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기 바쁘고 힘들어 육아에 힘쓰지 못하니 아이가 너무 불쌍합니다.
할 수 없이 주3회 책읽어주는 선생님을 모시고 있답니다.
아이가 지금 읽기 독립을 시켜 주어야 하는데
읽기 독립도 책의 바다도 요원한 것 같습니다.
근데 그 선생님이 최근 아이가 책을 읽을 줄 아는 것 같다 싶으니 아이에게 읽으라고 하드라구요. 아이가 목 아프다고 켁켁 댈 때까지요. 그리고 대애충 말 몇 마디하고 묻고 1시간 반이 이큐의 천재들 두 권쯤 읽나 싶어요. 도중에 쉬는 시간이 20여분 지나기도 하구요
그래서 그만 오시라고 하고 싶어도 대안이 없기에 어쩔 수 없습니다.
제가 퇴근하고 집에 오면 전 병자가 돈벌이 나가 과로 속에 살기 때문에
아이들 아이에게 눈 맞추고 웃음 지어주는 거 말고는 말 한마디 할 기력이 없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대안이 있긴 해요, 그곳은 보내본 적이 없긴 해요
집 앞에 책 읽는 방이 있고 웅진 책을 중심으로 단계별로 독서상황을 점검해 주고 있는 곳 이예요. 책을 읽어주는 곳이 아니라 모여서 권장도서를 읽고 검사를 받는 곳이예요
현재의 책 선생님과 책 읽는 방 두 군데 중에서 한 군데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느 쪽이 좋을지요
간절히 답변 부탁드리겠습니다.
13년 전 푸름이 영재로 키우다 라는 책부터 비디오 테잎, 오디오 테잎 죄다 구입했지만
결론은 실천이 안 되어 전전긍긍인 늘고 병든 어미의 호소입니다.
[닉네임: 팔방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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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방미님.
늙고 병든 어미의 호소라는 말에 마음이 아픕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싶지만 그것조차 힘들군요. 아이에게 눈 맞추고 웃음지어 주신다면 그것으로도 아이는 엄마의 사랑을 느낄 것 입니다.
사실 책을 읽어주는 것은 아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 입니다. 선생님이 오셔서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면 그것이 좋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렇지는 않는 것 같네요. 먼저 아이와 선생님 사이에 친밀감이 있는지를 살펴보시고 아이의 의견을 들어 보세요. 아이와 선생님 사이에 친밀감이 있다면 무엇을 읽고 검사받는 것보다는 선생님과 자연스럽게 놀면서 배우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강요한다면 책읽기가 사랑의 표현이 아니라 오히려 배움에 대한 호기심을 손상 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가 책 읽는 방에 가서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자기마음대로 읽을 기회를 주세요. 진도나 검사에 연연해하지 마시고 그림을 보던 만화를 보던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읽게 해서 아이의 내부의 힘을 길러 주세요.
어머님 내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믿으세요. 불안의 목소리가 아니라 어떤 것이 좋겠다는 선택의 목소리 입니다. 선택했다면 전전긍긍 하지 마시고 아이를 믿으시기 바랍니다.
하루라도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