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방 책장을 정리하다 유치원 때 쓰던 지우개가 나왔다.
이미 석고처럼 딱딱하게 굳어 지우개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태.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는 생각지 않았지만,
일단 버려진 지우개를 주워 두었다.
책꽃이를 둘러보다 눈에 띈 것이 EQ 창의력 동화다.
둘째가 좋아하는 책 속의 캐릭터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지우개로 조각을 시작했다.
한 번도 하지 않던 짓을 하려니 아이들 보기도 좀 민망하기도 했지만...
일단 밑 그림을 그려 보여주니 정말 겁쟁이씨를 닮았다고 좋아한다.
도구는 아이들이 쓰던 조각 칼.
거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1박 2일을 시청하며 시작한 조각이
저녁 10시 무렵 끝이 나고,
아크릴 물감으로 칠하고 나니 제법 그럴싸해 보였다.
예쁘다고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니 욕심이 생겨
다음날 문구점에 가서 커다란 지우개 2개를 더 사왔다.
아이들이 캐릭터를 고르고 조각을 시작했는데,
처음과 달리 말랑말랑한 지우개라 조각칼이 말을 듣지 않는다.
이미 벌려놓은 일이라 물릴 수도 없고....
겨우 마무리 하고 나온 녀석들이 공상씨와 골치양.
자세히 보면 마무리가 깨끗하게 되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쓸만 한 캐릭터 인형이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