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름이 어머님 안녕하세요

저는 남편 직장으로 인해 한달 전에 미국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현재 5살 2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요즘  마음이 너무 답답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보기엔 아무렇지 않은 것 같지만 이 생활이 저에겐 좀 스트레스가 되나봅니다.

미국에서  이곳  사람들은 도시락을 싸서 다니기 때문에 매일 남편 도시락 반찬 만드는 것도 일이더군요.

그런데 둘째 딸아이는 엄마가 부엌에만 있으면 다리에 와서 매달리거든요..

첫째아이 땐 제가 구경도 시켜주고 만들었지만 요즘은 뭐든지 빨리 안하면

아무것도 못하게 되니까 아이가 자꾸 귀찮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남편은 회사일로 한국에 있을 때도 그랬지만 여기서도 아침에 출근하면 10시 넘어야 퇴근하고 할 일은 많고 애들은 항상 놀아달라고 하고 몸이 두개라고 모자랄 것 같네요.

애들이 가끔씩 자기들끼리 놀 때는 두지만, 그렇다고  집안이 깨끗하고 일만 하느라 아이들 신경 안 쓰는 것보단 아이들과 놀아주고 한번 더 봐주는 게 중요하다 생각하다보니 집안일이 더 밀리는 것 같습니다.

저의 정신이 쉴 틈이 없다보니, 평소에 잘 참고 애들이랑 다정하게 지내다가도

그게 조금씩 쌓이다보니 애들한테 분노가 폭발하나봅니다.

특히 애들이 실수했을 때는 아주 쥐 잡듯이 혼내고 뭐라고 하게 되네요..

한국에 있을 때도 시댁과 친정이 멀고 남편이 늦어서 애들을 혼자 다 봤는데

여기서도 이러니 제 인생이 가끔 우울하네요.

남편이 아이들을 안 봐주는 것도 아니고 평소에도 주말에도 아이들과 마주칠 땐 100%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집안일, 나를 위해 몸을 사리진 않지만.. 그럴 시간이 거의 주말밖에 없다는 것과 남편도 피곤한데 쉬지도 못하고 그러는 것 보면 그것도 참 마음이 안 편하네요.

그렇다고 이런 저의 감정들을 어떻게 풀 수가 없어 참고 있다보니 첫째아이에게 많이 가나봅니다. 첫째아들과는 둘째 태어나기 전까진 화낼 일도 없이 항상 행복하게 서로 대화하며 책도 많이 보며 많이 웃으면서 지냈는데 둘째가 태어나면서부턴 제가 지쳐가나 봅니다.

두달 전부터 미국으로 이사준비 때부터 많이 바빠서 첫째 아이와 거의 못 놀아주고 혼자두고 일하는데 자꾸 귀찮게 느껴져서 혼냈더니, 둘째를 자꾸 괴롭히고 동생 물건을 뺏고, 때리고 소리 지르고 화를 냅니다.

주위사람들이 5살 됐으면 유치원 보내라고 하는데 아이도 원하지 않았었고 저도... 집에서  그림그리기, 만들기, 물감놀이, 놀이터에서 놀기 등등을 해주는 걸 좋아해서 그렇게 지냈었는데 그것도 이젠 둘째아이가 커가면서 방해를 놓으니 잘 안되네요.

우리 아들은 책보는 것도 좋아해서 자주 읽어달라고 했는데 둘째 태어나면서 부턴... 제가 거의 못 읽어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둘째는 오빠 책읽어주는걸 싫어하고 자기도 책을 잘 안보네요.

첫째와는 달리 너무 산만한 것도 힘이들구요.

몸이 힘드니 마음도 힘들고, 휴식을 가지려니 애들에게 24시간 묶여있다 보니 쉴 수도 없네요. 그냥 하나부터 모든 게 다 힘들게만 느껴집니다.

그동안 힘들 때마다 육아서를 보고 다시 재충전을 하고 마음을 비우고 살아왔는데.. 요즘은 책읽을 시간도 없네요.

저는 아이가 좀더 적응하면 보낼 계획이었는데 요즘 와서 동생이랑 자꾸 부딪히고 제가 힘들다보니 자꾸 다투게 되고 혼내다 보니 차라리 보내는 게 어떨가 싶기도 합니다. 게다가 여기서는 만나는 사람이 아빠, 엄마, 동생 그리고 가끔씩 남편이나 제가 아는 사람들이 고작인데 심심하진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아이를 어린이 집에 보내게 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이 될까 의문도 들어서 더 복잡합니다..

