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리 아기 32개월이 넘었네요.

푸름아버님 책을 읽고 실천하고자 노력했고 도움도 많이 되었습니다.

우리 아기는 기차를 무척 좋아한답니다. 블럭놀이에서도 바퀴부터 붙이고 보는. 언어발달은 빠른 편인데 신체발달은 느립니다. 겁이 좀 많아 소파에서 뛰어내리는 행동 같은 건 안합니다. 대체로 좀 느린 아이입니다. 문화센타 같은 곳에서 수업을 해도 절대 엄마 품을 떠나지 않는 그런 아이입니다. 상담내용은

1. 책읽기가 휴식기인지... 책읽기를 어떻게 지도해야할지 입니다.

토마스와 친구들 시리즈를 구입해주었을 때 당장 달려가 보지는 않았지만 매일 그 책만 읽어 달랬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반복은 그리 하지 않습니다. 반복하는 수준은 그 자리에서 2번을 계속 보면 많이 보는 것이고 다음날, 한번씩 정도였습니다. 매일 매일 좋아하는 책을 한번씩만 보는 반복이였습니다. 토마스책도 그런 식이였는데 이것도 시큰둥해져서 매일 밤 읽어달라고 하는데 집중하지 않습니다. 내용은 다 알고 놀이에서도 응용하며 놉니다. 다른 책들은 놀다가 한권씩, 예전에 읽었던 책들만 가져옵니다. 새 책은 내가 읽어줄까? 하면 좋아, 싫어하며 의사를 표현하지만 대체로 잘 안 읽으려 한 것 같아요. 새 책도 읽어줄 때는 별 반응 없이 듣고 있습니다. 이 책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그런데 엄마와 놀다가 갑자기 그 책에 있는 내용을 가지고 장난을 칩니다. 그러면서도 계속 읽어달라 꺼내오지 않습니다. 우리아이가 어느 상태인지 이해가 잘 안 되요.

2. 한글읽기입니다.

푸름아버님 말씀처럼 한 90%는 아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1, 2년을 그냥 보낼까 두렵기도 했나봅니다. 처음엔 조건도 걸어보고 했는데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아 그만 두고 쉬운 책 가져다 한 줄씩 읽어보자 하기도 하면 한두 글자 틀리고 읽습니다. 아는 글자도 틀릴 때 있고 몰라 보이는 글자도 읽기도 하고. 제 생각엔 내용을 봐서 대충읽기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가리킨 글자는 건너뛰고 다음글자를 읽는다던지(성격이 급한 건지)...혼자서 책을 볼 때가 가끔 있는데 글씨는 제목정도만 읽고 그림만 보더라구요. 글씨를 별로 읽으려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데 벽이나 외부에 글씨가 써있는걸 보면(길지 않는 것) 읽어보려 하고 읽고 좋아라 합니다. 책을 그리 좋아라 하지 않아서 그러는 건지 책을 읽으려하지 않으니 답답합니다. 제가 보고 있는 육아서를 뺏어들고는 자기가 읽어준다며 책장만 넘기다가 큰 글씨는 한번정도 읽어줍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3. 몰입의 문제입니다.

제가 뭘 잘못했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3,4시간씩 집중하는 것이 없습니다. 하루 종일 블록 가지고 놀기는 하지만 블럭도 만드는 것 잠깐이고 그걸 가지고 노는데 한참을 합니다(기차 만들기). 그러다 기찻길이 있는 기차가지고 와서 놀다가 하는데 엄마 없이는 별로 하려하지 않습니다. 제가 설거지할 때나 혼자 놀고 제가 쉬려하면 항상 같이 놀아야합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뭘 하든 집중해서 혼자서 잘 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별로 개입하려하지 않고 제책을 읽는다던지 따로 놀려합니다. 그래서 집중을 덜할까요? 아이가 몰입하는 내내 바라보며 개입도하고 그래야하나요? 찰흙놀이도 저랑 같이하면 오래하지만 혼자하면 금방 그만 둡니다. 저랑 하는 것도 몇시간 되는 것도 아니고 길어야 한 시간입니다. 제가 통제를 많이 해서 그런가요? 떨어뜨리지 마라등의 잔소리--;; 몰입시키는 방법을 좀 알고 싶습니다.

4. 발달 상태입니다.

엄마에 그리 집착하지 않는다 생각했었는데 요즘 생각해보면 엄마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아요. 엄마 없으면 놀지 않습니다. 더 어렸을 땐 그러지 않았는데. 문센수업 때도 엄마 품을 떠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고 수업 끝나고 밥을 먹으면 아이들은 빨리 먹고 자기들끼리 노는데 우리경태는 엄마 옆에 있습니다. 아이들과 잘 놀지 않네요. 말은 친구들 이름얘기해가며 들먹이지만 정작 아이들이 모여 있으면 같이 잘 놀지 않습니다.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혼자 노는 것만 익숙한 것인지. 일대일은 잘 놀지만 여럿이 어울리는 것은 싫은지. 아이가 주로 친구에 대해 하는 말은 누구는 공룡 좋아하지. 누구는 기차 좋아하지 그런 얘기들. 낯선 사람에게도 수업하는 거 있다고 자랑하고 신발에 불들어 온다고 자랑하기도 하지만 정작 자기또래나 어려보이는 아이한테는 시비를 거느라 바쁩니다. 내 엄마야. 내꺼야. 다른 아이가 아무행동도 안하는데 말이죠.

