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허용 기준의 차이지요.저는 초등4학년 때 새잡으러 다니느라고 결석을 40일이나 했습니다. 그러나 고등학교 때는 3년 개근상을 받았지요.초등학교 때는 왜 학교를 가야하는지도 몰랐습니다.
학교를 빼먹은 것을 자랑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시간이 없었다면 푸름이교육법을 만들 생각도 하지 못했을 것 입니다. 그냥 세상의 교육을 따라갔지 어느 것이 옳은 것인지를 고민하지도 않았겠지요.
허용 한계를 넓히면 아이는 한동안 혼란스러워 할 것 입니다. 그리고 엄마가 어느 정도 까지 허용하는지 그 경계선을 실험하려 할 것 입니다. 그 과정을 거쳐야 아이는 스스로 기준을 만들게 되지요. 퇴행도 일어 날 것 입니다. 퇴행없이 성장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엄마의 기준이 넓어졌기에 아이는 좀 더 자유롭게 성장 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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