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18개월이 되고 나서 하루하루 힘들다, 괴롭다, 행복하다를 반복했습니다.
19개월이 된 아이를 봅니다.
한달이 저에게 1년, 아니 10년 같습니다. 아이도 그럴 것 같습니다.ㅜ
오늘은 하루 종일 화가 나서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뭐 특별한 것도 없는데 속에서 화가 부글부글, 짜증이 계속 났습니다.
내면아이의 감정에 직접 대면하고 제가 감당할 수 없어, 내 아이를 더 힘들게 하진 않을까? 내가 너무 괴로워져 잘 극복할 수 있을까?
아버님 말씀처럼 내 내면아이는 내 아이에게 질투하나봅니다. 너 또한 그런 사랑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아이를 외면합니다. 설거지 할 때 아이가 와서 안아달라고 팔을 뻗는 아이에게 화를 내고 옆에서 우는 아이를 보며 내 내면아이가 그렇게 울고 있는 것 같아 같이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그런 절 보고 아이는 놀라 더 슬피 웁니다. 그래도 전 아이에게 바로 손을 뻗진 못합니다. 너무 괴롭고 힘듭니다. 숨쉬기가 힘듭니다.
제 아이를 낳고 난 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아이가 어떤 아이로 컸으면 좋겠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세상에서 어느 누구보다도 행복한 아이였음 좋겠다고. 근데 그랬으면 좋겠는 아이에게 전 화를 내고 외면합니다. 내 화가 아이에게로 다 향하고 있습니다.
아무상관도 없는 사람들에게 까지 친절한 내가 내 아이를 잡고, 내 아이에게 화를 내고 있습니다. 어리석게도..
19개월 된 아이에게 초등학생 대하듯 야단을 칩니다.
전 아이에게 누구보다 다정한 엄마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며 내가 내적불행이 적지 않은 사람이구나! 알게 되고 괴로웠습니다.
그래도 난 치유할 수 있다. 내 아이를 행복한 아이로 만들 수 있다 믿었습니다.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해내고 싶습니다.
하지만 많이 두렵습니다.
내 아이에게 상처내는 이 시간들이 너무 괴롭고 힘듭니다.
[닉네임: 마눌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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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눌사랑님.
하루하루가 힘들게 지나가가고 있음이 느껴지네요. 많이 힘드시죠. 감정은 표현되어야 조절할수 있습니다. 님의 내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억압했기에 가장 약하고 감정을 표현해도 엄마의 분노를 그대로 받을 수밖에 없는 자식에게 억압된 감정을 쏟아내는 것 입니다.
감정의 표현과정에서 이전의 어린아이였던 상태로 퇴행이 일어납니다. 퇴행 없이는 치유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퇴행이 일어나는 것은 이전에 채우지 못했던 의존욕구를 채우는 과정이지요. 억압된 감정이 표현 되면서 감정의 변화는 더욱 강하게 일어납니다.
19개월 아이를 초등학생처럼 대한다면 님은 너무 빨리 어른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의미 입니다. 아기 짓을 하지 못했기에 아이가 엄마에게 매달리면 분노가 일어 날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아기를 돌본다는 것은 너무나 벅찬 일이지요. 결국은 님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아기 짓을 하지 못했던 내면 아이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그 아이를 위해 눈물이 더 이상 흐르지 않을 때가지 애도하는 과정을 몸으로 거쳐야 비로소 어른으로 내 아이를 대할 수 있습니다.
님은 내적불행을 이미 인지 했습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자식을 행복하게 키우고 싶은 갈망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길을 찾을 수 있고 치유는 일어납니다.
두렵다는 그 말의 의미를 저는 너무나 잘 이해합니다. 저도 그 두려움 앞에서 몸부림쳤던 사람입니다. 진정한 용기는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 본적이 없는 길을 가는 것입니다.
힘들지만 배려 깊은 사랑이 무엇인지를 되묻는 시간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머리로라도 배려 깊은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내가 받지 못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존재에 대한 사랑이 가슴으로 내려올 때 성장은 극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님은 해낼 수 있습니다. 님은 포기하지 않을 것 입니다. 님의 내면에 평온과 자유가 넘쳐나는 날이 오게 될 것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