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일본입니다.
안녕하세요 푸름 아버님~!
신랑이 제목처럼 손톱, 심지어 발톱까지 물어뜯습니다.
발바닥도 다 뜯어서 살이 없습니다.
6년을 사귀었는데 한번도 손톱 발톱 발바닥이 성한 날이 없고
요즘은 손바닥도 뜯는 것 같아 맘이 아픕니다.
훤칠하게 잘생긴 외모와는 아주 대조적입니다.
결혼을 앞두고 이 사실을 알고 무척 실망했습니다.
아무리 고치려고 해도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배우니 고치라고 했느데, 결국 한참 따라하기 쟁이인 아이가 닮고 말았습니다.
제 아이는 제가 생각하기로는 절대 억압을 받아생긴 강박 증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아빠를 따라하는 것이지요.
지금은 아이 아빠는 아이 앞에서는 절대 하지 않지만
아이는 아빠와 똑같은 모습으로 뜯고 있어서,
속이 정말 많이 상합니다.
저희 신랑의 이런 버릇을 고치기 위해서는 신랑의 가정환경을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지요.
일본의 버블시대에서 자란 사람으로 부유하게 자랐습니다.
시아버지는 일본 굴지의 회사에서 잘 나가는 엘리트사원이었고,
외국서 늘 파트너를 바꾸어 가며 바람을 피시면서 문제를 일으키셨지요.
시어머니는 자신의 시부모와 함께 살며 두 아들을 키웠는데,
시아버지의 바람으로 늘 쇼핑홀릭에
아이들과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니며 돈을 쓰면서 사셨지요.
신랑은 담배도 안 피고, 술도 안 먹고,
물론 여자에도 관심이 없고, 가정을 아주 아끼고 보기 드문 착한 사람이지요.
겉으로는 아빠에게 아무런 소리를 못하지만,
늘 아빠의 파트너들을 '암에 걸려 죽게 만들어야 하네.' 등으로 말하며 경멸합니다.
제가 그 파트너만 나쁜 게 아니라, 당신 아버지가 더 나쁘다고 말해도
그 부분에선 절대 묵묵부답입니다.
그리고 신랑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신랑을 엄청 미워했다고,
그래서 중학교 때 <자살시도>까지 했었다고 시어머님이 말씀해 주셨습니다.
시어머니도 엄청 시부모님들 때문에 고통을 많이 받았습니다.
시부모님은 항상 부정적이셨답니다.
"넌 맨날 쓸데없는 것만 기억해."
"넌 쓸데없는 걸 왜 자꾸 질문해."
"넌 쓸데없는 데 관심이 많아."
칭찬이 없고 항상 억압하고 누르고 비난하고.
우리는 아이를 항상 <애정>으로 대하니까 유야는 괜찮을거야. 했어요.
저는 유야보다 신랑이 요즘 더 많이 보입니다.
신랑을 억누르고 있는 무엇인가를 풀어줘야 신랑의 뜯기 버릇을 고쳐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결혼하면 신랑을 존경하면서 살고자 했건만,
항상 대면할 때마다 시부모님은 신랑을 무시하셨습니다.
-네가 그렇지뭐.
-넌 뭘 그렇게 쓸데없는 걸 자꾸 반복해서 말해.
-다음부턴 네 돈으로 사 입어.
-동생은 너에게 잘 부탁해. (멀쩡한 회사 다니는 남동생한테..)
-화나시면 궁뎅이 떼리기..
제가 그럴 때마다 딱 잘라서 말했습니다.
"이제 제 신랑이예요. 저는 제 신랑을 존경하고 싶어요.
제 신랑 앞에서 아무리 당신들 자식이라고 어린아이 취급하며 무시하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이런 일이 반복되었고,
일본어를 저도 모르게 시부모로부터 배우고 있던 저는,
무시하는 투로 신랑에게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엄마가 하는 그대로 아이에게 대하듯.
다행인 건, 신랑은 참 따뜻하고 괜찮은 사람이지만,
뉴스에 나오는 뭔가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은 모두다 사형시켜야 한다고 하질 않나..
암튼 굉장히 전투적으로 타인을 경계하고 미워하기도 합니다.
가끔 신랑 핸드폰을 보면 누군가에게 쓰듯 자신이 하고 싶은 말들을 엄청 쏟아내고 있습니다. 전혀 바뀌지 않았지요.
결국 마음 속에 미움과 강박이 있어요.
강박 풀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 <강박>이지만,
푸름이 아버님께서는 또 달리 보이실 수도 있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저희 신랑이 이런 물어뜯기, 뜯기로 부터 해방시켜 줄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전혀 관계없는 타인들을 심하게 미워하는 마음들로부터 해방시켜 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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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스미레94 ]
스미레94님.
저도 부끄러운 것 하나 고백 할까요. 어릴 때는 손톱과 발톱을 입으로 물어뜯었지요. 커서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오른손 새끼손가락이 콧구멍으로 들어갑니다. 그것이 강박인줄 알고 자제하려고 하면 무의식이 코를 간지럽게 만듭니다. 아니 그렇게 느껴지지요. 뭔가 근거를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
남편의 물어뜯기는 감정의 억압으로부터 오는 불안과 긴장의 수위를 낮추려는 행동 입니다.핸드폰에 뭔가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런 행동을 막으면 불안과 긴장은 오히려 높아 집니다.
남편의 내면에는 엄청난 분노가 축적되어 있네요. 먼저 그 분노를 풀어낼 방법을 찾게 하세요. 요즘 유게에 올라오는 인형이든 베게든 분노를 표현 하면서 분노가 몸 밖으로 나가게 하세요.
남편이 분노를 풀어내려면 님이 남편에게 분노를 안전하게 표현 할 환경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남편 안에는 두렵고 외로운 내면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주세요. 남편의 아버지나 엄마에게 초점을 맞추지 말고 부모에 의해 상처받은 남편의 내면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주고 그 아이를 위로 해주세요.
아직 남편은 부모를 우상화 시키고 있습니다. 바람피운 아버지는 보호 하면서 그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이 그것을 뒷받침 합니다. 조부모 때문에 자살을 시도 한 것보다는 조부모로 부터 자신을 보호해 주지 못한 부모에 대한 분노가 훨씬 크지만 그 분노를 부모에게 향할 수 없어 자신에게 방향을 돌린 것이 자살을 하려는 동인이었을 것 입니다. 나쁜 짓하는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자신 안에 있는 부모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여 자기도 그런 짓을 할 것 같은 두려움 때문 입니다.
그리고 님이 강하고 구체적인 상상으로 어릴 때 남편의 아버지나 어머니가 되어 남편이 어릴 때 받고 싶었던 말이나 사랑을 주세요. 유아를 배려 깊게 사랑하듯 남편의 내면 아이를 그렇게 사랑해주면 남편의 상처받은 내면 아이의 감정이 치유되면서 강박도 함께 사라질 것 입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님의 내면 아이도 사랑받고 싶다는 것 입니다. 님이 먼저 성장의 길을 선택 했으니 님이 먼저 사랑을 주어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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