5. 소변가리기입니다.

대변은 24개월쯤 가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유난히 소변만은 아직도 그냥 쌉니다. 가뭄에 콩나듯 가끔 엄마 쉬라는 말을 하는데 그건 기적과도 같습니다. 바지에 그냥 쉬합니다. 대변을 가리니 기저기 채우기도 그렇고 소변도 제가 데리고 가면 하는 식이라서 바지만 입습니다. 좀 뭐라고 하면 아기처럼 바지에 계속 쉬할 거라고 합니다. 도대체 왜 소변을 가리지 않는 걸까요?

엄마는 게으르고 편한 것만 찾고 아이는 자꾸 엄마에게 놀아 달라하고.

엄마는 아이가 스스로 잘하기를 바라고.

참 부족한 엄마입니다. 도와주세요.

                                                                                                                 [닉네임: 선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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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혜지님.

여러 가지가 섞여 있어 분명하지 못한 느낌 입니다. 전반적으로는 엄마가 아이의 감정을 읽는 것이 어려워 아이의 경계를 침입하기도 하고, 아이가 빨리 독립하기를 바라기에 아이가 충분히 의존욕구를 채우지 못한 것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이는 신중하고 조심성이 많은 것 같네요. 엄마가 생각 한 것보다 발달이 빠른 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1. 엄마가 책을 읽어주면 아이는 들었습니다. 놀이에 응용한다는 것은 듣고 완전히 이해한 정도 이지요. 아이가 집중하지 않을 때는 그 내용을 알고 있어 신선하지 않거나 아이가 다른 것을 하고 싶을 때 책으로 들어간 경우 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이가 기차를 좋아 한다면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주어 더 좋아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 합니다. 그런 면에서 아이의 능력에 맞는 적절한 책이 주어졌는지 살펴보세요.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읽히고 싶은 책을 주면 아이는 자기 주도적으로 책을 찾아오지는 않습니다. 이 경우는 엄마의 마음이 급해 아이의 경계를 침범할 우려가 있습니다.

2. 아이는 한글을 알고 있습니다. 아이는 자신이 글을 읽고 있다는 것을 다양한 방법으로 엄마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벽이나 외부의 글을 읽거나, 엄마가 짚는 것을 넘어서 다음 글자를 읽는 것이 그것 입니다. 그런데 엄마 마음에는 책을 읽어야만 읽는 것이라는 틀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아이는 엄마가 책을 읽고 있는지를 무의식에서 감시하고 있기에 책은 안 읽으려 합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기뻐하세요. 벽의 글을 읽을 때 칭찬해 주세요. 틀린 글에 마음을 쓰지 말고 아는 것을 기뻐하면 책도 읽으려 할 것 입니다.

3. 32개월 아이에게 어른의 집중을 요구하는 것은 아닌지요. 아이가 혼자 놀기 위해서는 엄마와 충분히 하나가 되어 의존욕구를 채워야 하는 시기를 거쳐야 합니다. 의존욕구를 채우지 못한 아이는 엄마와 떨어지기 어렵습니다. 엄마는 아이가 독립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 독립은 엄마가 어린 시절에 경험한 것을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먼저 살펴보세요. 만일 님의 부모님이 님을 어린 시절에 기관이나 다른 곳에 맡겨 키웠다면, 그래서 님이 무의식적으로 버림 받았다고 느꼈다면 자신이 버림 받았던 것을 아이에게 그대로 재현 할 수 있습니다. 그 경우에는 진정한 독립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과독립을 독립이라고 착각하지요. 과독립된 사람의 내면에는 채워지지 않은 의존욕구가 있습니다. 아이는 엄마의 의존욕구를 충족시키려 엄마에게 매달리게 됩니다.

아이가 몰입하기 위해서는 아이 마음이 편안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엄마의 마음이 편안해야 아이 마음도 편안 합니다. 지적 받고 통제 받은 아이는 불안 합니다.

4. 아이의 소유욕이 충족되지 않았습니다. 이 질문은 3번 질문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엄마가 자기 것이라는 주장은 소유욕을 채우는 과정입니다. 다시 말하면 의존욕구를 채우는 과정이지요. 충분히 의존욕구를 채워 주세요. 아직 그 나이에는 여럿이 잘 놀 정도로 놀이기술이 발달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개별적으로 따로 따로 노는 것이 정상입니다.

5. 아이가 바지에 쉬를 하는 것은 엄마에 대한 분노의 표현 일 수 있습니다. 아기처럼 쉬 할 것이라는 말이 그 말입니다. 엄마는 무의식적으로 아이가 독립하기 위해 채워야 할 욕구를 부정 할 수 있습니다. 분노는 자신을 지키는 감정 입니다. 자신의 욕구가 부정당하면 분노가 일어납니다. 그러나 엄마는 자신의 생명을 좌우하는 사람입니다. 엄마에게 분노 할 수 없기에 가장 정당한 방법인 쉬를 하는 것 입니다. 생리적인 현상에 대해 엄마는 뭐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잘하려면 아이를 엄마가 믿어 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