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남자와 4세 여자아이를 둔 엄마 입니다. (저의 집은 큰 아이 중심입니다.)
큰아이는 지칠 줄 모르는 활동력을 갖고 있습니다.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자기가 하고 싶은 왜 그런지 알고 싶어 하는 의욕이 대단합니다. 저에게 욕심이 있다면 그런 걸 책으로 풀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단거죠.
한 18개월 때부터 책을 읽어 주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다가도 엄마 책 읽는 소리가 났다 하면 획 하고 무릎에 앉아 읽곤 했어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책을 마다하거나 그런 일 없이 한글을 지금까지 못 떼었지만 누가 뭐라든 넉넉지는 않지만 나름 새 책을 들이곤 했지요.
슬슬 회의감이 들기 시작한 몇 개월 전부터 내가 이 책 다 사들여서 뭐할까? 한글도 못 떼고 책 한권 뽑아서 보는 시간도 얼마 안 되는데... 그래서 새 책을 들이지 않았어요. 들여도 싼 책 봤던 명작 이런 거..돈이 아깝단 생각을 했지요. 책 읽어 주는 것이 귀찮고 내가 안 읽어 줘도 자기가 뽑아 보았음 하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아이가 점점 산만해 지고 있어요. 한시도 가만히 있질 않아요. 솔직히 책 보는 시간이 많았음 좋겠어요. 밖에 나갈 땐 우리만 있는 것이 아니니 예의를 지켜 얌전히 하거라 설명을 잘 하면 예전엔 통했을 아이인데 통하질 않아요.
첫째 보단 둘째가 책을 잘 보는 편입니다. 둘째가 책 보면 무언가를 하다가도 둘째 옆에서 기웃거려요. 왜 그런 건지 자기가 스스로 보면 되는 건데 왜 그런 건지 답답해요. 제가 맘 잡아서 책을 읽으면 이거 읽었던 거잖아 이러고 정말 알고 그런 건지 ...
한 달 전인가 홈쇼핑서 파는 가격 부담 없는 명작을 들였어요. 그런데 새 책이네 하고 짧은 시간이였지만 혼자 보더라구요. 둘째보다 첫째가 좀 놀랐어요. 정말 새 책이 필요했었던건가?
푸름이 아버님 저의 확실한 느낌은 책을 결코 싫어하는 아이는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왜..왜..왜 스스로 보는 것이 안되는 건지 전 답답해 미칠 지경이에요.
아마 이것도 습관이라 생각되는데 첫째는 왜 둘째처럼 놀다가도 책보고 심심하면 책보는 것이 안 되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새 책을 꾸준히 들이고 들이고 해야하는 건지...
그리고 엄마가 무조건 아이가 마다하지 않으면 읽어줘도 되는 건지...
강력하게 묻고 싶어요. 정말 답답해요. 저에게도 오아시스 같은 책 권해주심 좋겠어요.
[닉네임: 바비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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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로봇님.
가만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첫째위주라고 했습니다. 첫째에게는 책을 읽힐 욕심이 있습니다. 그런데 둘째에게는 그런 욕심이 없습니다. 그냥 옆에서 듣다가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엄마는 첫째에게 책을 주면서 결과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그런 결과를 보여주지 않는다고 판단되니 엄마는 맥이 빠집니다. 이만큼 해주었으니 이런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 합니다. 이것은 배려깊은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에 조건이 걸려 있고 엄마는 아이를 위해 희생한 것 입니다.
만일 어머님이 하는 행동을 권위 있는 누가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지켜보고 있다면 어머님의 마음 안에는 두려움이 생길 것 입니다. 그러한 두려움은 한글에도 마찬가지로 적용 될 것 입니다. 또한 첫째에게는 아이가 어떤 것을 시도하기 전에 엄마가 먼저 해주어 버립니다. 아이가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엄마가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엄마가 먼저 해줄 때, 자신이 못나고 할 수 없기 때문에 해준다고 생각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자아중심적인 사고라 합니다. 따라서 아이는 엄마가 먼저 해 주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습니다.
새 책을 주고 안주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어머님 자신이 자기를 믿고 있느냐의 문제 입니다. 어머님이 자신을 믿지 못하면 아이도 믿지 못하지요. 아이를 믿지 못하면 자꾸만 무엇을 주고 가르치려 하면서 아이가 가진 내면의 위대한 힘이 발현 하는 것을 막게 되지요.
어머님의 글에는 그런 표현은 없지만 어릴 때 남자를 존중하고 여자를 차별하는 집에서 성장한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이의 독립은 엄마가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여 아이가 스스로 제 발로 서는 것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때 가능 하지요. 엄마의 의식은 아이가 독립하기를 원하지만 무의식은 아이가 엄마를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여 아이를 붙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아이는 수동적이 되며 엄마로부터 독립을 이루려 하지 않습니다.
어머님의 글에는 분노가 있습니다. 먼저 그 분노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둘째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첫째를 바라 볼 수 있다면 아이가 먼저 책을 찾게 될 것 입니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는 아닙니다. 다만 어머님의 분노가 두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