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만40개월이 되는 여아를 둔 지민엄마입니다.

작년에 푸름이닷컴을 알고 구름과 지하세계를 오고가는 정신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언젠간 지상으로 안전히 착륙하는 날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

그래도 푸름이닷컴을 알아 다행이고 행복에 가깝습니다..*^^*

저란 사람이 원래 예민하지만 섬세함이 잘려나가서 섬세히 자세히 예시까지 들어 설명을 들어야 이해가 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 하는냐는 것인데, 제가 몇 번의 상황을 겪은 후엔 지민이를 위해 어떻게 방어를 취할지 준비를 해놓은 점이긴 하지만그래도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 있기에 질문 드립니다.

푸름이닷컴을 모르거나 육아에 관심을 갖더라도 아이의 감성에 관해 깊은 이해 없는 그런 사람들이 지민이에게 (그들이 생각하기론 지극히 일반적이고 상식적이라 잘못인지 인지조차 되지 않는, 하지만 '천재가 되는..' '아이 마음속으로'..등등 푸름이 육아서를 읽은 저에겐 절대 용납되어서도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이라 말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을 말합니다) 딱히 잘못하는 상황은 아니나 엄마인 저는 그런 상황에서 지민일 지켜내야 하는 상황이 종종 옵니다.. 가령 ".....하면 나쁜아이야..", "에비..귀신 나온다 호랑이 나온다~ 어서 들어가자~", "엄마 말 안 들으면 .....돼(<- 지극히 비과학적인 상황의 도출...)"

제가 중간에 제지가 가능한 경우 “지민아, 네가 착한 아이가 되지 않을까봐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 마찬가지로 나쁜 아이가 될까봐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 넌 그냥 너야” 라고 말해줍니다. (그러나 지민이가 착한 아이라고 칭찬받고 싶어 하면 그렇게 칭찬해주긴 합니다. 아주 가끔 그렇게 칭찬받고 싶어 할 때가 있더라구요..)

하지만 그런 상황이 계속적으로 있게 되면 지민이에게 어른들에 관한 부정적인 생각이 심어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엄마가 그렇게 말해주는 게 방어적으로 들리게 되고, 결과적으론 부모 외의 어른의 권위나 의식은 부정해도 괜찮은 것이라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요?

얼마 전 문화센터 수업에서 지민이가 이빨 교정중인 미술선생에게 이빨에 그게 뭐냐고 질문하니 선생이 하는 말씀이 엄마 말 안 들으면 자기처럼 이빨이 삐죽삐죽하게 나서 이빨을 교정해야 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제 가슴이 순간적으로 갑갑해지며 그 자리에서 선생의 권위를 부정하는 것이 될까봐 지민이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나중에라도 지민이에게 교정시켜 주질 못하고 있었는데 지민이가 언급을 하는 것입니다. "미술 선생님이 그러는데..엄마 말 안들으면 이빨이 삐죽삐죽하게 난데..난 엄마 말 잘 들을꺼야.." 순간 제가 한다는 말이

"선생님 거짓말쟁이야~ 엄마 말 안 듣는다고 이빨이 삐죽삐죽하게 나진 않아. 그건 어른이 아이를 편하게 다루기 위해 한 말이야~" 라고 말해버렸는데, 말하곤 곧 후회하고 말았습니다. ㅠㅠ 선생껜 다음 시간에 나의 육아는 비과학적인 언급을 하지 않으니 내 아이에게 그렇게 말 하는 건 자제해 주십시오. 하면 되지만 비슷한 상황이란 게 늘상 오게 마련이고..

질문1)

위와 같은 상황에선(선생이 지민일 붙잡고 ‘엄마 말 안 들으면...’하며 비과학적이지만 좋은 의도(라고 단정 짓기 싫지만...)의 언급을 할 경우 그 순간 당장 어떻게 조치해야 옳은지, 만약 선생의 권위를 일단은 인정해야 한다면 나중에 지민이에게 어떻게 교정시켜 줘야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근래 양육쇼크를 읽었는데 아이의 거짓말은 어른의 거짓말로부터 출발된다고 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어른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엄마 아빠는 한번도 제대로 저를 지켜준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수치심도 많이 느꼈고 어른에 대해 분노에 가까운 감정도 가졌고 아니 분노했고 어른을 부정했고요. 그러다 어린아이의 순수한 인정의 욕구로 내 자신 찢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걸까요? 제가 너무 민감하게 구는 건가요? 시댁에 시부모님이 하시는 착하다~ 말씀은 그닥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어차피 자주 보지도 못하긴 하지만 노인분들 원래 그러시니까요..

질문2)

지민이가 요즘 라면을 먹으면 “라면이 뭐래?” 밥을 그릇에 담으면 “그릇이 뭐래?”, “젓가락이 뭐래?”, “숟가락이 뭐래?” .....“(무생물) 머래?” “머래?” “머래?” 질문을 많이 합니다...원랜 책을 보면 그림을 보며 등장인물들이 뭐래? 얘가 뭐래?란 질문은 많이 했는데사물로 상상놀이를 하는 걸까요?

                                                                                                            [닉네임: 지민사랑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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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사랑가득님.

경험에서 우러나온 고민이네요. 저는 님의 고민이 민감하게 군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상에서 늘 경험하는 문제 이지요.

엄마가 진실을 이야기 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권위가 무너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을 어떻게 규정하느냐는 조심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 합니다. 선생님은 거짓말장이야 라고 말한 다면 다른 사람에 대한 불신을 줄 수는 있습니다.

지민이가 착한 사람이 되겠다는 말을 한다면 그 아이의 말을 인정해주세요. 그리고 선생이 그런 말을 할 때는 어떤 의미로 한 것이고 그것에 대해 엄마는 다르게 생각한다는 말을 해주세요. 누가 틀렸다 맞았다는 흑백의 논리가 아닌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아이가 배우면 아이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게 되지요. 이는 엄마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의 권위를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아이가 상처받는 순간이 있습니다. 남에게 모욕을 당하거나 폭력에 노출 되거나 바보라는 놀림을 당하거나 집단으로 왕따를 당하는 순간에는 분명하게 아이를 지겨야합니다. 아이가 상처를 당하는 것을 보면서 엄마가 자신의 이미지 때문에 상처받는 것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해주지 못하면 아이는 수치심을 내면화시키면서 낮은 자존감을 가지게 되지요. 그런 상처받는 순간을 최소화 시키는 것도 엄마의 지혜 이지요.

착하다는 말은 아이가 욕구를 감추고 거짓자아를 가지는 것에 일조하면 문제가 되지요. 그러나 배려깊은 사랑을 받은 아이들은 진짜 착하지요. 선량 합니다.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남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배려할 수 있지요. 아이가 착한 행동을 했을 때 착하다고 인정하는 것은 존재를 사랑하는 긍정 입니다.

질문이 많아지는 시기네요. 상상의 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네요. 그 시기의 아이들은 사물도 살아 있다고 믿습니다. 그 믿음이 자연스럽게 발달하도록 도와주세요. 그렇게 상상이 발달하면 창의력도 함께 발달 하지요.

아이들은 건강 합니다. 엄마가 말과 행동으로 진실을 말하면 아이는 다른 사람의 거짓을 분별하는 힘도 강해지고, 다른 사람이 주는 상처에 대응하는 힘도 강합니다. 그래서 오죽하면 엄마를 그 아이의 운명이라고 표현할까요. 세상의 모든 부정적인 것을 엄마가 다 막아 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엄마가 그 부정적인 것에 대응 할 힘을 아이에게 길러줄 수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