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나이(만5세 5개월)에 한글 떼기

내가 처음 푸.닷에 들어와서 보니 한글 뗀 애들이 보통 24개월, 빠른 애들은 15-18개월이라니........ 허걱!

이거 큰일 났네! 우리 아들은 보통 말하는 6세(만5세 5개월)!

한글 늦게 뗀 아이들은 아이큐도 빨리 뗀 아이들보다 낮다는데.......

그래! 시작해보자! 세상에 글자 많은 곳에서 사는 사람치고 글 못 떼는 사람 없고,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하지 않았는가?!

먼저, 엄마의 조급한 마음을 달래 보았습니다.

다음에 엄마가 한 일은 한글을 떼는 방법을 공부하였습니다.

‘푸름이 엄마의 한글 똑 떼기’ 동영상을 열심히 보았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아들 영호와 놀이를 시작했습니다.

푸.닷의 단어카드, 집에 있는 단어카드, 엄마가 새로 만든 단어카드 모두를 활용했습니다.

1)처음하는 통문자- 푸.닷의 단어카드로 시작하였습니다. 글씨 속에 그림이 들어있으니 아주 재미있어 하더군요. 그래서 엄마도 단어카드를 만들 때 살짝 그림을 그려 넣거나 색깔을 넣었습니다. 단어들이 아주 쉬우면서 흥미로왔습니다. 이때부터 벽은 온통 단어가 가득 붙여지게 되었습니다.(아이들에게 새로운 관심을 끌어내려고 할 때는 벽에 무엇인가 붙여놓습니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더군요.)

2)다른 통문자-동물, 가구, 꽃이름, 가족이름 등- 쉬운 것부터 약 300자정도 하였습니다. 6세인지라 기존에 알고 있는 단어도 있고, 새로운 단어도 있어서 쉽게 넘어갔습니다. 특히 영호가 좋아하는 동물이름은 대부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3)다음은 두단어가 결합된 글자, 한글자 등을 약 50자 정도로 그리 많은 양은 아니었습니다. 푸름이 엄마처럼 가위로 자르고 붙이는 놀이를 했더니 역시나 관심이 많았습니다.

4)낱글자는 푸름이 엄마가 알려주신대로 벽에 붙여놓고 ‘가나다라마바사~’노래를 하면서 읊었더니 영호도 마구 따라서 하더군요.

5)다음은 그림책으로 한글떼기입니다. 그림책은 그동안 영호가 보아왔던 것을 선택하였습니다. 푸름이 엄마가 가르쳐준대로 하였지요. 4-5권정도 진행하였습니다. 이때부터 책을 읽어줄 때 손으로 집어가면서 읽어 주었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약 2달 정도 되니까 금방 되더군요.

6)다음은 형용사, 동사, 지역명, 문장카드 등 입니다.

그다음부터는 아이의 관심이 조금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조금 시시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재밌게 해야 하는데, 어떤 방법이 좋을까 고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카드놀이입니다. 승부욕 강하고, 게임 좋아하는 아들에게 아주 재미있게 효과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카드놀이 방법 첫번째*

첫째, 똑같은 단어 두장씩 만들어서 뒤집어놓습니다. (50개정도) 같은 단어가 나오면 자기가 가져가는 놀이입니다. 영호가 단어를 말하고 가져가도록 유도하고 잘 모르면 엄마가 말해줍니다.

둘째, 두꺼운 종이에 단어카드를 만듭니다. 10*20cm크기(예전에 사 놓았던 단어카드를 사용했습니다.) 단어카드를 10장씩 갖습니다. 그리고 뒤집어 놓습니다. 단어카드 한장을 갖고 상대방의 카드를 뒤집어서 뒤집어지면 소리 내어 읽고 가져갑니다.

여기서 잠깐 승부욕 강한 아들을 엄마가 이겨버리면 아주 곤란하겠지요. 살짝 져주는 센스 잊지 마세요.

*또다른 카드놀이 방법*

글자의 조합을 가르치기에 좋은 방법이고, 약간 어렵고 긴 글자를 가르치기에 효과적입니다. 역시나 게임을 좋아하는 아들에게 좋습니다.

몇 개의 단어 10~20개 정도를 씁니다.

‘사자’ ‘호랑이’의 낱글자 ㅅ ㅏ ㅈ ㅏ ㅎ ㅗ ㄹ ㅏ ㅇ ㅇ l를 씁니다. 그리고 각각 사자와 호랑이 글씨를 빨리 맞추는 게임입니다. 이때도 살짝 져주는 엄마의 센스.

처음에는 아주 쉬운 단어로 시작하여 점점 길고, 어려운 단어로 하면 됩니다. 처음에는 아주 만만해야합니다. 점차 단계를 높여 가면 아이는 성취욕과 흥미를 갖고 갑니다.

늦은 나이(6세 10개월) 읽기 독립

이렇게 ‘한글 똑떼기’ 4개월만에 끝냈습니다. 빠르고 쉽게 진행 되었지요. 정작 어려운 것은  책읽기 독립입니다. 엄마의 조바심이 앞서더군요. 한글을 몰랐을 때는 ‘때 되면 하겠지’ 생각했는데, 한글을 떼고 나니 왜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으려고 하지 않는지 답답해하였습니다.

  수준에 맞지 않는 너무 낮은 책을 들이대니 아이는 그 책이 재미없다고 하더군요.

