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름 부모님 안녕하셨어요?
물어볼 것이 있어 글을 남깁니다..
저의 불안함입니다. 그리고 아이도 불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안아 달라, 택배 아저씨가 바깥에 있어도 안아달라, 잠시 쓰레기 버리러 대문 앞에 가는 것도 엉엉 우는데 그것도 그저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정말 엉엉.. 마치 혼자 두고 간 것처럼 그렇게 겁나서 우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가끔 힘들거나 할 때 잠시 멍하니 있을 때가 있는데, 그때도 무서워하는 것 같습니다..
아주 어린개월 이후에는 쓰레기 버리러 대문 밖 나가는 것도 괜찮았고, 잠시 멍하니 있을 때도 달리 아이는 괜찮았습니다. 낮선 사람이 쳐다보거나 인사하거나 옷을 입었네, 벗었네, 맛있게 먹으라는 말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자신의 머리를 때리거나 아님 머리를 땡기고, 뭔가 욕구가 채워지지 않을 때나 싫은 소리를 들을 때 바가이나 문틀을 입을 벌리고 깨무는 시늉을 하며 그 때 마다 저의 도움이 필요한 듯 해서 (전에도 그런 적이 있는데 엄마~해서 제가 가서 그랬어~하며 땔 수 있게 도와줍니다..그러면 쉽게 끝냈습니다..) 그래 듣기 싫었어? 에이 별꼴이야..옷을 입든 말든 그치?하며 안아서 손을 잡아주거나 쓰다듬어줍니다..
이런 것이 아주 어릴 때도 예민해서 제가 좀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괜찮아져서 밖으로도 많이 다니고 했는데 요즘 아이가 밖으로 나가기 싫어하면서 집에서 있으며, 아이가 다시 바다시기 때처럼 욕구도 늘어나고, 책도 읽어 달라하고 안아 달라하고 같이 옆에 있어 달라하고 그럽니다. 같이 있고 싶어 하고 해달라는 데로 해주는 것은 저도 이해합니다. 그런데 불안해하는 것이 힘듭니다.
이것이 불안한 것을 받아달라는 것인지, 무엇인지 모르겠고, 맛있게 먹으라는 자짱면 배달아저씨의 말에, 또 그저 옷을 벗었어요?(요즘 하루 종일 벗고 지냅니다. 강력히 그러고 싶어 해서 그리하라합니다.) 라는 말에, 그저 자기를 보고 있다는 것(나를~보고 있어~ 아압!하고 머리를 치거나)에도, 아빠가 이제 자야지~라는 말에도, 어지른 것 치우는 것도 그저 싫다 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를 때리거나, 위에 얘기한 것처럼 합니다.
인사를 강요하는 모르는 할머니의 말에 제가 한번, 별꼴이야. 못 된할머니 라고 했는데 아이가 웃었습니다. 제가 이럴 때 어찌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아이의 맘이 어떻다는 것을 모르겠다는 것이 정확하겠네요. 그저 저는 상황만 그대로 설명하곤 합니다. 할머니가 그랬어~기분 나빴어~ 아저씨가 잘 먹으라 그랬어~..그 소리가 싫었니? 그러다 저도 좀 짜증이 나서 '아저씨는 맛있게 먹으라고 하는 것뿐이야'라고 한마디 던졌습니다..
제가 요즘 힘들고 겁나는 것은 아이가 이렇게 하는 것에 어찌해야할지 점점 더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겁이 납니다. 내가 아이를 예민하게 키웠, 그저 다른 사람들처럼 내가 살아온 것처럼 할 걸 그랬나, 그러나 알고부터는 그럴 수가 없었지요. 나처럼 크게 하고 싶지 않았지요..그런데 내가 감당하기 힘들다는 생각이듭니다..
아이가 표현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또 내가 어찌해야하나 하는 맘, 어디까지 가야할까....
제게 조급함도 있었습니다. 가을이에 꽂힌 것도 영어로 인정받던, 그러나 끝까지 하지 못했던 저의 내적불행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영어책을 왜 줄까. 그리고 책을 들일 때 왜 이리 불안할까. 그저 자연스레 주고 싶은데, 나의 의도는 그저 어릴 적 언어 노출이 아이에게 어떤 능력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꼭 해주고 싶었지요..이 또한 나의 의도로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건 아닐까하는 맘이 가시지가 않습니다..아이는 영어책도 한글 책도 두루 봅니다..이러한 나의 의도가 있다는 것도 인정을 하여야하는지..아님 그 의도를 버려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부모의 의도를 버린다는 것..만일 그것(의도)이 없다면 무엇을 줄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듭니다. 의도를 아이에게 들키지 말라는 것이...의도는 내 것이지 아이의 것이 아니라는 것인지 아이가 몰입할 때 불안한 것이 내 의도를 들킬까하는 것인지...
