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만32개월 남자 아이 하나를 두고 있는 엄마입니다
문제는 우리 아이가 아직 말을 못하고 있습니다.
태어나서 워낙 순한 기질이라 잘 먹고 잘 자고 해서 체격을 좋은데 목가누기(100일경)부터 시작하여 걸음마도 16개월에서야 제대로 걸었습니다..
워낙이 어릴 때부터 늦돼서 주변에서도 그렇고 식구들도 늦되구나 생각했지요
맞벌이를 하는 관계로 16개월부터는 남의 손에 키워졌는데요..
만29개월쯤에서야 말 못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한 무식한 엄마입니다
아무리 말을 못한다 하더라도 다른 애들의 경우 “엄마, 아빠”는 하더라구요
우리 아이는 엄마 아빠도 안 부릅니다.
워낙이 기질이 순해서 어릴 적부터 혼자 뒹굴 거리며 잘 놀고 해서 잘 못 놀아 준 것 사실이구요. 아마도 애 봐주시는 아주머니도 마찬가지로 때 맞춰 먹이고 재우기만 했지 않았나 싶어요. 아기 입장에서도 아쉬울 게 없으니 엄마 아빠를 애타게 부를 일도 없는 것 같고요..
바깥구경도 잘 시켜 주질 않았고 먹이는 것에만 너무 신경을 쓴 것 같아요..
아이 아빠는 외향적이고 말도 많이 하는 성격이지만 저는 말이 없는 성격이고 아이가 저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11월말부터 당장 휴직 내서 언어치료 교육원을 다니며 지금 다시 애를 돌보고 있는데요..
제가 책의 중요성을 푸름이 닷컴을 통해 알게 되어 현재 저희 집에는 책이 주된 장난감이고
다른 장난감을 그리 많질 않습니다.. 더구나 TV도 없구요..
아이는 책을 정말로 장난감처럼 가지고 논답니다..
그나마 조금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건 푸름이까꿍, 푸름이짝짜꿍, 달님 등 책을 보여주며 과일, 동물 등 사물에 대해 말은 못하지만 책에서 손으로 짚어 낸다는 것입니다.
“산책하자 랄랄라”는 너덜너덜 해져서 다시 구매할 정도로 (정말로 수없이 많이 읽어요)좋아하구요..책 속에 의성어를 엉성하게 합니다..
다른 책을 읽어주다가 어쩔 땐 책 내용을 알고 그러는지 엉엉 울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제와 “엄마, 아빠”등 말을 가르치려니 제 입을 보질 않고 눈이 책으로만 가 있어서 답답합니다.
특히나 요즘은 글밥이 있는 책도 꺼내와 책장을 넘기며 “응응”거리며 책읽어달라는데 줄줄읽기도 전에 책장을 넘겨버리기 일쑤고 말 배우는데 책 읽어주기가 도움이 정말 되는지요?
지금 상황에서 책 읽어주기를 어떻게 해줘야 하나요?
글밥 많은 책들도 보게 그냥 둬도 될까요?
오늘은 속상해서 책을 다 치워버릴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 였답니다..
우리 아이 의젓하고 조심성이 많은 아이인데 어떻게 하면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분명 엄마 아빠를 아는 것 같긴 한데 입을 안 열어요..
문득 문득 엄마, 아빠를 하긴 하는데 불러대질 않아요..
아직 발달검사를 받아보진 않았지만 청력에도 문제 없는 것 같고요..
말귀도 제법 알아듣고요. 눈치도 있고요. 어쩔땐 정말 어른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푸름이 어머님이 말하는 적금형 아이일까요?
푸름이 아버님께 두서없이 글 올립니다만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아이한테 안좋을까봐 겉으로 태연한 척 노력하지만 제 속이 정말 타들어갑니다...ㅠㅠ
[닉네임: 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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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이야님.
속이 타 들어 가는 마음 이해합니다. 당연히 아이가 말을 하리라 생각 할 때는 그냥 지나치지만 어느 정도 발달의 시기를 지나갔는데도 말을 못하면 속이 타들어 가지요.
하지만 너무 낙담 할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36개월이 지나 갔는데 엄마, 아빠 소리를 못한다면 병원에 가셔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아이가 말을 하는 것은 운동의 영역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이것은 아이가 기고 ,걷는 것과 마찬 가지로 유전에 따라 근육이 발달 해야 합니다. 또한 아이 대신에 누군가 아이의 욕구를 대신 표현 해 주는 경우, 아이가 말을 해야 할 필요가 없는 경우에도 말이 느릴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환경적인 요인은 부모가, 특히 주 애착자인 엄마가 얼마나 많은 대화를 나누어 주었느냐 입니다. 강연을 하다보면 부모가 말이 없는 경상도 지역에서는 우리 아이가 말이 늦어요 하는 질문이 특히 많습니다.
지금 어머님의 글에는 아이가 말이 늦을 수 있는 요인을 어머님이 알고 계십니다. 다만 한가지 조심해야할 것은 아이가 말이 늦다는 것에 대해 어머님이 불안 해 하시면 아이는 말로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 할 수 있습니다.그냥 아직 때가 이르지 못 했다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아이를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아이에게 말을 가르치는 것으로 책을 읽어 주는 것 보다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오죽하면 저는 책을 읽어주는 것을 대화의 매개물이라고 말 했을 까요. 책을 읽어주면 다양한 대화를 나누어 줄 수 있습니다.꼭 입 모양을 봐야 아이가 말을 배우는 것은 아닙니다. 많이 읽어주다 보면 아이는 다양한 소리를 듣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음가를 구별하면서 말을 하게 됩니다.
아이가 책 내용을 이해하고 반응하고 있다는 것은 시기가 되면 말이 나온다는 희망적인 메시지입니다. 따라서 줄줄 책을 읽어 주려 하지 마시고 아이와 함께 대화를 나누세요. 숨은 그림도 찾고 아이가 좋아하는 페이지를 보면서 상상의 나래도 펼쳐 보세요.
말이 전혀 안나오다 한번에 문장으로 고급언어로 터져 나오는 아이들을 저는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특히 남자 아이들 중에 그런 아이들이 종종 있습니다.
지금은 기다릴 때 입니다.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든 말이 기다림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