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푸름이닷컴을 알게 되었고, 아버님의 좋은 글들을 읽으며 무언가 결정을 내리고자 하는데,

정말 이것이 옳은 길인지 자신이 없습니다.

제가 결정을 잘 한 것인지 조언을 부탁드릴께요.

저는 4학년 11세, 6세 두 딸아이의 엄마 입니다. 두 아이를 기르며 계속 일하는 엄마였고, 그래서 푸름이 아버님, 어머님처럼 아이들에게 많은 책을 읽어주며 함께 하지 못하였습니다. 때문에 큰 아이는 책을 좋아하지 않아요. 분위기는 열심히 만들어 주려 노력해 보지만, 거실을 서재로 하여도 보고, 도서관을 함께 다녀도 보았지만 책에 폭 빠져 사는 엄마들의 바램처럼 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둘째는 다행히 어렸을 적에 조금은 읽어주려고 애를 썼고 그래서 책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요즘 읽기 독립을 시켜 보려는 제 성급한 마음과 준비가 안 된 우리 아이에게서는 힘들어 하는 것이 보입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해오며 내 아이도 잘 가르치고 있지 못하면서 다른 아이들이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니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었어요.

그래서 올 7월 달에 제가 하던 모든 일을 정리 했습니다.

그리고는 우리 아이들에게 올인 해 보려구요. 물론 그렇다고 그동안 못 해준 것을 당장 다 하려고 마음먹고 고문을 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구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차근차근 아버님의 말씀들을 되세기며 해 보려 했어요. 그런데 아버님의 말씀 중에서 제 가슴속에 콕 박혀서 저를 고민에 빠지게 만든 것이 있었어요.

'6세 이전에 읽기 독립이 안되면, 7세 이후에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기가 힘들다는..... '물론 이와 똑 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말씀 이었던 것 같아요. 그럼 우리 둘째 아이도 다시 첫째 처럼 ....

그럼 올해가 지나면 두 아이 모두 너무나 힘든 길을 가야만 해야 하는 것인가?

또한, 학기 초 아이의 유치원 엄마 숲체험 수업에서 숲 할아버지께서 해 주신 말씀도 가슴에 와 닿았었지요.  아이들에게 스케줄 관리해 주면서 몇시까지 뭐하고, 몇시까지 뭐라하고 하기 이전에 숲과 공원 자연에 데리고 다니라구요..... 아이들의 지금 유아시절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이 때에 정말 많이 함께 하라는... 이야기 그래서 고민을 했습니다. 제가 하던 일도 정리 했고, 어차피 우리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갖으려 한 것 유치원도 그만두게 할까? 하구요.

계속 일을 했던 엄마 이기에 큰 아이도 책을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 책을 좋아하게 하려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네요. 더군다나 5살 나이 차이가 나니 큰 아이의 수준과 작은 아이의 수준차이로 함께 데리고 앉아 책을 읽을 수도 없구요. 때문에 둘 다 집에 도착하는 시간이 3시인데, 큰 아이가 학원을 다녀온다 하더라도 한 두시간동안 작은 아이와 무엇을 해 볼 수 있는 시간은 극히 적더라구요. 오자마자 붙들어 앉혀놓고 책을 읽힐 수도 없구요. 간식 먹이고 조금 쉬다 보면 바로 언니가 오고, 함께 운동 한 시간하고, 들어와서 샤워하고, 밥먹고, 언니 숙제 조금 봐 주고 나면, 잘 시간. 잠자리 동화 함께 읽는 것이 전부인 듯해서 이렇게 해서는 아무것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내린 결론이 작은아이 유치원을 그만 두는 것이 어떤가 하는 것입니다. 저는 유치원 보다 가장 좋은 교육은 바로 엄마가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물론, 푸름이 부모님 처럼 잘했을 경우이겠지만요. ^^ 오전에는 도서관, 박물관, 체험활동에 데리고 다니면서 그동안 함께 하지 못한 시간을 만회할 겸 읽기 독립에도 전력을 다해보고, 오후에는 언니에게 시간을 마음 편하게 할애한다면, 7세 학교가기전에만 병설에 잠깐 보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데요.

문제는, 저희 집은 그래도 아이들의 의견을 많이 존중하는 편이라서 아이아빠나 저 모두 아이가 원하는 방향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기에 먼저 아이에게 물어보니, 처음에는 유치원이 좋다고 하네요. 여러 가지 활동을 해서... 친구도 있어서.... 그런데, 요즘은 친구 이야기를 많이 안 하더라구요. 그리고는 환경단원을 배우면서 재활용품(요구르트병, 휴지심 등등)으로 만들기를 해오기 시작했습니다. 첫날 요구르트 병을 길게 연결해서 칼이라고, 그 다음날은 총이라고, 그 다음날은 기차, 비행기, 로봇, 주스 만드는 기계 등등.... 만들어 오는 것도 꼭 남자아이 같죠? 전 제 아이가 만들기도 너무 좋아하고 더군다나 양성적으로 창의적이기 까지 한 것 같아 너무나 만히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거의 매일 만들어 오더라구요.

그래서 물어 보았어요. 무슨 시간에 하는 거니? 자유 활동시간에요. 누구랑 하는 거야? 혼자해요. ---- 그 순간 띵~~ 뒷통수를 맞은 것 같았어요. 물론 남자 아이들하고도 하지만, 여자아이들은 친한 친구들 끼리 손 잡고 몰려 다니면서 역할놀이 공간에 모두 차지해서 자기는 들어갈 수 가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자기는 혼자 만들기를 한다구요. 만들어 와서 엄마에게 칭찬을 받으려는 아이의 마음도 보였지만, 엄마로서는 우리 아이가 양성적인 것도 좋지만, 또래 여자 아이들과 어울리지는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되더라구요.

