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의 눈을 보고 따라가려고 노력 한지 45개월입니다.
잘하고 있다가도 힘들면 무너지고 다시 재정비하고 그렇게 지내고 있네요.

성주가 제1반항기가 굉장히 늦게 와서 약 38개월즈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너무도 온순하고 착하던 아이가 "내거야, 내거야"하면서 싸우고 때리고 소리 지르고 (자기가 친척 형한테 배운 것을 하더군요.)얼마나 힘들던지요. 그렇지만 그 힘든 과정도 잠시 요즘엔 또 안정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5개월 된 둘째가 있는데 힘들어서 막달쯤에 성주를 유치원에 보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녁 9시쯤에 재우려고 노력하고 있었죠

1. 책에 관해

 책의 바다에 15개월쯤에 빠진 후에 그 이후에는 별로 보질 않습니다. 저녁에 잘 때 베드타임스토리로만 조금씩 읽구요. 문제는 베드타임스토리 때 책을 읽으면 잠이 와도 안 잘려고 해서 "몇권만 읽고 자자"하고 약속한 후에 억지로? 재웁니다.

 1) 책을 저녁에 이렇게 읽으면 유치원에 못 가는데 이래도 읽어야 하는지요? 유치원을 가      지 말아야 할까요?  아직 두 아이를 제가 혼자 보기는 솔직히 자신은 없습니다만 만약      반드시 해야 한다면 열심히 해보렵니다.

 2) 제가 성대결절이 올 정도로 열심히 책을 보던 아이인데 거의 2년 정도는 자기가 빼 온      적은 없는 거 같습니다. 워낙 행동발달이 늦었던 아이라 밖에서 활동을 하고 싶어 그렇      다고 하지만 요즘엔 슬슬 걱정이 되네요.

   눈빛만 따라가는 게 맞을까요?
   요즘엔 걱정이 되서 책을 보면서 제가 혼자 앉아서 낄낄거리기도 하면서 유도는 하고 있     습니다만 그때뿐입니다.

 3) 책이 정말 많은데 좋은 책이 있으면 들이면 한번이라도 읽습니다. 베드타임스토리시간      에라도... 그런데 제가 요즘 드는 생각이 책이 너무 많아 아이가 짖눌리는 게 아닌가 하      는 느낌입니다. 책이 어디에 뭐가 있는지도 몰라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서요. 책을 좀      정리를 해봐야 하는지요?

2. 아직 내거야의 소유욕이 완전하게 확립이 안됐는지 자기가 놀고 있는 것을 누가 뺏으면 내거야 하면서 손을 뻗어 다른 아이를 잡은 후 흔듭니다.

 폭력이라 앉혀놓고 이건 아니다. 말로해라라고 타이르는데 어느 순간 아이들이 싸운 후에   자기들끼리 해결하게 놔둬봐야 하는 게 아닐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간에 꼭 제가 끼어들어 중재를 하는데 이게 맞는지요?
 성주랑 만나는 아이는 한명정도만 꾸준히 만나고 있습니다. 정말 잘 놀던 아이들이 요즘엔   다툼이 조금 있네요.

3. 호기심?

 성주는 여기 있는 다른 아이들처럼 어딘가에 빠져본 적이 없는 거 같아요. 또한 왜?란 말이 나올 때인데 없습니다. 또한 행동은 어찌나 느린지 정말 제가 도를 닦는 기분입니다. 20개월이 넘어서 걸었을 정도이니깐요. ^^

 지식그림책류는 너무 싫어하고 이야기가 있는 동화책을 좋아합니다. 어떤 선생님이 이것 때문에 호기심이 즉 왜란 말이 없답니다.  지식그림책을 억지로 넣어줘야 하는지요?

4. 한글떼기

 한글을 24개월 즈음에 성주랑 같이 즐겁게 떼야지 하고 너무 제가 강하게 했나 봐요. 어느 순간 거부해서 제가 모든 걸 중지했어요. 그리고 지금 일년쯤 되니 한글 거부감은 없는데 전혀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데 나이도 있고 지금 놀이로 떼어줘야 하는지?
 아니면 좀더 관심이 생길때 그때 떼어줘야 하는지요?

