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름 아버님 안녕하세요,, 연변 다녀가신지도 이젠 한달넘었네요,,
푸름이 아빠다녀가시고 저희 가족은 많은 변화를 가졌습니다,,
제 남편도 상담이후 많이 홀가분해지고...
지금껏 억눌러 왔던 내 욕구와 감정들을 풀어낼려니까 무척 힘이 듭니다. 정확하게 어떤 내면아이를 찾았는지는 말로 잘 표현이 되지 않네요. 어떤 날은 갑자기 외로워서 견딜수 없어서 눈물이 나고 어떤날은 애한테 짜증낸 후 자고 있는 윤성이를 보면서 윤성이가 제 어릴 적과 일치 되면서 너무나 슬프고 불쌍하고 해서 애 머리 쓰다듬어 주면 울기도 하고 푸름아빠 상담받고 윤성이아빠 제가 우는 걸 잘 받아줍니다. 그래도 전 눈치를 보는 거 같습니다. 혹시 오늘 또 울면 이번엔 짜증내지 않을까 힘들어하지 않을까? 그래서 가만히 울 때도 많습니다,,
문제는 이게 아니고 짜증이나 화가 엄청 많아졌다는 겁니다, 예전의 나랑 완전히 다른 모습입니다. 첨엔 아! 치유과정이니 나 자신을 찾는 과정이니 괜찮아 하고 생각했는데 또 이러다 내가 정말 내 기분만 생각하는 이기적인사람으로 되지 않을까 하고 염려되기도 합니다,,무엇보다 제가 이렇게 화를 내고 짜증내고 울고 하면 윤성이한테 정서적으로 영향이 될까 걱정입니다,,
상담받은 이후 왜서인지 아무것도 하기 싫고 때맞춰서 밥하는 것도 지겹고 윤성이하고 노는것도 싫고 (예전엔 잘도 놀아줬는데 내 감정에 충실하라고 하니 놀자해도 놀아주는것도 지겹고 힘듭니다)
이때까지 내 욕구를 참아가며 엄마 기분 맞춰주고 늘 눈치 살피며 산게 억울하고 그시간들이 정말 아깝고 내가 진정한 내 자신으로 살지 못한 게 화가 납니다. 근데 지금은 또 아들이 있어 또 내가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니 힘들고 무기력해 집니다,,
자고 싶을때 자지 못하고 책읽고 싶어도 못읽고 막 미칠거 같습니다. 참 이상합니다. 이런내가 이 때까지 어떻게 윤성이와 그런 즐거운 시간을 가졌는지 몰겠습니다,,그러면서 요즘의 내가 정말 이해 안되고 또 내가 지금 치유를 빌미로 일부러 이렇게 이기적으로 노는 건지,, 그러면서 윤성이한테 미안하고,,
윤성이와 함게 하는 시간들이 내 화를 끄집어 냅니다. 예전엔 그냥 내가 참고 윤성이를 배려할려고 해서 몰랐는데...
그리고 남편한테 공감을 받고 싶었을때 못 받거나 아무 일도 아닌 걸 혹은 아무 말도 아닌걸로 속상하고 눈물이 납니다.
또 윤성이랑 놀다보면 내가 어른답지 못하게 윤성이하고 싸우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제 내면아이와 윤성이가 부딪친 거 같습니다,,
아무튼 지금 전 아무도 배려하지 않는 자기 맘대로 하는 아주 어린 아이가 된 느낌입니다,,
요즘의 전 완전 나쁜 엄마가 되어버린 거 같습니다. 저녁에 늦게 자니 아침밥도 안해주고 안되면 그냥 시켜먹고 옷도 내가 빨고 싶을 때 빨고 집 거두는 것도 그래요.
남편은 <니가 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해도 돼, 니가 하고 싶은대로 해라>이렇게 말하는데 또 저는 불편하기도 하면서 예전처럼 착한 엄마 아내가 되긴 싫습니다.
하지만 이 치유의 과정에서 윤성이가 상처받고 내적 불행이 생길까 걱정됩니다.
그래도 푸름이 아빠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그 만큼 성장하고 싶은 맘이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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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가을단풍별이 ]
가을단풍별이님.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러갔네요. 아직도 마음은 연변에 있네요. 이렇게 유게에서 소식을 들으니 좋네요.
처음 님을 보았을 때 제가 느낀 것은 감정이 너무 억압되어 그 감정이 풀릴 수 있을까 하는 것 이었습니다.그런데 이 글을 읽으면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정확하게 표현되어 제 마음이 기쁩니다.
우리가 부모가 비추어준 내적불행의 거울을 깬다고 해도 참된 나를 보여주는 새로운 거울을 하루아침에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전에 님은 화를 억압해서 느끼지 못 했습니다.이제는 화를 느낍니다. 그리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사과도 분명하게 합니다. 이전에는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억압하고 착한 엄마의 역할을 했습니다. 외형적으로는, 남이 보기에는 이전이 더 잘하는 엄마처럼 보이지만 아이에게는 감정과 욕구를 표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무의식에 가르쳤습니다. 아이는 엄마의 분노를 엄마 대신에 표현 했지만 이제는 그래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엄마가 표현하니까요.
윤성이와 님의 내면 아이가 부딪친다는 표현 맞습니다. 윤성이 보다 더 어린 나이에 버림 받았던 님의 내면 아이가 지금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그 아이가 사랑을 받고 자라기 위해서는 무척이나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요. 지금 님이 무기력 한 것은 쉬지 못했던 내면 아이에게 휴식을 주는 것 입니다.그래야 성장 하지요.저도 거의 1년을 넘게 무기력 했습니다.저는 그것을 빈둥거리는 것을 훈련 했다고 표현 했습니다.
님의 화가 많아졌다고 윤성이에게 내적 불행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에게 내야 하는 정당한 화는 내세요. 그것은 아이에게 기준을 줄 수 있습니다.그러나 님이 어릴 때 축적한 분노는 아이에게 내지 마시고 다른 상징적인 물건에다 푸세요. 소리지르고 싶으면 소리지르고 패고 싶으면 베게를 패든 패세요. 엉엉울고 싶으면 우세요. 윤성이가 보거나 듣게 되면 절대 너 때문이 아니라 엄마가 건강해지기 위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해 아이가 짐을 지지 않게 하시면 되지요.
이전의 익숙한 것으로 돌아가지는 못 합니다. 감정을 표현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면서 새로운 거울을 만들어야 합니다. 화장실이든 어디서든 거울을 보면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는 말을 하세요. 자신에게 좋은 것을 주시고 내면 아이를 돌보세요. 절대 다시는 너를 버리지 않겠다고 내면 아이에게 말 하세요.
그렇게 분노를 풀어내고 슬픔의 눈물을 흘리면서 과거의 내면 아이의 상처를 씻어내고 과거의 상실을 애도하면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면 다시 에너지가 넘치고 일상이 즐거우며 평온하고 자유로운 날이 곧 오게 되지요.
성장하는 님에게 제 사랑과 축복을 보냅니다. 윤성아빠에게도 안부 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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