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4살 딸 아이 엄청 울렸습니다. 요새 아이가 엉덩이 쪽 발진이 있어 그 부분을 씻어주고, 약을 발라주려고 했는데요. 안 씻겠다며 화를 내는 겁니다. 설득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팬티만 갈아입으면 된다며 팬티를 갈아입더니 저에게 입던 옷을 던지는 거예요. 안되겠다 싶어, 아이를 매로 한 대 때리고 화를 냈습니다. 울고불고 난리치는 아이를 진정이 될 때까지 나두었습니다. 좀 진정이 된 것 같아 안아주면서 씻어야 되는 이유를 설명해줬는데, 울먹이면서 '엄마 씻을래요', '엄마 안 씻을꺼야'를 계속 반복하면서 또 울어댑니다.
1) 저는 이렇게 아이 자신의 생각과 엄마 말을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동시에 아이 머리 속에서 이루어지며 혼란해하는 아이를 볼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 주장을 꺽고, 아이의 말을 들어줘야 하는 건지.. 끝까지 아이를 설득해야 하는 건지..
예전에도 이런 상황이 있었습니다. '엄마, 미안해요, 잘못했어요'와 '엄마, 미워'를 외치며 극과 극을 동시에 보여주는 아이.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서 아이를 봐주셨고, 아이 33개월 되었을 때,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회사 다닐 때는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 없어서 정말 사랑해주기만 해도 모자랐는데.. 요사이 날마다 집에 있으니 화내는 모습도 보여주게 되네요. 아이의 행동에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하고, 중심 없이 흔들리는 모습으로 인해 아이에게 혼란이 온 것도 같은데요..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어요. 저에게 훈육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는 4개월부터 낯을 엄청 가렸습니다. 지금도 낯가림이 심한편이라 아직 친정 아빠는 아이를 제대로 안아보지도 못하십니다. 엘리베이터에서 사람들 많이 타고 있으면, '엄마, 나 잔다.'합니다. 어린이집은 안다니고, 문화센터 다니는데.. 수업에 참여를 잘 안합니다. 주위 사람들을 엄청 의식하구요.. 그렇지만, 아이에게 억지로 참여를 강요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그냥 아이맘이 좀 편해질때까지, 좀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 이렇게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를 어떻게 하면 편하게 해 줄 수 있을까요?..
3) 아이에게 인형이 있는데.. 그 인형은 아이의 동생입니다. 인형에게 굉장히 의지를 해요. 어딜 가든 함께 가야하고, 그 인형이 없으면 잠을 못잡니다. 조금씩 떼어 놓으려고 해봤는데.. 잘 되질 않네요. 그냥 그렇게 아이가 원하는 대로 놔두어도 되는 건지요..
너무 두서없이 글을 쓰게 되버렸네요. 푸름이 부모님 너무 바쁘신 것 같아 여러 글들을 찾아 읽어봤는데 결국은 아이의 눈빛을 보며 공감해주는 것이 가장 큰 답인 것 같은데요.
그것을 매 상황마다 적용시키기가 왜 이리 어려운지요..
[닉네임: withj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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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june님.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의 마음을 읽는 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공감이 답인데 가슴으로 공감해주는 것이 어렵지요.
먼저 님이 쓰시는 단어를 보면 공감이 어렵다는 것이 짐작이 되네요. 아이가 그 시간에 어떤 마음인지를 살펴보고 그 마음에 공감해주는 것보다는 설득과 설명을 하시네요. 머리로는 그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엄마가 그 일을 아이에게 설명하고 있으면 아이는 아직 감정을 조절할 만큼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에 엄마의 말을 그대로 따라 가기는 어렵습니다. 한숨 깊이 들이 쉬고 아이의 마음이 어떤 지를 먼저 살피고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공감해 주세요. 그러면 아이는 기분 좋게 엄마의 말을 따라 오지요.
아이가 예민하네요. 이런 아이는 자극이 너무 과도하게 들어오면 그 자극을 감당하기 어려워 잠을 자려 합니다. 잠을 자면서 회복하지요. 시끄러우면 귀를 막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어릴 때 순해서 잠을 많이 자는 아이는 정말 순한 것도 있지만 마음의 갈등을 잠으로 해결하려는 것일 수도 있지요. 너무 과도한 자극이 주어지지 않도록 조심 하세요.
아이가 인형에 집착하는 것은 인형을 통해 마음의 위로를 얻고 있는 것 입니다. 이것은 엄마하고의 애착관계의 형성 시 부족한 친밀감을 인형에게서 얻으려는 과정 입니다. 따라서 인형을 떼어 놓으면 아이의 마음은 더욱 힘들어질 수 있지요. 엄마하고 깊은 애착을 형성하면 아이는 인형을 자연스럽게 놓게 되지요. 아이가 인형에 집착하면 할수록 내가 아이에게 사랑을 주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하는 엄마의 죄책감을 건드려 엄마의 무의식에서 불편 할수 있지요. 그럴수록 엄마의 눈빛은 인형에 집착하게 되는데 아이는 엄마의 그 눈빛도 읽을 것입니다. 아이가 마음껏 인형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세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습니다. 하나하나 훈련하다보면 아이가 성장하면서 엄마도 함께 성장하게 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