  책 좀 읽어보라고 하면 읽기 힘들다고 하구요. 자꾸만 엄마에게만 읽어달라고 합니다. 그런 아들에게 엄마는 제대로 읽는지 확인하고 체크하기도 하였습니다. 엄마의 조급한 마음을 아이에게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푸름이 엄마 수준 낮은 책 500권 들였다는데 저는 그렇게 못했습니다. 대신 대여했지요. 근데, 아들이 너무 시시하대요. 그래서 닷.컴 뒤졌더니 누군가 써놓았더군요. ‘만화책으로 읽기독립가능하다’고. 이렇게 저렇게 시행착오를 겪다가 다시 엄마의 욕심을 버리고 나니 아이도 엄마도 편안해졌습니다.

6세부터 누나가 보는 만화책을 혼자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이런 생각 들었죠.

‘누나가 보는 만화책 영호가 이해할까?’ ‘그림만 보는 것 아니야?’

푸름이 아빠 말씀하시죠.“자식을 믿으라! 믿으면 믿는대로 된다.”

그래서 믿기로 했습니다. 아니 영호를 믿습니다. ‘영호는 이해하고 있다.’ ‘영호가 그림만 보고 이해하면 어떻고, 또 모르면 어떤가! 재미있어서 보는데........이해하지 못하면 재미있게 볼 수 있겠어?!’ 만화책을 보고 또 봅니다. 그리고 이야기도 곧잘 해 줍니다. 만화책은 6세부터 독립했지요. 마법천자문, 그리스로마신화, 내일은 실험왕, 삼국지, 연개소문, 징기즈칸, 중국신화, 보물찾기, 수학도둑, 초한지, 수호지, 칼의노래, 주몽, 소서노, 로마이야기 등.........만화책만 6시간동안 보기도 합니다.

쓰기도 영호가 하고 싶을 때 했습니다. 기탄, 해법 사서 했는데, 낮은 단계는 재미있어 하더니, 조금 어려워지고 쓰기가 많아지니 힘들다고 했습니다. 영호가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만큼만 하였습니다. 쓰기는 잘 못하지만 관심이 많아져서 쓰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만5세 때 까지는 스스로 쓰는 법이 없었습니다. 그리기 색칠하기도 거의 하지 않았지요. 그러다보니 연필 잡을 때 힘이 없고, 힘들어했습니다. 연필 잡는 자세도 좋지 않았구요.  쓰기에서는 엄마가 욕심을 부리지 않았습니다.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만큼만 하게 하였습니다. 대신 자세는 바르게 하도록 말해 주었습니다. 지금은 뭔가 열심히 씁니다. 모르는 글씨는 엄마에게 물어보기도 하지요.

  글줄 책은 혼자 보기도 하고, 엄마에게 읽어달라고 하기도 합니다. 글줄 책은 엄마가 읽어주는 것이 훨씬 더 많습니다. 녹음기를 이용하기도 하고, 책읽기 파티도 해보고, 사과나무도 만들어도 보았습니다. 요즈음 한권씩 읽으면 100원씩 주기도 합니다. 엄마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유도하기는 하지만, 스스로 요구가 그리 많지 않아서인지 아주 많이 읽지는 않습니다. 줄글은 부담스러워 합니다.

잠 잘 때는 반드시 엄마가 책을 읽어주어야 합니다.

밥 먹을 때는 가끔 책을 읽어달라고 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밥 먹을 때 엄마에게 책을 꼭 읽어달라고 했는데, 그래도 요즘은 가끔입니다. 엄마가 주로 구연동화처럼 읽어줄 때가 많았는데, 많이 자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 소리내야할 때 그냥 읽으면 영호가 바로 지적합니다.

아들에게 책 읽어줄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며 영호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있습니다.

<만화책을 읽고 있을때 엄마가 읽어준 책>

EQ의 천재들, 푸름이짝짜꿍그림책(나중에는 혼자읽음), 푸름이 달님그림책(혼자서도 읽음), 삼국유사삼국사기 퍼킨스, 으랏차차 이야기한국사, 원리가보이는과학-웅진닷컴, 국시꼬랭이동네 자투리문화를찾아서, 개념씨수학동화, 탄탄수학동화, 호야토야1.2, 또박또박이야기, 달팽이과학동화, 올림퍼스가디언, 탄탄우리문화, 퍼킨스 지구별사회탐구, 빅토리아테마위인(일부), 네버랜드꾸러기문고(저학년), 비룡소읽기동화2, 엽기과학자프래니, 21세기학생백과(실험관찰), 푸름이동사모창작, 푸름이동사모다이너소어, 신기한스쿨버스

끝으로 한글을 늦게 시작한 아이든, 빨리 시작한 아이든 조금한 엄마 마음으로는 아이를 지치고 힘들게 한다는 것을 잊지 맙시다. 편안한 마음으로 평생 아이와 함께 할 글-책-이 즐거움으로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누나인 민주도 7세까지 줄창 엄마가 책 읽어주었습니다.(푸름이닷컴을 몰랐던 때입니다.) 초등학교들어가서 읽기 독립하였는데, 책을 매우 좋아할뿐만아니라 책 읽는 속도도 엄마보다 빠릅니다.(초등2학년 헤리포터3시간만에 1권 봄) 물론 초등학교 들어가고 6개월이 지난 시기부터 푸름이닷컴 교육을 진행하였지요.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책에 대한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