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누군가의 품에 안겨 울고 싶습니다. 부모, 특히 엄마 품에 안겨 울고 싶습니다. 하지만 내 엄마가 아닌 내가 이상화하는 엄마의 품에 안겨 울고 싶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무의식에서 제 아이에게 계속 '계모'라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제 아이에게 무의식적으로 하던 이야기들, "난 네 엄마가 아니야. 너희 엄마는 따로 있어"

그 어린아이에게 가끔씩 나도 모르게 그런 말들이 나옵니다. 정신을 차린 후에는 수습할 수가 없었지요. 그런데 그 이야기는 나에게 하는 이야기였다는 것을 지금 어렴풋이 알겠습니다.

이번 코칭에서 7~8살(정확한 나이는 모릅니다)때, 저녁 무렵 엄마 심부름으로 가게에 갔다가 돌아오는 골목에서 바지를 탈의한 이상한 아저씨를 만났지요. 그 아저씨가 "한번만 만져줘"라고 할 때 딱 거기 까지만 저의 기억은 살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 몇 십 년을 거의 잊고 지냈고 최근에 그런 기억들이 꺼내졌고 대수롭지 않은 기억으로 그냥 사람들과  막 우스며(?) 하는 그런 이야기들이였습니다. 여고 시절 워낙 바바리맨이 많았기에 그냥 그러려니 늘 그냥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얘기를 해주며 나의 고통을 승화(?) 시켰던 것 같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의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코칭을 받기 전부터 코칭 방에 남자들이 글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엄청난 수치심과 두려움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를 정확히는 몰랐고 그냥 막연하게 남자에 대한 두려움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코칭 때 어린시절의 내 무의식속에서 그냥 숨어 있던 그 기억이 코칭을 통해 상처를 꺼내고 그냥 무의식적으로 내 목과 입에 그냥 상처들을 꺼내고 꺼내다 보니 어느 순간 그때의 그 기억이 그냥 필름처럼 그냥 떠올라 버리고 정말 오열하고 오열했습니다. 너무나 오열하여 리커버링이 끝나고 제 눈엔 피멍이 들었습니다. 아직도 그때의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 순간의 떠올림이 그렇게 강렬하고 무서울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아직도 저는 그때의 7살과 똑같이 내 이 기억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까봐 두려워합니다.

그날도 그래서인지 결국 파트너코칭임에도 불구하고 두 명에게 도움을 받아서 코칭을 했고

제가 "빨리"에 걸려있기에 코치분들이 저를 배려해서 "천천히 그냥 천천히 해도 돼"라고 몇번을 얘기해주었죠. 그런데도 아직도 제 그 기억이 진짜인지 거짓인지를 모르겠습니다. 내 몸과 내 마음과 내 기억이 모두 진짜라고 하는데도 내 안의 나를 지키기 위한 방어기제는 그것이 가짜라합니다. 네가 만들어 낸 허상일꺼라고... 그날 어린 나에겐 그냥 그 기억이 끝이라고...  그런데 제 몸은 기억을 하고 그 어린것은 눈물을 흘립니다.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엄마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그 어린 날 실은 거기 까기가 아니라 그 이후의 일이 있었다고

하지만 이미 이전(첫 코칭을 받고나서)에 이 얘기로 엄마와 대면을 했고 엄마가 어설프게 ‘그랬구나 왜 그때 얘기 안 했니. 미친놈이네, 나쁜 놈이네 . 아마 별일 없었을꺼야‘라고 엄마는 얘기했고 엄마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해도 엄마의 두려움과 수치심이 크기에 나를 안아줄 수 있지 못한다는 것을 이제는 깨달아 버린 것 같습니다.

예전 같으면 벌써 입이 근질근질 엄마에게 말하고 싶을 텐데, 이젠 엄마에게 그것을 바라는 것은 나를 또 한번 상처 입히는 것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억의 두려움과 무서움이 너무 커서 그날도 코치들의 다리를 잡고 무섭다며 얼마나 벌벌 떨었던지 아직도 무섭습니다. 그 어린 날 그 무서운 기억을 봉인한 체 아무 일도 아닌 체 꺼내보지도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고 살아왔는데 결국은 그 기억을 지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감정들을 닫고 살아왔을지 나를 방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감정들을 날을 세웠는지 제 자신이 애처롭고 애처롭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자신을 애도해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애도도 받아보지 않고는 못하겠습니다.

