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닷을 알게 되고, 배려와 사랑으로 아이를 키우려 노력도 하고, 아이의 눈빛을 쫒으려고도 노력하고 있다 생각했지만, 그렇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아직도 이런저런 충고에 흔들리기도 하고, 제 스스로 아이에게 순간순간 욱~하며 화를 내고 있는 것을 보며는요...
너무도 사랑스러운 내 아이를 보며 순간순간 행복해 하면서도, "지옥 같은 하루하루~"라 표현하였던 것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아버님 덕분에 크리스마스는 아이를 맘껏 사랑해주며 이해해주려 노력하며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친정어머니는 참 여리신 분입니다. 장녀인 저를 포함 4남매를 키워 오시면서, 아직도 눈물이 많으신 분이고, 저 또한 그렇습니다. 며칠 전에 엄마에게 여쭤봤습니다~ 혹시 저를 혼내 킬 때 "나가~"라며 혼내 킨 적이 있는지..ㅎㅎ
엄마는 그런 적은 없는 것 같다며 가물거리는 기억을 더듬어는 보시던데요. 동생들이 많고, 어려부터 혼자 알아서 하는 게 많았던 저는 서러웠던 내면아이가 있는 듯도 합니다~
아버님 답변을 읽고, 나름 반성이며 자기 제어를 하는 중인데도, 오늘 새벽2시처럼 또 코가 막힌다며 짜증부리다가 이내 발버둥치며 울고, 발로 차며 "엄마 나가~"라며 버둥거리는 아이, 낮잠을 자고 깰 무렵 눈이 부시다며 짜증부리고 이내 "엄마 나가~"라고 격분하며 우는 아이는 정말이지 감당이 어렵습니다..
자기 전에 감기약을 먹였고 면봉으로 코를 좀 파줄까 하는데도 싫다하고 (아이를 재우다가 가습기를 틀고 자는 걸 깜빡 잊고 같이 잠들어 그런 사태를 초래했지만)
눈부시다는 오후는 흐릿한 날이었고, 방엔 커튼이 없는............그런 상황에선,
아무리 좋은 말로 달래주고, 마음을 읽어주며 "OOOO해서 화가 나는구나~ 짜증이 나는 구나~"라고 공감해주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어느 시작이 계기가 되어 "엄마 나가~~~"라는 말로 화를 표현하고 있는 거겠지만,
제가 앞으로 아이를 충분히 이해해주고, 공감해준다면 아버님 말씀처럼 아이가 변할 수 있을까요?
[닉네임: 초현엄마p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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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엄마pj님.
친정어머님은 "나가"라고 혼 내신적은 없을 것 입니다. 다만 님은 혼자서 인생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버림받음을 느꼈을 것 입니다.
동생들이 많고, 어려서 혼자서 알아서 하는 게 많았던 저는...에서 저와 같이 소년소녀 가장을 해야 했던 님의 역할이 보입니다.
저는 어릴 때 징징대거나 짜증을 부리지 못했습니다. 징징대는 것은 뭔가 욕구가 있다는 의미이지요. 가난했고 6남매의 장남인 저는 너무 일찍 소년가장의 역할을 맡아 의존욕구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저도 징징대던 시간이 있었을 것 입니다. 그러나 먹고 살기 바쁜 엄마는 아무리 징징대도 울어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 어린 아이는 엄마가 오지 않는 이유를 자신이 사랑 받을 존재가 못 되서 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자아중심적인 사고라고 합니다. 모든 아이는 자아중심적인 사고를 합니다.
어머님 내면에는 징징대거나 짜증을 내지 못했던 내면 아이가 있습니다. 이는 버림받은 아이 입니다. 아이는 짜증을 내도 있는 그대로 자신을 사랑해 줄 엄마를 원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받아 준다는 것은 엄마가 자신을 존재로 사랑해주는 것 입니다. 감정은 그 아이의 존재를 구성 하지요.
혼자서 알아서 해야 하는 아이는 그 때 부모가 함께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혼사서는 외롭고 힘듭니다. 그러나 주어진 상황에서는 그런 표현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고 자랐습니다. 그 과정에 분노가 축적되지요.
이제 결혼을 하고 아이를 기르는 과정에서 내 아이의 짜증이 억압된 내면 아이의 분노를 건들게 됩니다. 나는 그렇게 짜증 한번 내지 못하고 자랐는데 너는 그 정도 받아주었는데,,,
어느 한도까지는 아이를 공감해주려고 노력 합니다. 그러나 그 한도를 넘어가면 그 때는 더 이상 참는 것이 어렵습니다. "구나,구나" 하면서 공감의 말은 하지만 그 안에 진실한 감정이 실리지 않습니다.
아이는 엄마가 진심으로 공감하는지를 귀신같이 알아챕니다. 그러나 엄마의 내면에 버림받은 아이의 분노가 그대로 있는 한 아이의 감정에 진심으로 공감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알리스 밀러가 '천재가 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드라마"에서 그렇게 성실하고 반듯한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무의식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 한 것 입니다.
아이의 짜증은 엄마의 억압된 분노를 표현하고 있는 것 입니다. 어머님은 자신의 이해의 범위에서 아이를 머리로 판단하고 있는지를 보셔야 합니다. 이런 이런 조건인데 왜 아이가 짜증을 낼까를 머리로 생각하지만, 그 순간 어머님 안에 있는 분노를 아이가 알아채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어머님의 글 중에 "서러웠던 내면 아이가 있는 듯도 합니다"란 표현은 억압된 감정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는 것을 말 합니다. 그 감정이 분명해지고 그 서러움이 풀어지면 공감은 저절로 자연스럽게 일어나지요.
제 답글이 지금은 가슴에 안 다가올 수 있습니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기 때문 입니다. 저도 제 안에 그렇게 많은 분노가 억압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아이를 변화 시키려 하지 마시고 먼저 어머님 자신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찾아보세요. 내가 변하면 아이는 변하라라고 말 할 필요도 없습니다.
아이의 짜증이 어머님을 성장 시키는 축복이 될 날이 곧 올 것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