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남짓 다른 분들 글만 읽어 오면서 육아에 참고 해 오다가

요즘은 도통 아이 마음을 모르겠어서 용기를 내어 질문합니다.^^*

46개월 되는 딸아이 인데요. 돌 전부터 감성이 예민해 자장가만 불러줘도 슬퍼하며 울고, 놀다가 집에 들어 올 때 노을을 보곤 아름답다고 울고, 엄마 너무 사랑해서 눈물난다고 울고...화가 나면 거침없이 머리끝까지 화났다며 감정을 뿜어대고...친구들이 자꾸 나쁜 말하고, 나쁜 행동 서 속상하다고 울고....그래서 지금도 이래저래 눈물이 많은 아이이지요. 또 집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집 구조 바뀌는 것도 너무 싫어 하구요. 이사 이야기만 나와도 울기부터 해요. 집에는 자기가 보고 싶은 책이며, 장난감들이 있어서 그때그때 놀고 싶은데로 놀 수 있어서 좋답니다. 제일 편하고 우리 집이 최고라는 아이이지요.

그럼 요즘 제일 신경쓰이는 질문 몇 가지 올릴께요.

1. 상상놀이 할 때요. 여러가지 상상 놀이를 하지만 거의 매일 친구와 노는 상상놀이는 빠지지 않는데요. 그런데 걱정되는 것은 내용이 부정적입니다.

제가 딸 아이의 친구가 되어 노는데 놀이터에서 노는 상상이면

“너는 안돼~나만 탈 수 있어!그래서 다른 거 타야지.“..하면

”그건 고장나서 못 타! 집에 가!“ 합니다.

소꿉놀이이면 “넌 못 먹어! 우리 가족이랑 친척들만 먹을꺼야! ”하면서 쳐다보지도 못하게 하구요.

이런 식으로 친구와의 놀이는 항상 친구는 못하게 하면서 감정이입이 심하게 되면 눈시울이 빨개지면서 까지 화를 내서 제가 다른 상상놀이 하자고 하거나 화제를 얼른 바꿉니다.

글 쓰면서 생각해 보니 상상놀이에서 부정적인 대상의 친구는 거의 고정적입니다. 바로 뒷집 아이(A)와 임신 전부터 알던 동생의 아이(B)이죠.

딸아이가 돌 전 부터 뒷집아이한테 많이 뺏기고, 맞기는 했었어요. 그래서 그런 걸까요? 그 때문에 일부러 만 3세가 되기 전까지는 만남을 자제 했었지요.지금은 일주일에 1번 정도 만나요. 물론 그 아인 지금도 툭 하면 그냥 가져가 버리고, 때리고, 안 좋은 말 하고 그러면서도 그 아이가 제일 좋다고 해요. 마음 맞아서 놀 때 재밌다나요.

또 B라는 아이는 제 딸아이를 많이 좋아해서 옆에 붙어 다니면서 놀기를 좋아해요.

제 딸아이 말이 자꾸 옆에 따라다니는게 싫다고 하네요. 물론 이 아이도 현재까지도 만남을 자제하고는 있지만 가끔 찾을 때는 만나기도 합니다.

그 외의 친구들과는 잘 놀고...문화센터에서 처음 본 친구들한테 먼저 인사하며 잘 어울리구요.

2. 엄마랑 놀자고 해서 놀다보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제가 말을 잘 못하거나 행동하면 짜증을 내기도 하고 웁니다. 그러면서도 저랑 계속 놀기를 원하니 저도 좀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제가 둘째를 임신중이라 전보다 잘 못 놀아 줘서 그런 걸까요? 요즘은 안 그러지만 임신 초기까지는 사실 아이 혼자서 잘 놀았습니다. 입덧 때문에 힘들어하면 1~2시간 자도 혼자 노느라 깨우지도 않았구요. 지금은 전에 비해 저랑 같이 놀기를 원하는 것 같아요. 또 저랑 보드게임 같은 걸 할 때면 규칙 등은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하는데 그냥 내버려 둬야 하는 걸까요? 보니까 친척 오빠들이나 아빠랑 할 때는 규칙 따라서 잘 합니다. 제가 엄마랑 할 때도 반칙하면 안되지...하니까 엄마랑 할 때만 그렇게 할꺼라네요.--;

3. 제가 품앗이를 하는데 활동 끝나고 놀 때 같이 놀 때도 있지만 대부분 저랑 같이 놀고 싶어 합니다. 엄마가 볼 때 친구들을 놀이의 방해꾼으로 보는 것 같아요. 그 탓인지 아이의 놀이에 다른 친구들이 함께 하는 걸 싫어 합니다.

