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6세 되는 남아를 둔 직장맘입니다. 덩치도 제법 많이 컸네요.
아기가 직장으로 자주 전화를 해서 사달라고 하는 게 왜 이리 많은지요?
오늘아침에도 금방 전화 와서는 얇은 샤프심과 기다란 막대(포장지)를 사오라고 하네요.
2~3일에 한번은 이렇게 무언가 사오기를 요구한답니다. 사올 때까지 며칠을 계속해서 그러구요. 바로 지난주에 실로폰을 tv에서 보고 사오라고 끝까지 그러데요. 하루에 서너번 전화해서 사오라고, 안사가면 그 다음날도 결국 사다 줬어요.
몇 번은 주말에만 사는 날로 정하자, 돈이 없다, 등등 말도 해보지만 그렇지만 4~5일을 넘기지 못하는 거 같습니다.
품목이 어떤 날은 지우개, 어떤 날은 색종이, 딱풀, 이랬다가 어떤 날은 뽀로로 컴퓨터라 했다가 생각나는 대로입니다. 안 사주면 아이가 무언가 하려고 시도하는데 방해하는 건 아닐까, 그래서 몰입하고 좋아하는 방면이 없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가 그래도 마시멜로효과라고 인내심을 길러 줘야하는 거 아닌가 하다가도 매일 왔다 갔다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의견을 들어보고자 글을 쓴답니다.
주관을 가지고 꾸준히 지키면 되는데 맘이 오락가락하니 어렵고, 무엇보다 제 맘속에서 이런 요구를 들을 때 맘속에서 불쑥하고 화가 쏟구칠 때가 있다는 거에요. 그럼 자제하지 못하고 아이한테 기분 나쁜 감정을 드러낸답니다. 그러고 나서 스스로 이러면 안 되는데 싶어 맘이 불편하구요. 저는 어릴때 무언가를 맘껏 사본기억이 없는 거 같거든요. 항상 아끼고 꼭 필요한 것만 샀다는 생각이 들어서. 쩝~ 그리고 인내심이 부족해지는 것 같아 아이를 망치는 게 아닐까하는 두려움도 살짝 듭니다. 육아에서 아이를 잘못 키우면 어찌될까 하는 두려움과 나보다 잘되길 바라는 욕심 이두가지만 없애면 잘 되리라고 했는데 역시나 쉬우면서도 어렵네요...ㅋㅋ 넉두리임다.
그리고 이렇게 사온 것들 호기심이 있어서 겠지요. 끌어줘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돼요.
큰형아가 있어서 형아하는 건 다 하고 싶어 하는데 최근에 블루마블, 포커, 실로폰, 이런 것들 관심있어 할 때 놀아주고 싫어할 때까지 해줘야하는 거 맞지요? 그런데 저도 잘 모르고 놀아줄 시간도 마땅찮고 해서 그냥 호기심이 단순 관심으로 지나쳐버린답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한마디 부탁해요....
[ 닉네임: 붙들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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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들맘님.
아이가 사달라는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 합니다.
첫째는 사 주는 것을 통해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는 엄마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사주는 것을 아이는 사랑이라고 보고 있는 것 입니다. 상담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어릴 때 부모님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말하는 어머님에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랑 받았는가를 물어보면 자신에게 무엇을 사주었다고 말합니다.
이는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은 아이 말에 귀기울여주고, 아이 감정에 공감해주고, 아이와 놀아주고, 아이와 함께하는 것이지요. 아이는 물건을 받으면서 엄마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물건으로 대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를 엄마는 주목 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는 어머님이 억압한 것을 아이가 표현하고 있는 것 입니다. 이것은 어머님이 어릴 때 무엇을 사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는 표현에서 알 수 있습니다. 어머님은 사본 기억이 없기에 아이가 사달라고 요구하면 어머님의 내면 아이는 질투가 나지요. 불쑥 화가 난 다는 것이 그 말입니다. 어머님의 내면 아이가 화가 나면 어머님 내면에 긴장이 높아지기에 아이는 그 긴장을 느끼게 되지요.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어머님의 긴장을 밖으로 배출할 계기를 만들게 됩니다. 그것이 무엇을 사달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어머님은 자신의 불안을 느끼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불안이 정확하게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를 가슴으로 느끼지 못하기에 넉두리라는 표현을 했습니다. 그 불안이 사라져야 아이는 물건을 사달라는 말을 안 하게 될 것 입니다.
짧은 글로는 심층적인 무의식의 기전을 다 설명할 수 없네요. 시간을 가지고 공부하시라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