좋아할 만한 책을 신청하고는 그때부터 머리가 복잡합니다. 걱정이 됩니다. 좋아할까? 스트레스 받을까? 내가 무리한 것일까? 아님 아이를 이끄는 것일까? 책을 들일 때의 맘은 잘 봤으면 좋겠다. 안본다고 해도 할 수 없지. 남편이 뭐라 할까... 단순한 그 맘인데 그 후엔 어찌나 복잡한지요. 후, 갑자기 몸에 열이 납니다..
영어도, 책도, 지성도 내가 갖지 못했던 것이기에 아이에게 주고 싶었습니다..
이 의도를 가지고 있어야하는지, 버려야하는 것인지..버린다면 나는 아이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감정을 모른다는 것을 알고 나니..전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받아준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준다는 것이 전 왜 이리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이것도 내가 받아보지 못해서 일까요...
아이의 그 예민함을 받아주기가 너무나 힘이 듭니다..
아이가 행복하길 바래서 지금껏 받아 주려하고 있는데, 제가 하는 것이 옳게 하고 있는 것인지 불안합니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제가 길을 찾아가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겁이 나고, 어디에 기대지 않는다는 것이 책임감으로 다가옵니다..
저는 왜 이제서야 아이를 책임지려 할까요? 그전부터 그래야할 것을..내가 책임져야 할 것을. 아이도 책임지기 싫어했다는 것. 그래서 가슴 밑바닥 깊은 곳에 그리 버리고픈 맘이 들었나봅니다...엄마, 아빠도 제게 그러했겠지요? 감당하기 힘들었겠지요..
주저리주저리 이리 애기 하고 갑니다...
아버님. 제 아이의 예민함을 저는 어찌해야할까요? 어떨 땐 정말이지 미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는 남편도, 양가 부모님도, 사회의 시선(교육, 아이를 보는)도 사실 두렵습니다.. 저는 아이를 자유롭게 키우고 싶습니다.
자유롭게 키우기 위한 저만의 길을 가야하겠지요? 그 정보도, 기술도, 지식도 제가 습득해야하겠지요? 이 예민한 아이를 내가, 조금 밖에 가지지 못한 제가 어떻게 키울 수 있을지 두렵습니다.
요즘 저는 혼란 그 자체입니다.
아이는 다시 욕구를 마구 드러내고, 체력은 버티기가 힘들고, 정신적으로는 바닥이 난 것 같구요. 시간은 없구요. 다시 낮과 밤이 바뀌는 생활이 시작되고요. 제가 조급해하는 것 같습니다. 빨리 뭔가를 이루려는 맘이 다시 올라옵니다. 어느 한순간 그 순간에 있음을 느끼면 그렇게 맘이 평화롭고 편할 수가 없던데 그 한순간을 찾기가 어렵네요. 일상을 즐기기가 힘드네요. 편하기가 이렇게 힘드니 아이는 어쩜 그렇게 엄마의 맘을 그리 쏙 흡수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뭐라 끝을 맺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저 지금 이런데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라고 하고 싶네요...
쓰고도 너무 걱정됩니다..^^
[닉네임: 하얀빛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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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빛 자유님.
그렇게 자신을 찾아 가세요. 혼란스럽다는 것은 이전의 가치 체계가 무너지는 과정이며,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 입니다.이런 과정을 예수님은 검을 주러 왔다고 표현 했습니다.
먼저 아이는 퇴행이 일어나고 있네요. 퇴행없이 치유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는 이전에 억압했던 불안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만큼 엄마가 성장하여 아이의 표현을 받아주고 있다는 의미 입니다.
둘째로 엄마의 의도가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준다고 걱정하는 마음 안에는 아직도 자신을 감추고 완벽한 엄마가 되려는 순응된 자아가 있네요. 우리는 신이 아니기에 실수할 수 있습니다. 엄마가 어떤 것을 할 때 완벽하게 할 수 는 없습니다. 모든 것을 아이에게 완벽하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은 아이가 스스로 성장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믿지 않는 것 이지요. 저는 이것을 아이 안에 있는 신의 존재를 침범하지 말라고 말하곤 합니다. 아이는 내면에 위대한 힘이 있어 인류 역사상 미숙한 부모 의 슬하에서도 잘 성장 해 왔습니다.
