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호 수학 칼럼 1]
오해’로 시작하는 수학 학습
인류가 '닭 두 마리'의 2와 '이틀'의 2를 같은 것으로
이해하기까지 얼마나 걸렸을까요?
영국의 수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수천 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습니다.
"그건 구석기 시대 이야기죠. 요즘 사람들은 똑똑하잖아요."
라고 말씀하신다면, 구석기 시대나 지금이나
인간의 지능은 비슷하다고 합니다.
즉, 구석기 시대에 태어난 아이나 지금 태어난 아이나
사고력과 인지 능력이 비슷하다는 거죠.
수학 학습에 대한 오해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우리 부모에게 '3+2 = □'와 같은 문제는 무척 쉽습니다.
그런데 본질적으로는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부모님들이 이런 문제를 쉽게 느끼는 이유는
수십 년 동안 경험하고 또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수학적 경험을 충분히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3+2 = '라는 문제는 어렵습니다.
3이 무엇인지, 2는 무엇인지, + 는 무엇인지,
= 은 무엇인지 등 모두 처음 보는 기호들이고
이해하기 쉽지 않은 개념들입니다.
그런데 부모에게 내 아이는 똑똑한 아이입니다.
아니, 똑똑한 아이라고 생각하고,
똑똑한 아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하는 아이가 '3+2 = '라는 쉬운 문제(부모에게만 쉬운)를
어려워하면, 왜 어려워하는지 이해할 수 없고
답답한 마음이 앞섭니다.
수학 학습에 '오해'가 생기는 거죠...
부모님이 답답해 하고 서두르면 아이는 불안해집니다.
마음이 급해집니다. 그러면 이해하기 위해 곰곰히 생각하지 않고
불안한 상황을 빨리 벗어나기 위해 외워버립니다.
'수학은 어렵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렵지 않습니다.
'수학은 재미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재밌습니다.
어렵게 공부하고 재미 없게 공부했을 뿐입니다.
부모님과 아이들이 '수학은 쉽고 재미있는 거네' 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제대로 된 수학 학습의 출발점입니다.
그리고 부모님부터
"수학은 쉽지 않아. 그러니까 천천히 친절하게 코치해야 해.
서두르지 말고 기다려 줘야 해!"
라고 생각하는 것이 쉽고 재미있는 수학 학습의 시작입니다.
앞으로 차근차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