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매력적인 사회인으로 성장시키는 사람
서양에서 실시된 여러 연구 자료를 살펴보면
아빠와 엄마가 아기를 자극하는 방식이
의미 있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후 1일에서 3일까지 신생아에게 보이는 부모의
애착행동을 구분하는 연구에 따르면, 엄마는 주로
미소를 짓거나 만져보거나 눈을 마주보고 안아주는 행동을 한다.
하지만 아빠는 주로 말걸기, 쳐다보기 등과 같은
사회적 행동으로 자극을 주었다고 한다.
또 다른 발달심리학자 메리 에인스워드는
아버지가 영아의 자녀를 돌볼 때 가장 중요하게
자극되는 요소는 사회적 상호작용이라고 정리했다.
일상적 돌봄은 주로 엄마가 하는 영역이고,
아버지는 남성적 특성이 드러나는 방식의
육아 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버지들이 보이는 정상적인 상호작용의 방식은
아이를 안았을 때 엄마보다 더 크게 흔들고,
더 청각적인 자극을 많이 주며, 신체적인 자극을 더 자주 주어
아이와의 상호작용을 증진시키는 것이었다.
또 다른 연구를 보면 6개월이 지난 영아와 부모의 상호작용에서
엄마들은 돌봄, 훈육과 관련된 행위를 많이 하는 반면
아버지들은 신체적인 놀이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의 양육 태도는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무엇보다 자녀의 성역할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아버지가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자녀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아이의 남성성이 증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기서 가질 수 있는 의문 한 가지는
남자 아이의 남성성 발달에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여자 아이라면 남성성이 발달하는 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간략하게 설명하면 이렇다.
모든 인간은 처음부터 남성성과 여성성의 특질을
모두 가지고 태어난다. 주변을 살펴보면 여자보다 더
여성성이 예민하게 발달한 남성들도 있고,
남자보다 더 터프하고 진취적인 성향의 여성들도 있다.
칼 융은 자신의 분석심리학 이론을 통해
인간의 가장 궁극적인 발달과제는
남성성과 여성성의 조화로운 통합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이론은 심리치료학계에서 인간발달의
핵심적인 목표로 받아들여진 지 오래이다.
우리가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을 보면
정신의 균형이 잘 잡힌 사람이다.
지나치게 외골수이거나 너무 편향적인 사람,
성격의 한 특질이 과도하게 발달해서 다른 성격적 특질은
거의 드러나지 않는 사람에게는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
하지만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외향성도 갖고 있으면서
사유하고 침착하게 상황을 관조하는 내향성도 함께 지닌 사람,
치밀하고 계획적이면서 상황에 따라 유연하고 순발력도 있는 사람,
진취적이고 기획력도 있지만 과정을 중요시하고
주변 사람들의 감정도 잘 돌보는 사람,
자녀를 이런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면 어머니의 돌봄 중심의
육아와 아버지의 사회성 중심의 육아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아버지의 육아는 아이가 내적 균형이 건강하게 형성된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천일의 눈맞춤>
이승욱(정신분석가) 저 |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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