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강요 안 해도 책과는 친하게 지냈으면 절실히 바랬던 엄마예요
저희 아가는 내일로 11개월 되는 아가네요
정신 사납게 책을 막 사드린 것도 아니고 강요를 한 것도 아니예요.
푸름이 까꿍책 전집으로 시작해서 잘 읽기를 바라는 맘으로 그렇게 시작 했는데
물고 빨고.. 어릴 때는 그랬으니 어려서 그러려니 했죠.
근데 돌이 코앞에 다가오니 조금 조바심이 나네요. 욕심이라고 해야 하나요
시누 아가는 2살 남자 아이인데 성격은 못돼고 이상해도 잠자리 수면교육은 정말 잘 되어 있더라구요. 잠잘 때 되면 이불에 딱 누워서 엄마가 책 읽어주면 스르르 잠이 들더라구요.
그런데 제 아이는 안아서 재워야 잠드는 안 좋은 잠버릇이 있어서 요즘 수면 교육 중입니다. 누워서 책읽어주면 스르르 잠이 드는 아가처럼 저도 그렇게 너무나 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요?
낮에도 책장 앞에 앉아 아가에게 책을 보여 주면 아기는 제가 보여 주는걸 대충 넘기듯 보는 척 하다가 3초 후 다른 책들을 꺼내기만 합니다. 가끔 책을 열어서 넘겨보기도 하지만 그것도 이내 실증을 내지요. 무릎에 앉혀서 잘 읽는 엄마와 아가들이 많길래 제 무릎에도 앉혀 읽혀도 보지만 금방 실증을 내고 밀어냅니다.
11개월 아이들이 원래 다 이런 건지, 아님 저희 아기가 책에 관심이 없는 건지
읽어주는 사람도 들어주는 사람이 관심을 보여야 열정이 생기는데 읽어주다가도 애가 딴 짓하니까 매일 읽어주다 말다 이런 반복이 계속 되네요. 오히려 역효과가 일어날 것 같아요
그리고 책을 주길래 읽어 달라는 거 같아서 읽어주면 또 다른 책을 주고 또 다른 책을 주고 읽어주면 딴청하고 이건 왜 그러죠?
책과 친해지고 아이에게 어떻게 읽어줘야 책을 좋아하는지 좀 알려주세요.
그리고 지방으로 시집 온지 얼마 안돼서 아는데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어서 매일 딸과
둘이 집에 있는데요. 11개월 아기와 뭘 하고 놀아줘야 하는지요.
[닉네임 : 날콩이]
날콩이님.
아이를 키우면서 명심해야 할 것은 내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않는 것 입니다. 누구처럼 키운다는 것은 그 아이의 고유함을 부정하는 것이지요. 엄마가 말은 안 해도 아이는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당한 것이기에 훗날 자신을 찾기 위해 수많은 날들을 눈물로 보내야 합니다.
날콩이님 내면에는 또한 비교당한 존재가 있네요. 그래서 돌이 다가오는 아이에게 조바심이 나게 되지요. 아이를 키우는 것은 방법이 아닙니다. 엄마가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 해주느냐의 문제이지요. 누워서 책을 읽어주면 잠드는 아이는 부모에게 편한 아이지요. 자연스럽게 그러하다면 엄마는 편하지요. 그러나 엄마의 틀 안에서 착한 아이로 그렇게 만들어 졌다면 훗날 아이는 그 댓가를 치루어야 합니다.
두번째 질문도 첫번째 질문과 같은 선상에 있네요. 왜 엄마가 원하는 데로 안 따라 오는가에 대한 질문이네요. 아이는 엄마와 놀고 싶네요. 그런데 엄마는 책을 읽어줄 때 아이가 딴청을 부리는 것에 관심이 집중 되어 있네요. 우리가 우리 자신 안에 사로 잡혀 있으면 다른 사람의 감정과 욕구를 알아차리기는 어렵습니다. 산에 갈 때 우리 문제가 심각하면 까치가 울어도 듣지 못하지요. 어느 순간 까치가 울고 있는 것을 알게 됩니다. 까치는 애초에 우리가 산에 올 때부터 울로 있었습니다.
아이가 그렇게 책과 노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그러다가 자기가 좋아하는 책에 점점 집중하면서 집중기간은 점점 길어 지지요.
아는 사람 없이 아이와 둘이 집중하는 시간이 아이에게는 행복의 순간이면서 잘 성장 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될 수 있습니다. 외롭고 힘든 환경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 환경이 축복이 될 수 도 있지요. 아이가 어떻게 성장 하는 지 배워가면 아이를 키우는 것이 행복의 시간이 될 것 입니다.
엄마의 열정은 아주 중요 하지만 그 열정이 아이에게 강요가 되지 않도록 조심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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