항상 그런건 아니구요. 예를 들어 펜션 놀이한다면서 이것저것 만들고 있는데 친구들도 같이 하고 싶어서 제 아이가 만들어 놓은 것은 만지거나 하면 자기가 열심히 만들어 놓은 건데 부셨다면서 화를 내고 웁니다.

4. 화가 났거나 기분이 안 좋을 때 아이 감정 공감해 준 뒤 이래저래 해서 앞으로 이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할 때요. 아이를 귀를 막는 일이 가끔 있어요. 또 다른 사람 기분은 어떨까? 하면 기분 안 나뻐! 안 속상해! 좋아! 이러면서 거부 합니다. 엄마는 그럼 속상하다고 하고...엄마도 그럴까? 하면 바로 아니라면서 수긍해 서로 화해는 하는데요. 제 대화법이 적절하지 못한 거 같아 찜찜합니다.

5. 한 때 손톱을 물어 뜯었었는데(눈 때문에 병원에 자주 다니면서 생겼어요)...신경을 크게 안 쓰고 손톱에 더러운 세균이 입 안으로 들어간다는 말은 가끔 해줬었어요. 그렇게 몇 달 정도 하더니 괜찮아 졌다가 몇 일 전부터 어쩌다가 몇 번씩 또 보이네요. 그리고 그것보다는 콧구멍 쑤시기의 달인이 되어 가고 있어요. 지금은 코감기에 걸려 콧물이 흐르다 보니 콧물 맛도 들였구요. 집에서 할 때는 그냥 두는데...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인상을 찡그려...자제해 달라고 부탁은 하는데 그냥 냅두면 정말 없어질까요?ㅠㅜ

                                                                                                                  [닉네임: 널 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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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향한 님.

엄마는 아이를 잘 받아주고 배려 깊게 사랑해 주었습니다. 다만 억압된 감정이 조금 있다는 느낌 입니다.특히 화를 억압하고 있는지 보세요.

1.아이는 상상놀이를 통해 친구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감정이 억압되지 않아서 스스로 치유하는 힘도 강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 감정이지요. 흔쾌히 받아주세요. 다만 엄마의 무의식 안에 그런 감정이 억압되어 있으면 흔쾌히가 안되지요.

2. 아이는 무법자 시기 입니다.그 시기는 규칙도 제 마음대로 만들지요. 그런데 규칙을 제 마음대로 만들 사람을 구별하고 있습니다. 이는감정을 조절하는 능력과 분별력도 발달했다는 의미 입니다.

3. 아이는 분명하게 자기 소유를 주장하고 자신의 공간에 누가 침입하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이는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지요.감정의 발달이 순조롭고 풍부한 것 입니다.

4.아이가 귀를 막는 것은 엄마가 아이의 권리를 침범한 것 입니다.공감만으로 끝내야 합니다.그 이후의 말은 잔소리 입니다.엄마가 자신을 믿는다면 공감으로 끝내지요.그러나 자신을 믿지 못하면 아무래도 가르치려 합니다.이는 아이 스스로 성장할 힘이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한 것이기에 아이의 자존을 훼손 하지요.그 자존을 지키려고 아이는 귀를 막는 것입니다.아주 자연스런 반응 입니다.

5.감정을 온전하게 받아주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행동입니다.밖에 나가서 아이가 콧구멍 쑤신다고 뭐라 그럴 사람 없습니다.다만 엄마가 창피 한 것이지요.

아이의 성장은 좋네요.아이 내면의 빛이 엄마의 억압된 감정을 조금씩 건드리네요.

지금까지 해온 것만도 잘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