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전부터 계속 새책을 읽어 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집에 있는 책도 많은데 이걸 다 이해했을까 싶기도 하고 아직 안 읽은 책도 있고 해서 안읽은 책 위주로 읽어 주다가 2월달에 책대여로 156권을 빌렸는데 (창작+생활과학) 정말 전체적으로 한번씩 보고 몇권만 자기가 한번 더 보여달라고 하더니 이내 또 새로운 책을 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드는 의문이 책은 반복이 중요하고 '새책'을 계속 외치니 돈 부담도 되고 앞으로 대여로 해서 보여줘도 읽기가 제대로 되는지 의문입니다.
정말 방향을 못잡겠어요.
뭐든지 알고 있는데요.라는 말을 자주하고요.
자존심이 높아져서 그냥 장난으로 아님 잘난체하려고 새책 사달라고 하는지.
정말 새 책이 보고싶은 건지. (한번 읽어서는 다 모르는것 같은데...)
그리고 책읽을 때마다 말을 무척 많이 겁니다.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한테
"안녕. 난 스파이더맨이라고 해'
그것도 같은 말을 다른 책으로 넘어갈 때마다 합니다.
대답할 말도 저한테 지정해주고요.
그러면 짜증이 생겨요.
그래서 책읽고 있다라고 말하고 말을 끊거나
왜 나한테 대답을 정해서 시키냐고 혼자 하라고 하기도 해요.
재미없고 지겨워서요.
그러면 착한 우리 아이는 수긍을 하고 책을 읽습니다. 약간 기가 죽어서요.
그런데 장난감 가지고 놀면서 저한테 대사까지 다 정해주는 건 정말 못하겠어요.
제가 앵무새도 아니고 ...
제 마음속에 불만들이 아이한테 갈까봐 걱정도 되네요.
이 불만들을 어떻게 다 풀어내야 할지.
사춘기 때도 이처럼 답답하진 않았을 것 같네요.
..........................................................
[닉네임: 예쁜진목엄마 ]
예쁜진목엄마님.
아이의 발달이 참 좋네요. 새책을 읽어 달라는 것은 그 책이 아이에게 도전을 주기 때문 입니다.엄마가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책을 읽는 것에 대해 알고 보는가를 의심하고 있는데 그렇게 책을 읽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말로 책을 좋아하는 것 입니다.
아이가 책을 읽는 것이 엄마의 기준을 넘어가고 있지만 저는 그런 아이를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아이가 책을 읽는 속도를 따라 가기 위하여 오전에 네 군데 도서관을 돌고 오후에 네군데 도서관을 돌며 책을 빌려 오는 엄마도 있지요.
책을 읽는 속도가 붙으면 사주는 것만 가지고는 감당을 못 할 수 있습니다.그럴 경우에는 도서관을 잘 활용하세요. 엄마가 지겨워 아이의 발걸음을 방해하면 그렇게 책을 읽는 몰입도 끝나고 이후에는 책을 보려 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말을 걸거나 엄마에게 할 말을 지정하거나 역할을 주는 것은 그만큼 아이의 상상력이 나래를 폈다는 것 입니다.이는 발달이 빠른 아이에게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징이기도 하지요. 내 아이가 빠르게 성장하면 기쁘지요. 그러나 엄마가 그런 세계를 알지 못하면 두려움을 느낄 수 있지요.그 두려움과 어린 시절에 그런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을 상기 시키는 아이의 행동은 엄마에게는 지겨움으로 표현되곤 합니다. 지겨움은 엄마 자신의 상처받은 내면 아이를 대면하는 것을 막는 방어기제 이지요.
예민하고 명민한 아이 입니다. 엄마의 그림자를 느끼지만 말로 표현하지는 못하지요. 어머님의 답답함은 어머님 안에 있습니다. 아이 때문이 아닙니다. 어릴 때 님이 자라온 환경이 지금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보세요. 자신이 부모에게서 받은 교육을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주려하는데 아이가 그 기준을 넘어가는 행동을 하기에 답답한 것이지요.
님의 마음속에 있는 불만은 분노 입니다.그 분노가 마음에 있는 한 아이는 불안 하지요. 분노를 풀어내고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를 존재로 사랑하는 것인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세요.
영재를 만들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엄마가 성장하지 않으면 영재를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좀 더 아이의 발달에 대한 공부를 하셔서 지금 아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 활짝 피어나도록 도와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