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희 아이와 얘기 나누다가 너무 충격 받았습니다.
저희 아이 5살이구요. 저두 푸름이닷컴을 알게 되고 책을 많이 사줬어요.
아이가 흥미 있어 하는 책도 있고 싫어하는 책들도 있죠.
책을 많이 읽으면 아이들 사고력이나 언어발달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알고 있었어요.
근데 저희 아이 또래친구들에 비해 책을 작게 읽은 편이 아닌데 또래아이들에 비해 표현력이 너무 없습니다. 성격인가보다 라고 생각하고 그래도 계속 책 읽어줬는데요.
어제 저희 아이에게 책 읽어주면서 엄마 목소리 잘 들리냐고 했더니 잘 안 들린다네요. 감기 걸려서 코맹맹이 소리였죠. 평소에 엄마가 책 읽어줄 때 엄마 목소리 잘 안 들렸냐고 그랬더니 잘 안 들렸다고 하네요. “그럼 안 들린다고 얘기하지 그랬어, 그럼 넌 그림만 본거야?” 그랬더니 그림만 봤다고 하네요. 그래서 대화를 나눈 끝에 자기가 정말 재밌는 책만 엄마 말소리에 귀 기울여서 들으며 읽었고 나머지는 그림만 봤던 거에요. 그러니까 자기 흥미도에 따라 선택적으로 아니면 상황에 따라 책을 읽었고 나머지는 저 혼자 제가 책 낭독 했던거였죠. 정말 머리에 뭐 맞은 것 같았습니다.
저희아이 54개월이니까 4년 반을 그렇게 살았었는데요...
제 성대가 약한 편이라 성대결절 초기상태구요.
표현력이 약하다는 걸 성격으로만 간주했던 저의 잘못이겠죠.
그래서 이제부터 책 안 읽어줍니다.
아이가 정말 읽고 싶어 하고 읽어달라고
애원하는 책만 자기가 빼내오면 그것만 읽어줍니다.
그리고 꼭 확인합니다. 책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 대화를 나눕니다.
예전에도 책 읽으면서 대화는 나눴지만 더 강화해서 대화를 나눕니다.
대신 얘기를 많이 해주고 되물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이에게 오늘 간단한 얘기를 해주고 엄마가 뭐라고 그랬지? 하고 물었더니 모르겠다고 합니다. 엄마의 말에 집중을 하지 않는 거죠. 이건 사회성과도 관계되는 문제겠다 싶어 듣기와 말하기를 연습시키기로 했습니다. 엄마가 무슨 말을 했는지 다시 물어보고 잘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거기에 대해 확장하는 대화를 나누고 자기 입으로 말하기를 시키는 언어화 훈련을 시키기로 다짐했습니다.
저의 판단과 생각과 다짐이 잘못된 건가요?
아이가 도리어 역반응을 나타낼까요?
말하기를 시키니까 첨엔 싫어 그러면서 스트레스 받더니 좀 지나니까 말하려고 노력하더라구요. 나름대로 생각표현 의사표현도 잘 하구요. 근데 말하는 게 힘들었는지 책 읽는 양을 평소의 배 이상 줄이고 쉰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4년 이상 아이에게 책 읽어준 게 저희 아이의 언어발달에 영향력을 많이 미치지 못 한 것 같아 허송세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 읽기와 언어발달 얼마나 영향력이 있으며 올바른 언어발달로 이르게 하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닉네임: 똑똑한서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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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서준맘이님.
책읽기가 표현력을 저하시키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엄마의 일방적인 책읽기가 된다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푸름이교육법에서는 책은 대화의 매개물이라고 표현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와 다양한 대화를 나눌 수 있기에 그런 표현을 하지요.
대화를 나누려면 아이의 말을 엄마가 경청해야 하고 아이의 표정과 눈빛을 잘 살펴야 합니다.
성대 결절이 있을 정도로 책을 읽어 주었지만 몇 년이 지난 후에 아이가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면 책이 대화의 매개물이 아니라 엄마의 욕심에 의해 일방으로 이끌어 간 것이 아닌지를 돌아 보셔야 합니다. 엄마가 일방으로 이끌어 간다면 아이는 자신을 표현할 기회를 갖지 못 합니다. 이는 단지 책읽기에서만 일어난 현상인지 아니면 일상에서 늘 일어나는 것인지도 돌아보세요.
책읽기는 엄마의 사랑을 표현하는 사랑의 책읽기가 되어야 합니다. 엄마와 아이가 책을 함께 읽으면서 사랑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면 아이가 그림을 보면서 사고를 확산시키고 창의력을 기른 과정은 의미 있는 시간이지 헛된 시간은 아닙니다. 그러나 엄마의 생각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에게 지식을 주어야 한다는 것에 고정 되어 있다면 그 시간을 헛되다고 규정 할 수 있습니다.
엄마가 아이와 나누는 대화도 일방적인 확인이고 학습이 아닌지 고민해 보세요. 확인하는 과정에서 엄마의 사랑은 조건에 걸릴 수 있지요. 그렇게 확인하는 과정이 계속된다면 처음에는 엄마의 사랑을 받기 위해 따라 갈지는 모르지만 어느 한계를 넘어가면 아이는 엄마와의 대화 자체를 거부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책 자체를 싫어 할 수도 있지요.
아래의 이뿌니78님의 댓글 - 육아서나 인터넷정보로는 책읽기가 아이들 표현력을 오히려 저하시킨다고 하던데요. 푸름부모님은 대화도 많이 하면서 책도 많이 읽혀서 부작용은 없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을 자세히 읽어보면 엄마의 욕심에 의한 책읽기는 아이의 표현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행간의 숨은 뜻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런 표현을 님은 책읽기가 표현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받아들여 책읽기를 줄여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마음이 드네요. 만일 이런 이분법적인 사고 패턴이 아이에게 적용되었다면 책을 읽는 과정에서 아이는 감정에 상처를 받을 수 있고, 그 무의식적인 정서적 상처를 치유하는데 에너지를 쓰느라 엄마의 말에 집중하기 어려울 수 도 있습니다.
아이의 언어 발달의 첫걸음은 엄마가 아이의 말을 온 힘을 다해 듣는, 그리고 그 말 뒤에 숨어 있는 의미와 감정을 읽는 경청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