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푸름이 아버님 너무 궁금한 것이 있어서 상담 글을 올립니다.

크게 두 가지 궁금증인데 하나는 아빠와 아이의 몸 놀이에 관한 것이며

하나는 천개의 공감을 읽다가 궁금해진 아이의 공격성에 관한 것입니다.

예전에는 아이가 아빠를 싫어하는 듯해서 힘들어했었는데 요즘은 아이가 아빠를 너무 너무 좋아합니다. 아빠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둘이서 함께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면 정말 행복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남편과 아이(35개월 남아)가 노는 모습 중 어떤 부분이 싫습니다.

하나는 아이가 아빠를 아프게 하는 행동입니다.

농담처럼 아이는 아빠를 보면 테스토스테론이 왕성하게 분비되나봐 할 정도로 평소에는 남자 아이치고는 차분한 우리 아들이 아빠와 침대에서 노는 시간에는 정말 남자처럼 놉니다.아빠를 밟고  배위에, 어깨위에 올라가고 놀다가 아빠를 발로 손으로 치기도 합니다. 어떨 때는 아빠 머리를 어떤 물건으로 치기도 하는데 그게 남자들끼리의 놀이 같으면서도 어떨 때는 아빠를 아프게 하는 아이의 놀이는 싫습니다. 남편은 그것을 다 받아줍니다. 머리를 물건으로 치거나 하며 아이의 행동이 지나치다 싶으면 아이에게 ' 사랑하는 아빠를 소중하게 대해주세요."라고 이야기 합니다. 아빠와의 몸 놀이가 아이에게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데 이렇게 아빠를 대해도 되는 것인가요?

그리고 하나는 아빠의 행동에 대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아이를 깔아뭉개서 샌드위치를 만드는데 아이가 그만, 그만 싫다고 하는데도 아빠는 조금 더 그러고 있습니다. 그럼 결국에는 아이가 화를 내거나 울기도 할 때가 있습니다. 어제도 그래서 아이가 화가 났길래 제가 남편에게 "동우가 싫다고 신호를 보내면 그만해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더니 남편은 노는 것 인제 제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남편이 원래 감각, 감성이 많이 둔해서 못 느끼는 것이 많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깔리고 나서 아이가 짜증을 내면서 싫어하더니 언제그랬냐는 듯이 아빠와 다시 재미있게 노는 것입니다. 어쩜 이건 두 사람의 놀이를 내가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뭔가 이유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제가 좋은 아빠를 두지 못했습니다. 아빠는 딸인 저를 많이 사랑하신 듯하지만 저에게 아빠는 피하고 싶은 사람, 무서운 사람, 무책임한 사람이었습니다. 아빠와의 어떤 무의식의 문제가 제 남편과 아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천개의 공감]을 읽다가 아이의 공격성을 어떻게 받아줘야 하나가 궁금합니다.

[천개의 공감]中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성적 욕망과 공격성, 사랑과 분노를 갖고 있습니다. 아기의 공격성은 엄마의 보살핌에 의해 완화되지만 엄마가 미처 흡수해주지 못한 공격성은 외부로 투사됩니다. 공격성을 외부로 쏟아낼 때 아기는 상대의 반격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게 됩니다. 그 불안감이 충분히 보살펴지지 않은 채 마음속에 남게 되면 치명적인 박해불안으로 고착됩니다. 상대가 조금만 친절하지 않아도 자신을 미워하는 것처럼 느끼고, 거리에서 부딪치는 타인의 신선도 비난처럼 받아들이고, 누군가가 웃기만 해도 자신을 비웃는다고 생각하며 상처를 입습니다. 지나치게 상처 입은 사람의 내면에 있는 것은 유아기의 불안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아이의 공격성은 무엇이며,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공격성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그것을 어떻게 완화시켜주고 흡수해줘야 하는가요?

사실 이 구절이 제게 와 닿은 것은 제 안에 쉽게 상처받는 마음,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할꺼야 하는 마음이 존재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도 어느 정도 이런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남편은 조그만 일에도 비난이나 공격으로 받아들일 때가 있습니다.

아이가 화가 나서 그 화를 몸으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때  책에서 봤던 대로 베개나 쿠션을 치거나, 신문지를 찢거나 하는 행동을 같이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저희 아들은 그것이 싫다고 해요. 떼쓰거나 고집쟁이는 아닌데 자기가 화가 많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릅니다. 발을 바둥바둥되거나 바닥에 철썩 주저 앉아버립니다. 그러면 저는 "우리 동우가 많이 속상했구나" 하며 아이의 마음에 진심으로 공감도 해주지만 어떨 때는 "사랑하는 자기 몸을 소중하게 다뤘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게 바로 자신이고, 자신의 몸이야."라고 이야기도 해줍니다. 그리고 몸이 아프지 않는 베개를 치거나 이불위에서 뒹굴자고 합니다. 아이가 화나는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는데 아직 아이가 그게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몸으로 노는 것이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몸으로 잘 놀아주는 엄마였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커서 덩치가 커지니 몸으로 그네 태워주는 것도 이제는 힘들고,  남성적인 면(?)이 나오니 제가 여자이기 때문에 채워주고 받아주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쓰고 보니 글이 두리뭉실한 것 같은데......

