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이들을 키울 때 항상 책과 함께 했지요.
수학동화도 읽었고
계단 올라갈 때는 하나 둘 셋 세면서 올라갔고
몸무게가 늘 때마다 20킬로그램이네 --
지난주보다 0.5킬로그램 늘었네..
우유를 마실 때도 이건 200밀리리터구나- 하는 등
평소에 수학적인 언어들을 노출을 많이 했답니다.
그래서인지 어렵지 않게 아이들이 수학을 잘 합니다.
그런데....
어떤 아이들은 책도 많이 못 읽었고
여러가지 이유로 수학을 못하고 자신감을 잃은 경우도 많지요.
저는 초등학생은 잘 가르치지 않습니다.
영재원 대비 창의 수학은 합니다만.
이 아이들은 스스로 관심도 있고 재능도 있는 아이들이라
받아들이는 것이 다릅니다. 재미있죠....
그런데 어쩌다 작년에 정말 피할 수 없는
지인의 아이를 가르치게 되었는데 4학년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수학시험치면 40점 받는, 배경 지식도 없고...
정말 저를 무너뜨리는 아이였답니다.
문장제 문제는 물론이고 계산도 엉망.
심지어 구구단도 흔들흔들, 선분 AB도 모르고,
삼각형 내각의 합이 아무리 180도라고 이야기해도
삼각형의 각도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해서 집에 있는 모든 모형들 다시 다 꺼내와서
(- 어릴 때 울 아이들이 갖고 놀던 것- )
하나하나 다 짚어주고 가르쳤습니다.
가르쳐도 가르쳐도 어찌나 모르는지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이게 평행이라고--
이게 수직이라고--
자 90도로 만나지? 이게 90도야...
실물로 보여주고 쌩쇼도 많이 했습니다.
수학이 안되는 머리는 없다- 이 책 읽고 집어 던졌어여,
안되는 머리 있네, 네가 가르쳐봐라-- 개뿔!!!!
어쩜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1도 자극을 안 줄 수가...
몸무게가 몇 킬로그램인지, 몇 킬로그램, 몇 그램인지
그런 거 이야기 안 하고 사나?
왜 학교 들어가서 1킬로그램이 1000그램인지 외워야 하나...
저는 자동차 타고 여행갈 때는 늘 아이들이랑
속도나 시간 거리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어요.
소금물도 만들고 농도도 계산하고...맛보고...
암튼...
서서히 가르침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일단 매일매일 연산지 1장은 꼭 했어요.
연산지 하기 전에 구구단도 다시 외우고요.
연산을 기초부터 차근차근....
더디지만 조금씩 오답이 줄더라고요.
처음엔 덧셈도 50문제에 반타작으로 틀리니 죽겠더군요.
그리고 학교 수학은 문제집 중 제일 쉬운걸로 선택해서 반복.
개념은 꼭 스스로 읽고 스스로 생각하고 한번 써보게 했고요.
수업하기 특히 싫어하는 날은
울 아들이랑 같이 보드게임도 하고요.
엇그제 단원평가쳤는데ㅡ
80점 넘게 받았다고 해서 저 울 뻔 했습니다.
구구단도 제대로 못 외워서 56을 보고도
7×8을 생각하지 못하던 아이가
통분도 하고 약분도 하고 엉엉...
어제는 이게 왜 틀렸냐면서 항의도 하더라고요.
감격감격
이제 왜 틀렸는지 내가 맞는 거 같은데
이런 생각도 한다는 거죠.
그만큼 아는 만큼 보인다는 거고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이가 어리다면 부지런히 수학적인 대화 하시고
아이들이랑 즐겁게 책읽기 하시고
어릴 때부터 지겨운 연산 학습지로
시작도 하기 전에 질리게 하지 마시고요.
학교 입학했거든 수학 교과서 서점에 있습니다.
한권 더 구입해서 같이 읽어보고
교과서에서 나오는 활동들 같이 해보시고요,
무조건 칭찬은 만땅으로 하세요...
지금 초등학생인데 수포자 직전이라면
길---게 보시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며 포기하지 마세요.
아무리 못하더라도
맞춘 한 문제를 칭찬하셔야 합니다.
절대 못 한다고 화내지 마세요.
못하는 아이는 더 답답합니다.
못하고 싶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중학생인데 이미 수포자다....
하아---정말 어려운 경우인데 제가 경험은 있습니다.
휴유--- 중학교재도 연산만 모아 놓은 교재 있거든요.
그거 먼저 차근차근...병행하면서
제일 쉬운 교재와 교과서로...
스스로 요약 정리해가면서 공부하면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복습이 가장 중요합니다.
초등수학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데
그거 현실적으로 정말 힘들어요.
현행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메꾸어가면서 해야해요.
분수계산 못한다면 그 부분만 다시 연습하고 돌아오고..
또 괄호 계산에서 막히면 그 부분만 돌아갔다가
다시 오고 그런 식으로 해야 합니다.
그리고 매일매일이 중요합니다.
매일매일 쌓아가야지 하루하고 하루쉬면 도로묵입니다.
중학생인데, 수학을 아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원을 다녀도 성적이 오르지 않고 답답하다....면
수학 폭탄의 시기가 필요합니다.
딱 한 달만 수학공부를 하루에 3시간,
주말에 5시간 씩 하게 해 보세요.
어중간한 그런 때는 수학을 흠뻑 공부하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소위 양치기라고 하는데...
양적으로 넘치게 공부하는 기간이 실력을 확 올립니다.
막힌 혈관을 한번 뻥 뚫어주는 거죠...
지금 엄청 잘하고 있다...면?
걍 하던대로---
울 아이는 상위 5%는 되는 것 같고
수학적 머리도 뛰어난 것 같다면 선행을 시키십시오
--현실적으로 선행 없이 과고 등
특목고에서는 상위권이 힘드니까요.
그럼 이만 총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