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아이들하고 놀아야 하는 이유
오하이오 주 켄트스테이트 대학
캐스린 컨스 심리과학 교수는 자신의 실험실에서
30명의 청소년 & 아동에게 부모에 대해 얘기하도록 했다.
이 아이들의 아빠 가운데 많은 이들이 부모와 자녀 간의
유대감을 평가하기 위한 표준 척도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컨스 교수에 따르면 연구 대상이 된 아이들은
아빠와의 관계가 원만하고 훈훈하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아이들이
"우리 아빠는 여러 가지를 해보라고 격려한다"거나
"내가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해준다"고 전했다.
컨스 교수는 아빠의 육아 기여도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두 가지 평가 내용을 수정해 발표했다.
즉 부모가 격려해주고 자신감을 심어주는지에 관한
질문을 추가한 것이다.
그러자 이 아빠의 점수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컨스 교수는 '아빠 효과'(father factor)에 대한
새로운 테스트와 기법을 고안한 연구자 중 하나다.
지난 2년간 발표된 수십 건의 연구결과는
아빠들이 자녀와 마구잡이식으로 놀아주거나
때로는 유치하게 놀아주는 육아의 미묘한 의미와 가치에 대해
새로운 통찰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빠가 놀아주면서
자녀를 흥분시키거나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킬 때,
아이가 행복하고 재미있게 즐기기만 한다면
엄마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아빠는 때때로 장난을 치거나 몸으로 놀아주는
신체 놀이를 통해 자녀가 앙탈을 부리거나
우는 것을 멈추게 할 수도 있다.
어릴 때 부모와 끈끈하고 신뢰할 수 있는
애착 관계의 형성 여부로 장래 아이의 교우 관계와
사회성, 이성 관계의 수준도 예측해 볼 수 있다.
부모는 자녀가 탐구하고,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 역할을 하고 자녀가 곤경에 처했을 때
기댈 수 있는 피난처를 제공한다.
그러나 부모와 자녀 간의 유대감을 분석하는데 사용된
평가 기준은 아직까지 탐구와 위험 감수의 중요성을
충분히 강조하지 않고 있었다.
또한 이를 발휘하도록 격려하는 아빠의 역할도
충분히 포착하지 못했다.
한 연구에서는 미취학 아동이 피곤해져서 울기 시작했을 때
아빠가 아이를 번쩍 들어올려 물구나무를 세워 주었다.
또 다른 아빠는 아이가 병원놀이 장난감을 이용해
주사기로 팔을 찌르는 시늉을 했을 때
"앗 따거워"라고 아픈 척을 하며 소리를 질러
아이의 관심을 유발했다.
남성과 여성 모두 부모가 되면 호르몬 반응을 보인다.
이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의 증가로도 나타난다.
옥시토신은 유대감과 신뢰감을 촉진하는 신경 펩티드다.
연구에 따르면 옥시토신은 초보 아빠와 엄마의
서로 다른 뇌 영역에서 반응했다.
여성의 경우, 편도체와 감정 표현을 관장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되었지만, 남성의 경우에는 옥시토신이
계획 수립 및 정신화(마음 헤아리기)와 관련된
대뇌 피질 영역의 활동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
초보 부모는 애착 행위에서도 차이점을 보였다.
생후 5개월된 유아와 개별적으로 상호작용을 한
100명의 엄마, 아빠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엄마들은 아기와 눈을 맞추고, 옹알이를 따라하고
사랑스럽게 아기를 쓰다듬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아빠는 빠른 동작을 통해 아기를 웃게 하거나
탐구해보도록 격려해 아기를 흥분시키는 경향이 더 높았다.
보통 부모와 자녀 간의 유대감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척도는 대부분 엄마에게만 적용돼 왔으며,
아이를 달래고 편안하게 해주는 행위를 평가하는데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
(여성들 가운데에서 이같은 행위가 보다 흔히 나타난다).
메릴랜드 대학의 나타샤 카브레라 인간발달학 교수는
실험실에서 이루어지는 연구에 아빠를 참여시키기가
어려운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아빠가 보다 장시간 일하고 자녀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더 적은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카브레라 교수는
연구에 참여할 아빠 50명을 구하는데 3년이 걸렸다.
훌륭한 양육의 기준이 항상
엄마와 아빠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많은 척도들은 '참견' 또는 강요
(아이의 놀이를 방해하거나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게임을
부모가 대신 골라주는 것 등)를 부정적인 요인으로 분류한다.
엄마가 참견할 때 자녀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빠가 개입할 때는 아이들이 그다지
불만을 갖지 않는다"고 카브레라 교수는 말했다.
연구자들이 이같은 미묘한 차이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그녀는 "아빠와 아이가 행복하다면
그건 참견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아빠의 친근함을 평가하는 새로운 방법
한 가지는 ‘아이 웃기기 과제’다.
이 방법은 장난감이 없는 실험실에 부모와 자녀가
2분 이상 있는 동안 자녀를 웃겨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다.
한 아빠는 바닥에 깔린 양탄자를 자신의 머리에 썼다고
장 프랑소와즈 뷰로 오타와대 심리학 부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07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자녀 웃기기' 과제를 통해 이 연구를 주도해 왔다.
다른 아빠들은 방 주위를 돌면서 아이를 뒤쫓거나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이들은 엄마보다
아빠와 놀 때 더 흥분했고 다채로운 감정을 보여주었다.
뷰로 부교수는 아이들은 자신이 흥분하거나
마음이 상할 때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고 한다.
과격하게 놀아주면서 아이의 기분을 헤아리는
세심함과 정서적인 친밀감을 유지하는 능력이
"최고의 부성애를 보여주는 특징"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아빠들은 괴물 목소리를 흉내내
자녀들을 겁주거나 불안하게 만들었다.
자녀와 놀아주면서 세심하게 기분을 헤아리지 않는 아빠는
아이의 애착형성 능력을 저해해
불안감과 두려움을 조장할 수 있다.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http://goo.gl/tByWhM
♥ 아빠가 아이와 놀아야 하는 이유 요약
* 아빠는 과격한 놀이로 아이를 흥분시키기도 하지만,
도전의식을 심어주기도 한다.
* 아이들은 아빠와 놀 때 더 흥분하고 다채로운 감정이 드러난다.
그를 통해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 엄마가 참견하거나 강요할 때 아이들은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높았지만, 아빠가 개입할 때는
그다지 불만을 갖지 않는 경향이 있다.
* 과격하게 놀아주면서도 아이의 기분을 헤아리며
친밀감을 유지하는 것이 최고의 부성애일 수도 있다.
(과격하게 놀면서 아이의 기분을 헤아리지 않으면
불안감과 두려움을 조장해 애착형성을 저해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