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없다고 자괴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제48기 사법연수원 수석한 김진수(30)씨 이야기예요.
법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보는 시험은 모두 합격하고,
이력마저 특이하신 분... 누가 시켜서 한게 아니라,
스스로 선택해서, 알고 싶고, 배우고 싶어서 하는 공부에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도 알고 있는 듯 해요.
부산 동해중학교 출신. 성적은 40명 중 5~6등.
학원은 수학만 원, 수, 금을 다녔다고 해요.
아버지는 직장인, 어머니는 선생님.
학창 시절 "공부해라"는 잔소리를 들은 기억은 없다고 합니다.
다만, 악기 하나는 할 줄 아는 게 좋다며 트럼펫을 배웠고,
경험은 많을수록 좋다며 방학 때마다 YMCA캠프 등을 다녔데요.
중학교를 졸업하고 진주에 있는 '공군항공과학고'에 들어갔어요.
졸업하면 항공 기술 분야 공군 부사관으로 근무하니,
취업 걱정 없이 안정적이라는 생각에서.
부모님께서는 딱 한마디 하셨데요.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
고등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에서 위탁교육으로
부산대 기계공학과에 들어갔어요.
항공관련 일을 할려면 공부를 더 해야 하니...
그러다가 공인회계사(CPA) 시험을 봅니다.
"공대생도 경영·경제를 알아야 한다며 회계 관련 수업을 듣게 했다.
문과대에 갔는데 '사법시험 합격자' '공인회계사 합격자' 등의
플래카드가 붙어 있더라. '내 이름도 플래카드에 붙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진로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위탁 교육을 나온 상태니깐 대학을 마치면
군 복무를 할 건지, 전역해서 다른 일을 할 건지에 대한.
그렇게 1년이 지나고 CPA에 도전했다."
"내게 CPA는 안 해도 상관없는 공부였다.
그런 공부를 한 이유는 재밌었기 때문이다. 물론 놀고 싶기도 했다.
그런데 공부를 하다 보니 뭔가 쌓여 가는 느낌도 들고,
충실하게 산다는 느낌도 들었다. 힘들지 않았던 건 아니다.
공대 수업이 끝난 오후부터 새벽 내내 혼자 공부하면
새벽 3시쯤 문 여는 식당이 없어서 편의점에서 라면과 삼각김밥,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웠다. 학점이 잘 안 나오기도 하고,
'과연 붙을 수 있을까' 불안한 마음이 들면서 슬럼프가 와
울면서 꾸역꾸역 공부하기도 했지만,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싶을 때 하니 정말 재밌었다."
CPA를 합격하고, 다시 사법고시를 도전합니다.
"CPA 합격 당시에는 전혀 생각이 없었다.
공군에서는 CPA 자격증이 있으면 재정 장교라고 우선 선발한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하고 장교로 임관했다. 재정 장교가 되면
외부 업체와 계약할 일이 많다. 계약이 평탄하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사건·사고가 터지면 법이 해결할 수밖에 없다.
난 법을 모르니깐 그때마다 법무실 가서 물어봤는데
이게 반복되다 보니 내가 일을 맞게 하고 있는지 불안해서
관련 규정을 찾아보게 되더라.
그러다 보니 공부를 좀 더 하고 싶어서 시작했다."
마이스터고 → 부산대 기계공학과 → 공인회계사
→ 사법고시 → 사법연수원 수석!!
그는 어떻게 공부를 했을까요?
"스톱워치 공부법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공부할 준비 다 해놓고 책상 위에 책 펴놓고
집중해서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할 때 스톱워치를 켠다.
그리고 잠시 어떠한 이유로든 집중을 안 할 때 끈다.
그러면 딱 공부한 시간만 카운트 된다.
처음엔 내가 온종일 공부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하다 보니
하루 4~5시간밖에 안 하더라. 그래서 그 시간을 좀 더
많이 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차츰 요령도 생겨
스톱워치 시간으로 하루에 10시간까지 찍을 수 있었다."
"부모님은 학창 시절 한 번도 내게 공부해라,
어느 대학 가야 한다는 말씀을 안 하셨다.
늘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라. 행복하면 된다’고 하셨다.
난 중·고등학교 때 공부 때문에 방전된 적이 없기 때문에
나이 들어서 중요한 공부를 하게 됐을 때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
어릴 때 공부로 스트레스를 받아본 적이 없으니, 공부가 싫다는 기억도 없다.
남들이 어릴 때 하는 공부를 늦게 시작한 건데,
이렇게 공부할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했다."
궁극적으로 뭘 하고 싶은걸까?
"그 질문이 늘 어려웠다. 면접 볼 때나 자기 소개할 때,
나도 뭔가 거창한 걸 말하고 싶은데,
나도 아직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이 모든 건 그걸 찾아가는 과정 같다.
꿈 자체가 없었다.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에 따라 선택했다.
큰 꿈이 없다고 자괴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신문기사를 보고 퍼온 글입니다.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
http://zum.com/?fbclid=IwAR0s2O-3SKTulAnjvzOtg0ebo1YcHM4TrY3SmFOJrr_lfGmVSEIXrCwxCh8#!/v=2&tab=home&p=2&cm=newsbox&news=0252019030250915330
저 역시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말은 안 해요.
대학 못가도 괜찮고, 1, 2년 늦어도 괜찮으니,
하고 싶은 일, 네가 원하는 일을 하라고 합니다.
어떨 땐 이 말을 너무 잘 들어서 후회가 될 때도 있고,
잘못하고 있는건가 라는 걱정이 될 때도 있지만,
하고 싶은 일은 밤을 꼬박 새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들은 분명 자.신.의. 삶.을 온전하게 살아가고 있어요.
인생은 필연이 아니라, 우연의 연속입니다.
꿈이 없어도, 미래가 불확실해도 두려움 없이 부딛쳐 간다면,
온전히 현재를, 현재의 우연을 즐기며 살고 있는 겁니다.
내일은 또 어떤 창조가 일어날지 몰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