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는 올해 4세에 들어선 아이임니다.
임신 중에 우연히 읽게된 푸름이 아버님 책이 아이를 낳고 다시 손에 잡혀 보게 된것이 푸름이 닷컴과의 깊은 인연이 되었지요.
저희 집은 시골입니다. 아침 낮으로 이름모를 새들 울음 소리가 들려오고 밤이면 하늘에 은가루를 뿌려놓은 듯 쏟아지는 별들이 보이는 곳이지요. 신랑 저녁 퇴근 시간에 맞춰 가로등 하나 없는 논길을 달빛에 의존해 마을입구까지 신랑 마중나가는 것이 저와 아이의 중요한 일과중의 하나지요. 집밖만 나가면 선심쓰듯 아이에게 무한히 주는 모래며 흙, 나무가지, 돌은 늘 공짜구요.
이렇듯 늘 집 안은 도서관이고 집밖은 문화센타이고 자연박문관인 이 곳에서 저와 신랑, 아이 이렇게 셋이 산담니다.
저희 아이를 보면 동네어른들은 '애 키우기 참 좋은 곳이다' 하시지만 그 외 저희를 아시는 모든 분은 여러가지 걱정을 하심니다.
교육의 혜택이며 사회성이며..
특히 저희 아이는 어린이집은 물론이고 흔히 눈 뜨면서부터 다닌다는 문화센타조차 가본적 없으니 더더욱 그러지요.
아이가 4살이 되니 요즘은 만나는 사람마다 '무슨 반이야? 오늘은 어린이집에 안 간 모양이지?'가 인사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저는 벌써 그런 질문이나 여러 주위의 걱정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행복감을 맛보고 있습니다.
아이를 혼자 기르면서 정말 눈물 나게 힘든적도 많았지만 그 행복을 배로 돌려받고 있습니다.
치열하고 고민하던 배려도.. 요즘은 아이가 절 배려하는 모습에서 참 행복감이 가슴이 따뜻해진담니다.
제가 가끔 목소리가 가라앉으면 옆에 살며시 와서 '엄마 화나셨어요? 속 상해 하지 마세요'라는 말도 할 줄 알고,
'장난감 좀 치울까?'라고 물으면 '네 엄마 알았어요. 이것만 끝나고 할게요'라는 아이를 보면 얼굴에 미소가 머금어질 정도임니다.
저희 아이도 마주치는 아이들과 쉽게 휩쓸려 못 노는 때도 있지만, 또 입맛이 맞는 친구들과는 마치 10년을 함께 지내온 친구처럼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게 잘 노는걸 보면 참 기분이 좋습니다. '우리 이거 할까?'하고 의견도 제시할 줄 알고, '고마워' 라는 말도 할 줄 알고 모든 상황에서 완벽하진 않지만 하루 하루 더 긍정적인 모습이 더 많이 나타나는 아이를 보면 또래아이들과 많이 휩쓸리지 않았다고 해서 오는 불안감은 점점 작아짐니다.
처음부터 모두 조곤조곤 설명하지 않았어도, 질서를 설명하지 않았어도 저와 신랑이 노력하는 배려와 사랑만으로도 아이는 속 상한 일이 있어 울먹울먹 하면서도 '이러저러 해서 그랬구나.. 미안해'라는 말 한마디면 어느새 이해하는 아이로 자라있더군요.
또래아이와의 경험도 아이가 사회에서 꼭 경험하고 배워가야하는 중요한 교육입니다.
그것이 필요없다고는 절대 말 할 수 없지만 저는 저의 어린시절을 되돌이켜 생각하면 엄마의 품에서 나와 다른사람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맺기 전까지는 부모밑에서 철저하게 배려와 행복감으로 자신을 충족시켜야한다고 생각함니다.
저는 조부모, 고모들과 이웃사촌과 북적북적한 집에서 자랐지만 늘 일에 바쁘셔서 하루에 1시간도 채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한 부모님과의 관계, '나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사람이 없다고 느꼈던 고립감, 내 실수보다는 내 놀란 가슴을 이해받지 못한 경험들로 인해 아직까지도 저 스스로 '나는 사회성이 좋은 사람이다'라고 판단을 못 내리고 아직도 실수하는 부분도 있고.. 특히 독립을 하면서 부터 부모님과의 심리적 거리감으로 인해 많은 힘듬을 겪어본지라.. 단지 주변에 사람이 있다는 것만이 내 마음의 깊은 행복감과 자애감이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뼈져리게 알고 있습니다.
어디 가서나 혼자 스스로 당당하고 행복하고 충반하던 사람들을 보면 늘 부러웠던 저가 제 아이에게는 그런 충반한 행복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알게되었다는 것이 너무 다행스럽습니다. 한 때는 큰 배려와 사랑을 부모에게서 받고 자란 사람이 그렇게 부럽기만 했는데 지금은 이런 부족함도 알기에 채울 수 있다는 것에 감사드림니다.
우리의 모습을 적라나게 들여다 보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과 갈등을 겪고 우리 스스로의 모습에 스크레치를 내고 있지만
'엄마'라는 눈으로 아이들은 마주치는 친구 모두를 사랑하며 양보와 질서를 지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게 쉬운 일처럼 기대를 하고 있지 않나요..
저는 아직 세상에 나온지 몇 해 밖에 되지 않은 아이는 앞으로 더 많은 경험들과 부딛칠꺼라고 생각함니다. 친구에게 장난감을 뺏앗겼을 때 '그러지마' 의견을 못 이야기 한다고 또는 다시 되돌려 받지 못 한다고 그 모습에 실망하고 초조해하기 보다는, 아이 내면속에 돌처럼 든든한 행복감과 배려심이 있는 아이라면 부모가 보기에 속 상한 모습도 아이는 스스로 긍정적인 경험으로 쌓아갈 것이라고 믿고있습니다.
제가 아이에 대해 들은 칭찬 중 가장 제 마음을 뜨겁게 한 말은 바로 '엄마가 키우시나봐요'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임니다.
매일 잠이 들기전에 '사랑해요 엄마'라고 하며 조그마한 팔로 절 껴안는 아이에게 '아기야. 사랑한다. 너가 엄마 아빠 아들이라서 늘 감사한다. 고맙다'라고 인사를 함니다. 그 때 깜깜한 방안에서도 행복으로 반짝이는 아이의 눈을 보면 정말 가슴 깊숙이 '고맙다 애야'라고 수십번을 말할 만큼 행복함니다. 깜깜한 어둠속에서도 행복이 보이는 아이라면 앞으로 많은 고비들을 겪게되더라도 자신만의 긍정적인 자아를 만들 아이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저에게 이런 경험을 알게해준 푸름이닷컴에도 감사함을 말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