고민끝에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어요. 선생님께서... 사실이라고, 요즘 들어 특히나 여자아이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고, 그 곳에서 우리 아이는 또래 여자 친구들과는 친하게 어울리는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올 해 유치원이라는 곳에 처음갔고, (그 전에는 이모가 운영하시는 어린이집에 다녔어요). 신이 나서 너무나 좋아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그다지 즐겁게 다니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견학가는 날 외에는 .... 지금 생각해보니 그래서 그런 이유였나 싶기도 하구요.

신랑과 상의를 해보며, 고민되는 부분은 첫째 혹, 그래도 유치원이 우리 아이에게는 첫 번째 경험한 사회생활이었는데, 스스로 적응을 못해서 힘이 약해 지지는 않을까?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도록 친구를 초대한대거나 하여 친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주어야 할까? 포기를 싶게 하는 아이로 자라는 건 아닐까? 내년에 다른 병설 유치원에 가서도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또한, 발표회라는 것을 한 번도 안 해 보았는데, 병설은 없을 것이고, 기념으로 시켜 주는 것이 좋지는 않을까? 그려면 10,11, 12, 3개월만 더 보낼까? 아니야 그러면, 또 1,2월은 방학이어서 언니와 함께 하는 시간이 겹쳐지고, 지금과 달라질게 하나도 없는데, 그러면 바로 7살이고....

지금부터 조금이라도 서영이와의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렇게 9월 한 달을 고민했고, 지금 10월이 되려면 얼마 안 남았는데, 아직도 매일 하루에도  몇번씩 고민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제 둘째가 밝고 활발하며 노래를 좋아하고 재미있는 아이이지만, 자기주장과 고집도 있어서 친구들과의 사이에서 자기가 대장이 되지 않으면 차라리 혼자를 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들기를 좋아하는 우리 아이, 집에서 실 컷 다양하게 만들기를 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책이나 함께 읽을까요?

책 속에 인성을 키울 수 있는 부분도 다 들어 있으니, 책 속에서 키워 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쪽으로 자꾸만 기웁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푸름이 아버님 저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답변으로 제~~~~발 도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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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닉네임: smilefai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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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lefairy님.

먼저 몇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네요.

첫째는 아이를 어릴 때 돌보지 못한 죄책감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아이에게 책을 주고 함께 하려는 것이 죄책감에서 출발하는 것이라면 아이는 엄마의 죄책감을 먼저 습득 합니다. 아이에게 있는 그대로 사랑을 주는 마음이라면 아이가 당분간 엄마를 따라 주지 못해도 화가 나지는 않지요. 그러나 죄책감이 있다면 아이에게 엄마가 직장을 그만 두면서 시작 했는데 제대로 못한다고 원망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둘째는 아이가 사회성이 없는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이 있네요. 유치원을 그만두고 엄마와 함께 놀면서 배우는 것은 아이에게는 행복한 시간이 될 수있지요. 그런데 엄마가 고민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기 힘든 것은 혹시 엄마와 함께 하면서 아이의 사회성이 덜 발달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무의식의 두려움이 결정을 방해하고 있는지 보시기 바랍니다. 만일 그렇다면 어머님 내면에 이미 사회성과 관련하여 받은 상처가 있다는 의미 입니다. 어머님이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해 부모님이 걱정 했다면 내 아이가 남과 어울리지 못하면 그 상황이 어릴 때 상처를 불러일으켜 마음은 불안해지지요.

사회성은 엄마의 아이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 합니다. 엄마가 아이를 믿고 감정적으로 소통하면 아이는 세상과 소통하면서 남을 배려 하지요. 아이가 사회성을 가지려면 혼자 있는 것을 견디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 혼자 있을 수 없는 사람은 남에게 의존하게 되는 데, 우리사회는 그런 상호의존을 사회성과 혼동하곤 하지요.

셋째, 아이의 책읽기 이전에 먼저 충족되어야 할 것은 의존욕구 입니다. 어릴 때 엄마와 함께 하지 못했다면 아이는 의식적으로는 엄마가 바빠서 그랬다는 것을 이해는 하지만, 무의식에서는 엄마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 합니다.아이는 엄마와 함께하고 싶었던 의존욕구가 있습니다. 그것이 충족되지 못한 것은 자신이 사랑 받을 자격이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이 모든 아이가 공통으로 가지는 마술적인 사고이지요. 따라서 사랑 받지 못하고 방치 당한 아이의 내면 아이는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느라 모든 에너지를 쓰기에 책으로 깊이 들어오기는 어렵습니다.

책 이전에 엄마의 모든 마음과 정성을 다해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세요. 박물관도 다니면서 다양한 체험도 하면서 아이와 함께 할때 책읽기는 어느 사이 아이의 습관이 될 것입니다. 순서가 바뀌면 안 됩니다. 책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먼저 이고 그 잣대로 아이를 평가하면서 학습으로 체험을 준다면 아이는 엄마의 속마음을 꿰뚫어보고 책읽기는 멀어 지지요. 엄마의 책에 대한 무의식의 걸림이 아이에게 느껴지지 않도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엄마의 배려깊은 사랑 안에 모든 것이 녹아 있습니다. 인성도 사회성도, 지성도 엄마의 있는 그대로의 사랑에서 시작 됩니다.

새롭게 출발하려는 어머님의 용기를 응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