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 43개월된 아들이 있습니다.
아이낳고 2개월부터 회사 복귀하여 바쁘게 지내다가
작년 여름에 그만두고 현재 육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아들이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에요.
처음 가는 장소나 사람들 앞에서는 엄마 품을 떠나질 않습니다.
제 무릎위에 앉아 얼굴을 파묻고 고개도 잘 안 들고 그래요.
그렇게 한시간정도 지나서 관심 가는 것이 있으면 조금씩 떨어집니다.
막상 떨어지고 나서는 아주 잘 놀아요.
아기 때보다 떨어지는 시간이 많이 짧아지긴 하였지만.
혼을 내서 나아지는 상황이 아님을 알기에 그저 격려해주고 지켜봐주죠.
하지만 제 속은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4세 때부터 어린이집을 다녔는데 1년간 원 생활을 아주 잘 해왔습니다.
헌데 학부모 참석교육 이나 행사가 있어 방문을 하면
제가 어디 갈새라 손을 붙잡고 놓질 않구요. 떨어질까 굉장히 불안해해요.
올 초 음악회 때도 제 얼굴을 보더니 무대 올라가길 거부하고 울어대서
그간 연습한 노래 한곡도 못하고 그냥 앉아있다 왔습니다.
선생님들도 연습은 너무 잘했는데 이상하다고 속상해 하시더라구요.
이런 아이행동과 연계되어 정말 상담받고 싶은게 있는데
아이가 장난감으로 역할놀이를 할때 꼭 엄마와 아기가 등장합니다.
대충 대화는 이래요.
엄마가 어디론가 막 가고 아기는 같이가요. 같이가요 하면서 울어요.
비행기도 엄마비행기 아기비행기, 자동차로 할 때도
엄마, 애기로 나뉘면서 스토리는 항상 위처럼 진행됩니다.
아이 내면에 어떤 상처가 남아있는 건지
지난 일을 되돌아보면. 제가 직장생활하면서 자주 떨어졌던 건데
막상 그 당시에는 떨어지면서 울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매일 친정에 데려다주고 데려오고 했거든요.
도대체 어떤 부분을 안심시켜줘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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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yasmi ]
yasmi님.
아이들은 빚쟁이입니다. 어릴 때 충족되지 못한 욕구를 반듯이 채워야 하지요. 아이가 지금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또다시 버림받을 것 같은 두려움 입니다.
엄마가 직장을 다닐 때는 엄마가 있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몰랐습니다. 엄마는 사실 억울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아이는 엄마가 자기를 나두고 갈 때는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존재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엄마가 나두고 갔다라고 밖에는 생각 하지 못합니다. 이를 자기중심적인 사고라고 합니다.
특히 엄마가 2개월부터 직장에 갔다면 아이에게 주는 충격은 무척이나 크고 오래갑니다. 엄마가 이를 알지 못하면 저는 평생동안 갈 수도 있다고 생각 합니다. 엄마가 아이의 마음을 알고 직장을 나가면서도 항상 너는 사랑받을 존재라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주면 아이는 엄마가 사라지는 것을 자기 잘못으로 돌리지는 않습니다. 정말 존재에 대한 사랑이 아이에게 버림받은 두려움을 치유해주지요. 그렇다할지라도 18개월 이전에는 엄마와 있는 것이 바람직 합니다.
몰라서 그럴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알았다면 아이의 그런 두려움은 또한 치유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장난감으로 역할놀이를 할 때 같은 스토리를 반복 한다면 이는 감정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기 위한 과정 입니다. 아이가 그 당시 떨어질 때 울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감정을 억압했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울었다면 감정의 상처는 그렇게 깊게 남지 않습니다. 우는 과정을 통해 감정의 순화가 일어나기 때문 입니다. 울지 못하면 몸은 병을 만들게 되어 있습니다.
엄마가 아무리 말로 아이를 안심시키려 해도 아이는 그 말을 믿지 못합니다. 그것은 영역이 다르기 때문 입니다. 아이의 두려움은 몸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는 가슴입니다. 그러나 엄마의 말은 머리로 받아들입니다. 따라서 아이의 내면에서 치유가 일어나려면 아이가 역할놀이를 할 때 "아이와 같이 가요"하면서 울 때 그 아이의 두려움과 외로움에 진정으로 공감해주고 사과해야 합니다.
만일 님이 어린시절에 엄마가 나두고 가면 그때 느끼는 감정이 어떨까요?. 만일 님의 부모가 어린 시절에 님을 나두고 갔다면 아이를 나두고 나갈 때 아이가 느끼는 두려움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부모에게 받은 것을 아이에게 반복하게 되지요.
아이가 엄마에게 매달릴 때 아이의 감정을 이해 할 수 있다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더욱 안아주고 감정을 받아주고 존재로 사랑해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한동안은 더욱 매달릴 것 입니다. 빚을 받아야 하니까요. 엄마는 아이가 빚을 받아가라고 허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아이는 느리지만 서서히 치유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 할뿐만 아니라 역할놀이를 통해 스스로 치유하고 있기 때문 입니다. 아이는 스스로 놀이치유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치유된 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엄마에게 매달리고 있습니다. 매달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어느 한계를 넘어 간 것 입니다.
아이를 또다시 버리지 마세요. 당분간은 전력을 다해 아이의 감정을 어루만지고 엄마가 아이와 함께 하세요.그러면 아이는 엄마를 나두고 세상을 탐험하기 시작 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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