얼마 전 첫째아이가 묻더군요.

"엄마, 엄마가  예전엔 위험한거 빼곤 내가 다 해볼수 있게 해줬는데 왜 요즘엔 다 안된다고 해?" 순간 할말이 없었습니다. 사실 요즘엔 모든 게 다 귀찮고 싫었거든요..

이런 저의 육아방식으로 인해 둘째아이가 산만할 수도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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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오늘하루만]

오늘하루만님,

힘듬이 고스란히 느껴지네요...

저도 푸름이와 초록이가 그 시기에 유난히 힘든 날이 많았습니다.

아이들 보면서 3끼를 차려먹기가 만만치 않지요. 남편 도시락까지 쌓고..

그래도 남편이 주말에는 최선을 다해서 도와주어 다행이네요.

주말에 김치 등 밑반찬을 만들어 놓고 국과 다른 반찬하나만 해서 간단하게 먹어야

일주일을 버티겠네요.

둘째가 부엌에 가면 엄마에게 달라붙어서 일하기가 힘드시지요.

둘째 잘 때 일을 하고, 바쁠 때는 20분 정도 업고 후다닥 해야겠네요.

큰 아이하고 놀게 하든가..

둘째 잘 때는 첫아이와 놀아주어야 하고 책을 읽어 주어야 하니 또 엄마는 쉴 틈이 없겠네요.

푸름이는 한글을 떼고 35개월 정도부터는 책을 혼자 읽어서 돌보기가 조금 수월했습니다.

큰 아이가 읽기독립이 안 된 상태이면 둘을 키우기가 힘이 들지요.

한글은 잘 재미있게 떼면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됩니다.

메인화면 방송국을 보시면 왼쪽 책을 잘 보는 방법을 클릭하면 푸름엄마의

한글 똑 떼기 동영상이 있습니다. 보시면서 아이에 맞게 재미있게 가르쳐 보세요.

미국에서 동영상을 볼 수 없으면 푸름이 닷컴에 재미있게 한글을 떼는 방법이 많이 있습니다. 혼자 스스로 책을 보기 까지는 엄마가 시간 날 때마다 재미있게 읽어 주시고요.

아이 둘 보기가 너무 힘들면 밥 잠을 첫째 둘째가 함께 잘 수 있도록 조절해 보세요.

엄마가 잠을 못자면 모든 것이 다 귀찮아 지니까요.

유치원은 아이가 외국인을 낯설지 않고, 선생님이 자유롭고 아이를 사랑하고 배려하고,

아이도 잘 적응하는 아이라면 반나절 정도 다녀도 영어도 늘고, 엄마도 쉬고

도움이 될 수 있겠네요.

아이가 미국 생활이 아직 낯설고,

예민하고 혼자서 원에 갈 수 있는 준비가 되었는지 엄마가 잘 생각해 보세요.

도움이 되겠는지, 상처를 받을지를....

한국과 달리 카펫이라 먹다가 흘릴까봐 조심스럽겠네요.

먹을 때는 매트나 놀러갈 때 쓰는 돗자리를 깔아서 그 안에서 먹게 하면

아이도 엄마도 편안할 것 같네요.

님 힘든 시기이지만,,미국 생활을 잘 할용 한다면 아주 좋은 교육 환경일 수 있습니다.

영어 동화책도 읽어 주고,

아빠와 엄마가 말도 해주고 어느 정도 영어말하기에 자신감이 붙으면

큰 아이에게 영어로 말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 주세요.

님의 교육적 환경이 부럽기도 하네요.

남편이 직장을 다녀서 돈을 벌어오는 것도 참 감사한 일이네요.

님, 지금이 가장 힘들고, 가장 행복한 시기네요.

고통은 회피하면 더 커진답니다.

잘 뚫고 나가시고 너무 힘들 때는 때로는 철푸덕 쉬면서 잘 조절해 보세요.

한 달에 한나절 정도는 남편과 상의해서 아이를 봐달라고 부탁하고

님의 온전한 시간을 말들어보세요..

그 시간 돌아다니면서 님의 우울한 마음을 날려버리세요.

2년 정도는 힘든 시기네요.

아무리 힘들어도 지나고 나면 그 시간이 참 애틋합니다.

심리서와 육아서를 보면서 천천히 당신의 내면여행도 하시구요.

미국에 있는 그 소중한 시간 감사한 일이 무엇인지 글로 적어 보세요.

지금은 감사함으로 에너지를 얻어 두 아이를 행복하게 잘 키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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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