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겨울부터인가 공룡을 좋아해서 공룡에 빠져 들기 시작했습니다.
4살 때 동생이 생기고부터는 혼자서 공룡들하고 애기하면서 엄청 오랜시간을 놀았습니다.
그러다가 누가 한반도의 공룡을 추천해서 애를 보여 줬는데 처음엔 무섭다고 안본다고 해서 한두 달 지난 후 식구들하고 모두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뒤로 공룡처럼 소리 지르고 쿵쾅 쿵쾅 거리고,
그러다가 5살이 되면서 관심이 우주로 옮겨가면서 공룡은 좀 시들해 지더라구요.
근데 이제 다시 6살이 되면서 공룡들 꺼내서 4살 때처럼 혼자 놀기도 하고, 그동안 통 안 보던 공룡 책들도 다시보고,,,
그런데 문제는 자기는 육식공룡이라면서 동생한테 자꾸 위협을 하네요. 뒤에서 갑자기 넘어 뜨리기도 하고, 갑자기 덥석 안기도 하고,,, 그러면 둘째는 또 "형아" 하면서 꽥 소리 지르고, 울기도 하고,...
공룡뿐만 아니라 자연 다큐멘터리도 포악한 육식동물이 먹이사냥 하는 것만 좋아하고, 곤충이나 다른 것들은 안본다고 하고, 주로 오우 5시쯤에 뉴스 끝나고 하는 동물의 세계를 많이 봤는데, 가끔 사자나 호랑이나 제규어 치타 등 맹수들이 먹이사냥 하는 걸 본거 같습니다.
그러더니 이제는 제규어처럼 네발로 뛰어다니고, 동생이랑 같이 제규어 흉내 내자고 하고,
블럭 놀이를 하다가도 전쟁이 났다고 하면서 다 부셔버리고, 총을 막 쏜다고 하고, 폭탄 떨어진다고 하고,,,
참, 한숨도 나고 난감합니다...
너무 공격적인 거 같고, 뭔가 정서적인 게 문제가 있나 싶기도 하고...
사실 둘째가 생기고 나서는 엄마가 책 읽어 주는 거 외에는 같이 놀아주기는 전혀 하질 못한 거 같습니다,,
같이 놀면서 좀더 순화를 시키면 나을까요????
어떤 방법으로 놀이에 어떻게 같이 참여를 하면은 좋을까요???
[닉네임: 수민수현 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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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민수현맘님.
글을 읽으면서 어릴 때의 푸름이 행동이 오버랩 되네요. 푸름이도 그렇게 으르렁거리면서 몇 년을 공룡이 되어 살던 때가 있었습니다. 몇개월이면 봐줄만 하지만 몇 년을 그러면 아무리 아이를 믿는 마음이 강해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걱정이 올라오지요.
그런 몰입의 시간이 있었기에 푸름이가 고등학교 3학년 때 "공룡박물관"을 쓸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육식공룡 흉내를 내는 것은 공격적인 행동은 아닙니다. 동생을 물기도 하지만 그것은 아직 힘 조절을 할 만큼 운동신경이 발달하지 못해서 입니다. 원래 의도적으로 동생을 괴롭힐 마음은 없습니다.
블록놀이를 하면서 부수는 것도 상상력이 발달하는 과정 입니다. 원래 만드는 것보다는 부수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부수는 것도 창의적인 활동 입니다. 만들고 부술 줄 알아야 균형을 이룹니다. 쥐고 놓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지요. 쥐는 것만 배우는 아이는 긴장 하면서 인생을 살 갑니다. 놓는 것만 하는 아이는 인생을 덧없이 허비 할 수 있지요.
아이는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둘째가 생기고 난 후에 엄마를 빼앗긴 것도, 외로움도 잘 극복하고 있네요. 아이는 부정적인 감정(방어감정)도 억압하지 않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엄마도 으르렁거리면서 아이와 함께 노세요. 다만 동생이 다치지 않도록 힘 조절을 하는 것만 대화를 통해 알려주세요. 그러면서 엄마 자신 안에 억압되어 있는 분노도 함께 푸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