제가 궁금한 것을 정리해보면.....

아이의 행동이 공격적인 행동인지, 남자아이의 그냥 성향인건지 구별하는 것과

그런 면을 제가 어떻게 받아주고, 완화시켜줘야 하는 지 인것 같습니다.

                                                                                                            [닉네임: 행복한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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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동우님.

질문이 예리하기에 생각을 깊게 해야 겠네요.

먼저 아빠와 몸놀이에 관한 내용입니다. 사실 우리 안에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함께 존재 합니다.있는 그대로의 사랑을 받으면 균형 되게 발달 하지만 어느 한부분이 억압 되면 그 억압된 부분을 무의식에서 떠오르게 하는 행동을 자신도 모르게 싫어하고 화가 나게 되지요.

아빠와 아들은 나름대로 노는 방식이 있습니다. 조금 과격하다 싶지만 그 과정에서 아들은 신체의 한계를 시험하고 친밀감을 형성 합니다. 노는 방식이 파괴적이 아니라면 저는 아빠와 아들이 충분히 즐기도록 될 수 있으면 간섭하지 말고 노는 방식을 존중하라고 말 합니다.

우리가 어릴 적에 아빠와의 관계에서 아빠가 바람직한 모델이 못 되었다면 해결되지 못한 감정을 남편에게 투사 하거나 아빠의 상에 비추어 남편을 판단하곤 합니다. 아빠가 어릴 적에 무서웠다면 남편이 자신이 생각하는 한도를 넘어 과격함을 표현한다면 그것은 내면에 억압된 상처를 건들게 되고 나도 모르게 마음이 불편해지고 화가 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편과 아빠는 다른 존재 입니다. 아빠로부터 독립되어 남편을 고유한 존재로 보면 나의 억압된 감정 때문에 예민하게 반응 하면서 남편의 경계를 침입하는지 아니면 정말로 아빠가 자신의 내적불행으로 인해 아이를 과격하게 다루고 있는지가 구별 될 것입니다 .만일 후자라면 아이는 아빠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고 아빠와 아이 사이에 친밀감도 적을 것 입니다.

두번째 질문에 대한 답 입니다. 아이의 공격성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질문 하셨는데,저는 공격성과 자신을 방어하는 것의 차이를 구별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아이가 태어날 때 남에 대한 공격성을 가지고 태어나지는 않는다고 생각 합니다. 아이는 원래 건강하게 태어납니다. 그러나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이 위험 해 질 때 자신을 방어하는 방어기제를 다양하게 발달시키지요. 공격 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것 입니다. 자신이 위험하기에, 자신이 너무나 수치스럽기에 그 위험과 수치심을 안 보기위해 남을 공격하는 것이지요. 대화를 나눌 때도 자신을 표현하는 것과 남을 공격하는 것은 전혀 다르지요. 비폭력 대화는 남을 공격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표현 하는 방법을 잘 가르쳐 줍니다.

아이가 엄마로부터 존재로 사랑 받으면 아이는 남을 공격하면서 자신을 방어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사랑 받은 푸사의 아이들이 그렇게 온유하게 성장 하는 것 입니다. 그러나 엄마 안에 억압된 분노가 있으면 아이는 엄마의 분노를 표현 하게 됩니다. 아이의 분노는 엄마의 억압된 분노를 다시 건들이고, 엄마는 자신의 억압된 분노가 언젠가 폭발 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더욱 억압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다음 세대에 분노를 대물림하게 되지요.분노를 포함하는 공격성도 마찬가지라고 생각 합니다.

상처 받은 내면 아이를 모르면 원래 아이 안에 공격성이 있다고 생각 할 수밖에 없습니다.그러나 저는 원래부터 다른 사람을 공격하기 위해 태어나는 아이는 없다고 생각 합니다. 결국 공격성은 상처 받은 내면 아이에 의해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것 입니다.

제가 알리스 밀러의 "천재가 될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의 드라마" 그렇게 간절하게 읽어보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그러한 공격성이 어떻게 가족의 시스템을 통해 사회로 확장되며, 배려 깊은 사랑을 통해 상처받은 내면 아이를 치유함으로서 더 이상 내적불행이 대물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과정이 너무나 분명하게 표현되고 있기 때문 입니다.

남자아이라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아이가 공격적인 행동을 할 때 아직 행동에 대한 조절 능력이 미숙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엄마의 내면에 억압된 분노를 표현하고 있는지를 구별하는 것이 현명함이라고 생각 합니다.

아이의 공격성을 완화시켜주고 싶다면 먼저 자신 안에 있는 상처받은 내면 아이를 받아주고 그 아이를 위로해주며, 무의식에 억압하고 있는 자신의 공격성을 의식으로 자각함으로써 의식의 통제 안에 두면 아이의 공격성은 저절로 완화 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