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버스야>
정현종 저 | 문학판
나이라다 : 지혜 위에는 없습니까?
사나트쿠마이르 : 힘이 지혜보다 위이다.
강력한 사람 하나가 현자 백 사람을 겁먹게 한다.
나아라다 : 힘보다 위에는 뭐가 있나요?
사나트쿠마아르 : 음식이 힘보다 위이다.
사람이 열흘만 굶으면 비록 살아 있다고 하더라도
그는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고, 생각, 분별, 행동을 할 수 없다.
- 열 편의 주요 우파니샤드(The Ten Principal Upanishads),
(음식보다 위에 있는 것은 물, 빛, 공기, 기억, 희망, 생명 순)
마음＜지혜＜힘＜음식＜물＜빛＜공기＜기억＜희망＜생명
음식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가.
그런데 음식의 재료나 양식을 키워 내는 사람은 농부이고
그걸 사다가 음식을 만드는 사람은 대체로 여자들이다.
그리고 음식을 한다는 것은 생명을 키우고 가꾸는 걸 뜻한다.
그러니까 음식을 한다는 건 신성한 일이며,
사랑의 행위에 다름 아니다.
다시 말하면 음식을 하는 일 자체가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 다름 아니며, 음식을 잘한다는 것은
사랑을 잘 한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오늘날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자기 실현에 대한 요구가
증대하고 있고 그것은 좋은 일이지만
아마도 생명을 낳고 관리하는 생명의 고향으로서의
구실만큼 소중한 것도 없지 않을까 한다.
음식은 부엌에서 만든다.
부엌을 성역이라고 부를 수 있는 까닭이다.
음식을 끓이고, 익히고 하는 것은
자기가 먹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남을 위한 것이다.
부엌을 애타주의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는 까닭은 그런 데 있다.
또 물만 해도 그렇다.
물은 식품을 씻고, 음식을 만들고, 그릇을 씻는 데 필요하다.
애초에 물 없이는 어떤 생명이든지 살 수 없는 것이지만,
부엌에서의 쓰임새 역시 생명을 보존하고 키우는 데 있다.
모든 걸 깨끗이 씻는 물, 부드러운 물은
그 물을 쓰는 사람의 마음과 상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부엌은 그리하여 사랑과 헌신과 생명애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희생을 헌신으로 바꿔썼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