셋째, 엄마의 욕구와 욕심은 다릅니다. 아이가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욕구는 당연히 존중받고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 하지만, 욕구가 욕심으로 변하면 아이에게 강요가 들어가면서 아이의 자아를 손상 시키지요. 예를 들어 어릴 때 의존 욕구를 채우지 못한 사람이 엄마가 되면 부모에게서 채우지 못한 의존 욕구를 아이에게서 채우려 합니다. 아이에게 말 잘 듣고 찾한 아이를 강요하는 것은 엄마가 아이를 지배하면서 아이에게 존중 받고 싶은 욕구를 채우는 과정 입니다. 아이는 자신을 감추는데 천재이기에 착한 아이가 되어 부모를 돌보게 되지요. 이것은 순리에 어긋나는 것 입니다. 일단 착한 아이가 되면 자신이 누구인지를 모릅니다. 아이의 감정을 읽는 것이 어려운 것은 착한 아이가 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고 감추었기 때문 이지요. 어릴 때 채우지 못한 욕구는 무의식에서 욕심으로 바뀌고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강요하게 됩니다.
아이의 욕구가 중요하듯 엄마의 욕구도 중요 합니다.그래서 아이에게 엄마의 감정과 욕구를 표현 하면서 아이에게 경계를 그어주는 것이 아이를 평온하게 하지요. 이것은 중앙선을 그어주는 것 입니다. 그런데 엄마가 아이에게 좋은 엄마로서 아이를 잘 키웠다는 이미지를 갖기 위해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감추면 아이는 무척이나 까다로운 아이가 됩니다. 아이는 혼돈스럽습니다. 엄마가 하는 말과 속에 있는 마음이 다릅니다. 아이는 엄마가 주는 메시지가 혼란스럽기에 그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믿지 못하며, 엄마의 기준을 분명하게 알기 위해 끊임 없이 엄마를 시험 하는 듯 보이지요.
화를 억압한 엄마의 자녀가 뒤집어 지는 것도 같은 이치 입니다. 엄마가 정당한 화를 내면 아이에게 화를 표현해도 됨을 가르치는 것 입니다. 그런데 엄마는 화를 감춥니다. 아이는 화라는 감정을 느끼는데 엄마가 반응해 주지를 않습니다. 아이는 화를 느끼는 자신이 잘못되었다고 생각 합니다. 감정은 해결 되지 않으면 반복 합니다. 화를 감춘 엄마의 자녀들이 지나치게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한 결과 이지요.
아이에게 엄마의 욕구를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다만 그것이 욕심이 되어 아이에게 강요되지 않도록 조심 하세요. 아이가 책을 잘 읽었으면 하는 엄마의 욕구는 정당한 것 입니다. 그러나 아이가 책을 안 읽는 다고 그 아이를 감시의 눈빛으로 바라보거나 책읽기를 강요 한다면 그것은 욕심이 된 것 입니다. 엄마 자신은 욕심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자신의 의식은 속일 수 있어도 무의식은 속이지 못 합니다.
넷째, 이재서야 아이에 대한 책임을 느낀 다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표현이네요. 어릴 때 자신을 감춘 사람은 책임지려 하지 않습니다. 역할의 삶은 살아갑니다. 역할이 자신인줄 알지요. 저는 소년 가장으로 남을 돌보는 역할을 했습니다.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삶은 아닙니다. 버거웠지만 영웅의 역할을 하면서 자신의 수치심을 감추었습니다. 고유한 나로 살지 못하는 것은 내 자신의 삶을 책임지려 하지 않는 것 입니다. 이것을 엘리스 밀러는 드라마의 삶이라고 표현 했습니다.허나 이제 거짓 자아를 벗고 고유한 자신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은 자신의 삶에 스스로 책임 지려 합니다. 드라마가 아닌 진정한 삶이지요. 내가 느끼는 것을 표현하고 나의 행동에 대한 잘못을 남에게 돌리지 않습니다. 인간을 넘어 완벽하려고 자신을 감추지 않지요. 모든 것을 책임지려는 사람은 사실은 어느 것도 책임지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이 신이 되어 다른 사람이 책임져야 할 것도 책임지는 교만한 사람 입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또한 책임지는 것이 고통스러워 책임을 남에게 돌리면서 회피 합니다.어느 것도 책임지려 하지 않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부모로서 아이의 삶에 책임을 지게 되지요.내가 고귀한 만큼 아이도 고귀 합니다.자신을 사랑하기에 아이에게 사랑을 갈구하면서 아이를 착취하지 않고, 아이의 존재 그 자체를 사랑합니다.아이와 함께 하는 그 시간을 즐깁니다.아이를 위해 희생하지 않습니다.아이와 함께 하는 것이 행복 합니다.
머리와 가슴이 충돌하지만 이제서야 가슴이 느끼는 것은 받아들이고 가슴이 주는 판단을 믿는 다는 느낌이 드네요. 지금의 혼란스러움은 성장을 위한 고통 입니다. "영혼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들의 것임이라"에서 영혼이 가난해지는 과정 이지요.
혼란스러워도 그렇게 표현 하세요.
님의 글은 제게 성장의 과정을 분명하게 보게 하고 도전을 주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