5. 굉장히 행동이 신중하고(사실 느립니다.^^) 안정된 느낌이라 ‘상처를 잘 안받는 섬세하지 않는 아이이구나’ 했는데 아주 예전 어떤 일이 있었는데 그때 힘들었다, 화가 났다라는 것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말을 합니다.  그리고 요 몇일 유치원 선생님께 들었는데 성주가 굉장히 다른 사람의 눈빛을 잘 읽는데요. 화가 참으면서 말하는지, 진짜 재미나서 말하는지 너무도 캣치를 잘한다고 하더군요. 아! 속으로 섬세한 아이이구나 했는데...
 혹시 이렇게 바로 말을 않고 속으로 저장해놨다가 나중에 말하는 것은  아이가 저에게 뭔가 상처를 받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서 조금 걱정을 했습니다.  제가 너무 착한 아이로만 키울려고 했던 건가요. 어쩌면 너무도 사소한 문제일수 있으나 요 몇일 정리가 잘 되지 않네요.

너무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도움 부탁드립니다.

                                                                                                                   [닉네임: 성주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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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마음님.

사랑이 넘치는 어머님이시네요. 다만 성주가 먼저 무엇을 하도록 엄마가 기다려 주세요. 어머님은 행동이 빨라야 부모님에게 사랑을 받았는지도 한번 살펴보세요. 질문 순서에 따라 답합니다.

1) 책을 아이가 원하는 만큼 읽으면 정말 유치원에 못 가는지요. 한두 번 늦을 수 도 있고, 유치원에 가서 잠잘 수도 있으며, 피곤해서 안 가겠다고도 할 것 입니다. 그러나 아이는 자신이 행동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책임을 배울 것 입니다. 자연이 주는 결과에서 배울 수 있도록 아이를 지켜봐 주세요.

2) 아이를 지켜보다 보면 신비롭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육체 발달이 늦으면 어느 순간에는 어릴 때 하지 못했던 활동에 몰입하면서 늦은 부분을 따라 갑니다. 책을 읽으면서 몰입을 경험한 아이들은 다른 분야에서도 깊게 갑니다. 그래서 한번 나가면 안 들어 오려하고 어느 때는 집에서 안나가려 하지요. 충분히 채워진 아이들은 다시 책으로 돌아오고 무섭게 집중하곤 합니다. 다만 책에 몰입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기에 엄마가 눈빛으로 책읽기를 강요하면 아이가 책으로 돌아오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지요. 자발적이 되라고 명령할 수는 없습니다. 엄마의 의식이 아니라 무의식을 말하는 것 입니다.

3) 책을 아이가 모를 리는 없습니다. 어디에 있는지 어느 책을 읽었는지 엄마는 몰라도 아이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키우다보면 종종 깜짝 놀라곤 합니다. 너무 어지럽혀 있으면 아이가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책을 정리 하세요.

 2. 소유욕을 충족하는 과정입니다. 아이가 될 수 있으면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뺏기지 않는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그리고 소중한 것을 빼앗긴 아이의 마음에 공감해주세요.

 3. 엄마가 호기심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주었는지요?. 엄마의 마음이 앞서 먼저 해 주었다면 아이는 물어보기 보다는 기다릴 것 입니다. 그러면서 엄마는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약화 시킬 수 있지요. 아이가 이야기책을 좋아한다면 그 분야의 책을 더 주어 깊어질 수 있는 기회를 주셔야 합니다.

 4.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닐 것 입니다.무의식에 두려움이 남아 있는 것 일 수 있습니다.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관찰하고 놀이를 만들지 말고 아이가 노는 과정으로 엄마가 들어 가세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문자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5.안정된 정서와 예민함을 가지고 있네요. 어머님도 마찬가지로 예민함을 가지고 계신다는 느낌이 드네요. 다만 아이가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 하는 것이 허락되는지요?. 사실 부정적인 감정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는 방어 감정 입니다. 긍정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허락하지만 부정의 감정을 표현하면 무의식적으로 엄마가 외면하거나 거부하면 아이는 화를 감출 수 있습니다.
아이를 착하게 키우려 했는지는 어머님이 다른 사람을 의식하고 있는 정도를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사랑은 넘치나 아이를 믿고 기다려 주는지, 혹시 아이가 책을 잘 읽었으면 하는 엄마의 마음을 들킨 것은 아닌지, 아이가 스스로 하려는 것을 엄마가 먼저 해주어 아이에게 너는 못한다는 메시지를 준 것은 아닌지, 부정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막고 있는지를 살펴보세요.

스스로 성찰하고 성장할 힘을 가지고 계신 어머님이시기에 이것저것 이야기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