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월 하연 8개월 하은 엄마입니다.
30개월쯤부터는 동물로 옮겨가고, 그러면서 레고에 빠지더니, 공룡까지 갔어요.
그리고 40개월인 지금은 공주와 왕자에 빠져있습니다.
그런데. 24개월쯤부터 지금까지 1년 반째..
몰입 대상인 자동차, 동물, 공룡, 레고, 공주와 왕자를 가지고
얘기 해주세요. 얘기!! 를 하고 있습니다.
상상놀이. 역할놀이와 더불어 그려주세요. 오려주세요. 그리고 얘기해주세요. 얘기.. 입니다.
그저 눈 뜰 때부터 감을 때 까지.. 그려주세요. 오려주세요.
그리고 얘기해주세요.. 얘기...
그려주세요. 왜 아시죠??
조금만 똑같이 않아도, 조금만 마음속 그림과 똑같지 않아도 그대로 뒤로 넘어가는 거..
정말 현미경 같은 관찰력으로 조금만 기울어져도, 조금만 위치가 달라도.. 누워버립니다..
조금만 똑같지 않아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하고,
오리다가 조금만 찢어지거나 구겨져도 처음부터 다시
조금이라도 구겨지면 바로 누워버립니다..
그럼 전 두꺼운 책에다 넣고, 폴짝폴짝 뛰어서 눌러주거나..
호..해서 손바닥 다리미로 다려줍니다.
구겨지는 것에 넘어갈 때가 많아 이제 아예 처음부터 두꺼운 마분지에다 그려줍니다..
잠잘 때 오린 그림 필수적으로 들고 얘기하다 자야하고, 자다 깨면 당연히 있어야 하고..
일어나면 첫마디가 공주님은? 왕자님은?...
정말 깨어있는 시간을 오롯이..얘기를 해달라고 하니미칠지경입니다.
그.래.도. 책은.. 따라갈 수 있는 기본 줄거리가 있고.
완전 신나서 읽어줄 때도, 다음 페이지 내용을 창조해야하는 건 아니니..
무의식 저 너머에서는 좀 쉴수 있는?
그런 여지라도 있었지요..
그런데 얘기는요..
정말 온 마음.. 온 정신 다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작업입니다..
신랑도 저도 1년 반이 지나는 지금, 너무나 지쳤습니다..
얘기해주세요..얘기.. 그러면 몸이 오그라드는 것 같아요.
이제 둘째까지 8개월에 접어드는데..
그렇지 않아도 아이 둘을 먹이고 씻기며..
이유식에 젖에..안전하게 하루 마감하는 것 자체도 벅찬데..
참.. 왜 이렇게 제가 이 정도 밖에 그릇이 안 되나..
제 자신이 딱 한계에 부딪힌 기분입니다.
그런데 전 ‘얘기해주세요’가 그.렇.게 싫습니다.
지루하고, 화가 나고, 미칠 것만 같아요.
5분도 못하고..자꾸 하연이한테 간식 먹을래?
디비디 볼까? 산에 갈까? 놀이터 갈까?
현우네 갈까? 아이스크림 사먹으러 나갈까?...................휴...
그리고 얘기해주세요 가 충족이 안된 아이도
딱 1년 반 넘게 같이 슬퍼하는 걸 느낍니다.
얘기해주세요..하면 표정 굳어지고, 화가 난 듯한 엄마의 분위기..
그리고 자꾸 도망다니는 엄마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을지..
아이도 저도 다 멈춘 것 같아요...
제가 성장해서, 하연이를 끌어줘야 하는데..
충족시켜줘야 하는데..
마음은 굴뚝인데 그 마음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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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하연하은마미 ]
하연하은마미님.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드릴 께요.괴테의 어머니는 책을 읽다가도 중간에 책 읽기를 멈추고 그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 될 것인가를 괴테가 상상 하도록 했답니다.괴테가 대문호 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상상의 힘이라고 생각 합니다.
아인슈타인은 지식보다도 오히려 상상을 중요시 했습니다. 해리포터의 저자인 조앤 롤링은 상상력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 할 수 있었습니다. 인류의 스승 중에 상상력이 없는 사람이 누가 있을 까요.
상상력이 없으면 내적불행의 치유도 어렵습니다. 우리의 두뇌는 상상이 구체적이고 강하면 실제의 사실과 구별을 하지 못 합니다.부모가 돌아가셨어도 대면 할 수 있는 것은 상상의 힘이지요.
발달이 좋은 아이일수록 상상의 힘도 강합니다. 그래서 요구하는 것도 많습니다. 푸름이 이렇게 영재로 키웠다에 양을 그려 달라고 해서 정성을 다해 양을 그려 주었더니 "아빠,이게 개지 양이야"하며 통곡했던 이야기를 적어 놓았습니다.그럴 때는 난감 하지요.
우리 부부는 푸름이와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제 마음대로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 주었지요. 푸름이 고추를 가지고도 "드릴 고추"라 이름짓고, 아침마다 밤마다 지구를 뚫고 우주를 뚫고 다녔습니다. 누가 보는 사람도 없습니다. 엉터리면 어떻습니까. 부모와 자식 사이에 친밀하면 되지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가지고 그렇게 쑥덕리고 웃었습니다. 지금 생각 하면 좋은 추억 입니다.
푸름이는 그렇게 상상놀이를 많이 해서 그런지 이야기를 만드는데는 천재적 입니다. 어느 날은 "조폭교장"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초록이와 밤을 꼬박 새우며 이야기를 합니다. 환타지를 읽을 때도 환타지의 캐릭터를 사실이라 보고 이야기를 창조 합니다. 예를 들어 고블린의 학명과 해부학을 만들어 내지요. 누구 말대로 정말 뻥을 잘 치지요.뻥을 다듬으면 소설이 됩니다.
아이가 이야기를 해 달라는 것은 신이 아이에게 준 선물 입니다. 끝없이 호기심을 충족하면서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지요. 푸름이교육에서는 책도 대화의 매개물이라고 봅니다.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고 대화를 나눌 수 있지요.신이 아이에게 준 선물을 반납하지 마세요.
님은 이제는 아실 것 입니다. 왜 아이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지치는 지를,,,.
아이는 님이 통제 할 수 없는 세계로 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불안하고 두렵습니다. 그 두려움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를 자각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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