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이 데리고 치과에 갔습니다. 불소도포를 하기 위해서였지요.
아이가 침대위에 누울 때부터 무서워 심하게 저항하지만 꼭 붙들고 의사선생님이 검진할 수 있도록 도왔지요. 제 바로 아이의 윗 어금니가 핑크색으로 보였지요
이게 뭐지요? 하니 충치라며 치료를 먼저하고 불소도포를 해야겠다며 예약을 잡으랍니다.
아이 진정시키고 데리고 나오는데 아이는 미끄럼틀(놀이방)에 오르더군요.
간호사에겐 조금있다 면담하자고 하고 아이를 지켜봤지요.
그때부터 제 감정은 아주 격하게 치닫더군요.
왜, 멀쩡했던 이가 , 그것도 어금니가 화가 났고
그때서야 예전에 핑크색을 보았을 때가 떠오르고 그때 핑크색을 두고는
아이 이가 약하게 태어난 거라고 양치 잘 시키라고 했던 거 너무 속상했습니다.
머리속의 생각은 의사가 아이의 치아의 상태를 그대로 두고 돈벌려고 했구나 하는 배신감,그 동안 꾸준히 이용해 왔는데 이게 뭐야 하는 마음속 불신이 커져갔죠
그 와중에 아이도 미끄럼틀에 발 딛고 뒤돌아 서있다 동생이 내려오는 통에 머리를 살짝 찧었죠. 아이에게 신경이 갈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났어요
그리고 예약도 잡지 않고 그냥 나오며 이 치료를 다른 곳에서 해야 겠다 생각했지요.
그런데 집에 와서 전화를 하니 아빠직장엔 어린이 치과가 없다네요.
챙피하지만 제가 이제는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더 나은지 결정을 해야 하는데
내 감정이 더 앞섭니다.
그리고 더 나은 더 좋은 결과를 찾아 어떤 결정도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분노입니다
내 속에서 올라온 그 섭섭했던 의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생긴 감정을 어디로 보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또 한 가지는 아이 치료를 두고 거절을 해야하는데 내가 받은 도움 때문에 딱히 거절을 못하고 있습니다. ‘난 그걸 원하지 않는다’. 그렇게 차마 말 못해요
저는 언제나 자연스러운 것을 선호했습니다.
공부도 자연스럽게 되기를 바라며(그러다가 공부안하고 못하고 지금껏 미련이 남는)
육아를 하면서 아이에 대한 애씀도 자연스럽게 되기를 바라고
아무튼 자연스러운 것을 나름 선호했지요.
저 시기심이 아주 많습니다.
한때는 모든 종교가 좋아 보여 다 믿고 싶다는 마음을 살짝 가지기도 했지요
불교에 조금 가까우면서도 여전히 아이에게 주기도문을 읊어주는...
지금 저의 판단과 선호하는 마음과 올바른 현실인식을 어찌해야할까요
나와 내 아이와 그리고 나의 가정이 잘 걸어 나갈 수 있게
시야를 확보하고 싶습니다.
지금 가장 절실한 아이와 관련된 문제에 있어 제 마음에 한번 욱하는 화가 받치면 꽤 오래 가기도 하는데 그걸 주변사람들에게 오래오래 얘기삼고, 또 나 스스로 쉬이 떨쳐 내지 못합니다. 이 모든 감정들이 별거 아닌 거 같으면서도 용기 내어 글을 남깁니다
어떤 꾸지람이라도 좋으니 제 생각이 잘못된 점을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화가 나는 것을 어찌 다스려야 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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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찔레꽃성빈 ]
찔레꽃성빈님.
답글을 달려고 글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것은 님의 억압된 감정입니다. 감정이 억압되어 있어 글 자체도 감정을 억압하기 위해 머리로 구성해서 쓴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생각이 너무 많아 주제의 초점을 읽기가 어렵네요.
내면에 받은 감정의 상처가 크기 때문에 그 상처를 다시 대면하기가 두려워 끝없이 생각을 하면서 자신을 방어하고 있습니다.
감정 중 특히 분노의 감정이 억압되어 있습니다. 내면에 축적된 분노가 너무 크네요. 아이의 치과문제에 대해 의사에 대한 분노는 이전에 축적된 분노를 건드린 것이지 그 사실 자체가 분노를 일으킨 것은 아닙니다. 아이의 충치에 대한 실제의 책임은 부모에게 있는 것이지 의사에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님은 그 분노를 직접 대면하고 분노를 자신의 몸을 통과시켜 밖으로 배출시킬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용기를 내려면 분노를 붙잡고 있는 자신의 수치심도 함께 겪어야 하기 때문 입니다. 자신의 분노를 대면 할 수 없기에 의사를 비난 하는 것 입니다.그러면 자신의 책임을 면 할 수 있고 비난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힘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지요.
님은 분노를 수동 공격적으로 표현 합니다. 당사자 앞에서는 표현 하지 못하고 뒤에서 다른 사람에게 비난의 형식으로 표현 합니다.아무리 다른 사람에게 두고두고 표현하고 비난해도 그 분노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분노가 사라지기 위해서는 분노의 근원을 대면하고 분노를 몸으로 겪는 과정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 입니다.이는 일종의 애도과정입니다. 치유의 눈물이 흐를 것이고 고통도 받아 들여야 하지요.
분노를 억압하고 있는 한 결정하는 것이 어려운 것과 게으름은 계속 됩니다.게으름은 사실 무기력 입니다.분노의 감정이 억압되면 다른 감정도 함께 억압 됩니다. 감정이 억압되면 판단하고 선택하는 능력도 균형을 잃어버리게 되고 고집만 남습니다. 억압하는데 모든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무기력 한 것은 당연 합니다.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까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것에 집중해보세요. 지금 유게에 올라오고 있는 "내면의 치유"에 관련된 글을 읽으면서 실제로, 그리고 행동으로, 몸을 통해,분노를 풀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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