저는 그렇습니다. 남들은 그냥 자신의 내면아이도 사랑하고, 애도도 하고, 분노도 하고

혼자서도 참 잘하는데 저는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애도를 받아보고 싶습니다. 너무나 받고 싶습니다. 수치심이나 어떠한 판단 없이 내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 없이 그냥 내 상처를 그냥 바라봐주고 그냥 나를 다독여주고 나의 등을 쓸어줄 이의 위로가 필요합니다.

이런 위로가 필요한 것도 의존인가요? 이런 의존도 나쁜 건가요?

너무나 무섭고 두렵습니다. 이 두려움이 무의식에 깔려 있어서 강도를 당한 이후에 어둠이 밀려오는 초저녁이후에는 집밖을 나가지 못했습니다. 혼자서는 주차장도 가지 못했습니다. 집 앞 가게도 가지 못했습니다. 100M도 안되는 길을 초저녁 8시에도 돌아다니지 못했고 만약 길을 가야하면 온몸이 초긴장 상태가 되어 쭈볏쭈볏 온 몸의 신경을 세우고 살아왔습니다. 지금도 아직은 남아있지만 첫 코칭을 받은 이후 늦은 밤 혼자만의 귀가를 해보았습니다. 몇 년 만의 혼자 다닐 수 있는 자유인지 그날의 그 자유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어둠이 무섭습니다. 예전처럼 돌아가진 않았지만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잠을 자려 불을 끄는 순간 예전에 느끼지 못한 공포와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 공포와 두려움이 몸으로 올라옵니다. 특히, "말 하 지 마"라는 공포는 더 무섭습니다. 아마 그때 그 아저씨가 말하면 죽인다는 그런 것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글을 쓰고 나서, 내가 무슨 말을 하고 나서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비난의 눈초리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이런 두려움, 무서움도 그냥 느껴야 하나요? 아니면 이건 빨리 제거해야 하는 건가요? 그리고  애도를 누군가의 품에서 받고 싶은 이 마음이 과연 의존인건가요? 두렵고 무섭고 힘듭니다.

제 어린 시절의 기억이 '해맑은 나'를 '우울한 나'로 바꾸어 놓을 까 더 두렵습니다. 그리고 더 두려운 것은 내가 모르는 내 무의식입니다.

어떠한 것들이 막 튀어나오는...

                                                                                                          [닉네임: 러블리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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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낭님.

글을 읽는 내내 님의 두려움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뭐라고 위로 할 수 없는 내 자신의 무력감도 함께 느낍니다. 그 무력감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무런 판단 없이 그냥 님의 상처를 바라보면서 위로해줄 사람을 찾는 것은 의존이 아닙니다. 그것은 누구나 갈구하는 본성이며 치유를 위한 바람입니다. 누군가 단 한사람만이라도 있는 그대로를 바라봐 줄 수 있다면 우리는 외롭지 않습니다. 그리고 극단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님의 두려움의 근원은 죽음에 대한 공포 입니다. 어릴 때 죽음의 근처에 간 공포와 수치심을 느꼈고 그것을 봉인 했습니다. 그리고 그 봉인이 풀렸다는 것은 이제 자아가 감당할 만큼 건강해졌다는 것입니다. 이제 님은 어른 입니다. 어릴 때처럼 빨리 제거하기위해 봉인 해서는 안 됩니다.

"해맑은 나"를 상실 했기에 "우울한 나"가 따라 옵니다.우울은 상실에 따르는 감정입니다. 상실의 감정을 회피했기에 온전한 상실을 경험하지 못했고, 그것이 오늘의 님을 구성 했습니다. 나로 설 수 없었고 행복하고 싶었지만 행복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이제는 두렵지만 그 변화하는 감정들이 님의 몸을 통과하게 하시기 바랍니다. 고통에 맞서기 바랍니다.

이제는 무의식에서 무엇이 나오든 님은 돌아가지 못 합니다.절대 감추기 위해 사용하던 에너지를 이제 님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수치심을 던지지 않는 건강한 사람의 품에서 애도를 받으세요. 푸름이 성장코칭의 동료들 중에는 그런 사람이 있을 것 입니다. 애도를 요청하는 것은 그만큼 성장했다는 의미 입니다. 신이 아닌 인간의 자리로 돌아 온 것이지요. 그러나 긍극적으로는 애도 뒤에 숨어서는 안 됩니다.

이제 곧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 입니다.그 이전에 코칭을 받고 밤늦게 집으로 가면서 느끼던 자유와 그 자유와 함께 오는 평온이 님의 영혼에 찾아 올 것 입니다.

님은 스스로에게 도전하는 용기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