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남자아이 둘 키우는 엄마입니다.
저희 둘째가 이제 만 29개월
첫째와 달리 아기 때부터 그림책을 보여주면 잘 보고
울다가도 마더구즈 보여주며 노래불러주면 뚝 그쳤을 정도였습니다.
첫째는 지금 53개월인데 둘째 태어나고부터 극심한 짜증과 넘치는 에너지로
어찌나 힘들게 하던지 정말 끔찍했었습니다.
그 당시 둘째는 형 책을 읽어주고 있으면 자기도 읽어달라고 가져와서는
거부당하면 울고 책 던지고 머리 박으며 자해하기 일쑤였고
일상생활에서 뭔가 안 된다고 제재를 가하면 눈을 감고 크게 소리 지르며 울어대서
엄마와의 대화가 통하질 않았었습니다. (지금은 그 점은 좀 좋아 졌습니다.)
책을 읽어 줄때도 책을 매개로 대화를 좀 해 볼려고 하면 싫어하고
책에 있는 그대로 읽어줘야 좋아합니다.
소리에 대한 기억이 무척 강해서 좋아하는 책은 외워서 말을 하고
cd듣기를 좋아하고 구연동화cd의 경우 80분을 계속 집중해서 듣고 있기도 했었습니다.
큰애가 작년 9월부터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둘째랑 놀아줘야지 했었는데
맨날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가져와서 읽어주길 주로 원하니 놀이가 잘 안됩니다.
놀이가 전혀 안 되는건 아니지만 별로 재미를 못 느끼고 책으로 가버립니다.
엄마가 대화를 시도 하려고하면 자기가 책에서 본 아는 단어를 먼저 계속 얘기해버리고
그 말을 따라 해주면 좋아합니다.
이렇게 엄마와의 상호작용이 부족한 책읽기 당분간 책을 모두 치우고
엄마 아빠와의 놀이로 끌어 들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저렇게 좋아하는 책을
갑자기 치워버리면 안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갈등하고 있습니다.
일단 엄마랑 눈 맞춤은 잘 되고 잘 웃고
노래불러주면 좋아하고 자기가 노래부르는 것도 좋아하며
형에 대한 눈치도 빨라서 예전엔 형이 읽고 있는 책을 뺏으려다
몇 번 거부당한 이후로는 가만히 지켜보다가
다 읽으면 얼른 들고는 다른 방으로 가서 넘겨보는 행동을 합니다.
근데 제일 걱정인 게 일상생활의 대화가 잘 안된다는 점입니다.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것 같아서요
그리고 좋아하는 책은 엄청난 반복을 하는데
책읽기가 발전이 되지 않고 제자리에 멈춰 있는 듯 보입니다.
아는 언니에게 얘기하니 좀 더 기다려 보라고하고
신랑도 좀 느려서 그런 것 같다고 하는데
매일 같이 붙어있는 엄마로서 아이가 일상생활에 별로 관심도 없고
대화도 안 통하니 육아가 재미가 없고 걱정스런 마음에 답답합니다.
까다롭고 여러 가지 특이한 점이 많은 큰 아이 키우면서 육아책도 많이 읽고
푸름이도 알고 깨달은 바도 많아 스스로 내면의 성장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데
육아의 현실에 부딪히면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아이를 믿는 다는 게
너무 두렵고 어렵고 힘듭니다.
전문 상담소를 찾아가 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또 크게 문제가 있어 보이질 않기 때문에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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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석둘마미 ]
석둘마미님.
어머님이 너무 많이 알아 엄마가 생각하는 기준에 아이가 맞지 않으면 오히려 아이를 규정하고 제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를 먼저 보세요.
책이 대화의 매개물인 것을 엄마는 알고 있습니다.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대화를 나누어주려고 합니다.그런데 아이는 책 내용을 그대로 읽어 달라고 합니다.이는 아직 아이가 질서를 요구하고 있는 것 입니다.형이라는 외부환경에서 보호받지 못한 아이는 환경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두려움이 생깁니다.책을 읽을 때도 순서가 틀리면 세상이 바뀌는 것이기에 엄청난 두려움이 몰려 오지요.그래서 질서를 요구하는 것 입니다.
피카소가 데생을 연습하지 않고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기는 어렵습니다.마찬가지로 정서가 안정되어야 아이는 다음의 발달을 이루게 되지요.
아이가 두려움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형의 눈치를 보는 행동을 보면 아이가 당한 감정의 상처가 보이지요.그런데 엄마는 엄마의 틀안에 아이가 안들어 오는 것을 걱정하고 아이를 의심하고 있습니다.아이는 분명하게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좋아하는 책을 읽어 달라고 하고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아이가 좋아하는 책의 내용을 가지고 얼마든지 대화를 나누고 상호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머리를 박으며 자해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아이에게 외로운 시간이 있었다는 것 입니다.그 시간에 아이는 감정적인 상처를 받았기에 고개를 내밀고 다른 사람의 손을 잡기가 두려운 것 입니다.
아이는 엄마와의 상호작용도 두려워 하고 있습니다.이는 어머님이 많은 성장을 했지만 근본적으로 자신의 내면에 해결되지 않은 그 무엇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의식이 아니라 무의식에 강하게 억압된 감정과 욕구가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믿게 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 무엇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님의 욕구와 감정이 해결되면 아이와의 상호작용도 좋아 질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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