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께서 권하신 심리치유서는 대부분 읽었습니다.
천재가 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드라마, 이 책은 제목의 참 뜻에서 참 마음이 무겁더라구요.
책이 오고 선뜻 손이 안 가더라구요. 수치심의 치유란 책도 그랬구요.
아무튼 책이 오고 3일 뒤 새벽 12시 30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도대체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소설책이라면 3~4시간이면 읽었겠지만...
이 책을 아침 7시 30분까지 울면서 읽다가 경건하게 읽다가 울면서 읽다 경건히 읽다...
그렇게 마지막페이지를 덮고도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어 잠시 그 책을 들고 있었어요..
저는요. 내면아이를 위해 2년 정도를 울었습니다.
위로해주고 울만큼 울었고 마음도 조금씩 편안해지는 것도 같고, 그런데 이 책을 읽고는 다시 뒤집어집니다.
그때의 상처받았던 내면아이가 느꼈을 그것들이 다시 느껴지고 그 2년 동안 느낀 것보다 더 세세히 느껴지고
너무도 자세히 하나하나 그때의 어린시절의 상처들이 너무도 자세히 느껴져서...
(꼭 그 어린시절로 다시 되돌아간 느낌일정도 입니다...)
특히나 조금씩 좋아지고 괜찮아졌던 나의 그 마음들이 다시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아이들 대할 때마다(6세 3세 아들형제) 마음속으로 전보다 더욱더 강렬히 느껴져서 너무 힘듭니다.
또 어떤 때는 다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이들이 있는 그대로 미운 짓을 해도 너무 이뻐보이고 평화로워지기도 하지만요.
또 엊그제는 자주 깨는 둘째아이를 안고 달래고 재우기를 여러번 반복하다.
(사실 너무 힘들었는데 나를 위해 많이 울었던 날들이 지나고, 마음이 많이 비워졌었고 괜찮아졌었거든요..)
둘째아이가 겨우 푹 자게 되자 자기 북받치는 설음(?)의 눈물이 나기 시작하더니 그칠줄을 모릅니다.
정말 눈물폭포를 쏟듯이 그렇게 눈물이 쏟아지는 내 자신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그냥 계속 그쳐질 때까지 계속 울었습니다. 그러면서 제 자신이 얼마나 불쌍한지
그 2년을 다시 반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자신도 불쌍하고 그리 미워했던 나의 부모도 불쌍하고 잠들어 있는 나의 아이들도 불쌍하고
괜히 우리남편도 불쌍하고 다 다 불쌍하게만 느껴지고 그러다가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고 잤습니다..
왜 이렇게 다시 시작하는 걸까요. 왜 이럴까요. 그동안 정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겠지만...
정말 진심으로 내면아이를 위로하고 안아주고 사랑해주고 했습니다...
그런데 또 다시 성장의 길이 두렵고 고통스러울지라도 그런 것마저도(2년 동안 많이 힘들었지만)
설레인다고 느꼈던 저인데 지금은 이 길로 들어선 것을 절대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엔...참...으..로...너무 ..고통스럽고..힘겹습니다. 이번에도 제가 이겨낼 수 있을까요?
이 시간을 견뎌낼 수 있을까요?. 저는 왜 또 다시 이런 걸까요?..
지금 내 모습은 방치되어 혼란스럽고 무섭고 두렵고...떨고 있는 어린아이입니다..
아버님께서 왜 이리도 이 책을 적극 추천하시는지 읽어보니 알겠더군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꾸벅...
햇살깡이님. 지금까지 힘든 길을 넘어 왔습니다.
님의 용기를 칭찬하고 님의 고통을 함께 합니다. 님이 울어도 눈물을 닦을 휴지를 주지 않겠습니다.
그 눈물이 저절로 그칠 때 까지 있는 그대로의 그 모습을 바라보겠습니다.
고통의 시간 속에서 성장이 이루어지면 감정은 이전보다 훨씬 예민해집니다.
그리고 내면에 깊숙이 억압되어 있는 상처를 자각 할 용기를 갖게 되지요.
우리는 부모나 이웃 사람들이 우리를 억압한 것은 쉽게 찾아내지만, 우리 자신이 부모의 사랑을 받기 위해
자신을 억압한 수치심은 쉽게 대면하지는 못 합니다.
이제 상처의 핵심부분으로 들어간다는 느낌이 드네요.
상처받은 감정의 대면은 고통스럽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자신이 주체가 되어 삶을 선택 할 것 입니다.
상처는 예민하지만 상처의 무게는 이전보다 훨씬 가벼워 질 것 입니다.
산은 이전보다 덜 높고 계곡은 이전보다 덜 깊을 것 입니다.
햇살깡이님. 그렇게 자신을 위해 통곡 하세요. 이전에는 자신을 위해 울지도 못 했습니다.
그렇게 자신을 애도하니 이제는 부모님도 연민의 마음으로 볼 수 있지요.
연민이 없다면 부모님을 진정으로 사랑하지는 못합니다.
그저 사랑하는 척 하는 것이지요. 이제는 견디지 말고 그 두려워 떨고 있는 아이를,
그 외롭고 불쌍한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사랑해 주세요.
그 아이도 나입니다. 그 내면 아이를 밀어 내지 마세요.
그 아이를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정죄하지 마세요.
님은 앞으로 나갈 것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