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역할은 대체 불가하다
<엄마의 수학공부>
전위성 저 | 오리진하우스
부모가 나서야 하는 건
학교와 학원이 제 역할을 못해서가 아니다.
부모들이 명심해야 할 점은, 부모의 역할은 학교나
학원의 역할과 중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부모의 역할은 교사가 대신할 수 없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부모들은 우등의 비결을 학교와 학원에서 찾지만,
우등의 문을 열수 있는 열쇠는 부모의 손에 쥐어져 있다.
부모가 역할에 충실하면 자녀는 완전 학습에 도달하지만,
부모가 역할에 소홀하면 자녀는 부실 학습에 빠진다.
부모가 자녀의 성적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인 셈이다.
많은 연구들이 이 사실을 입증했다.
영국 에식스대학교와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공동 연구진이
3~7세 어린이 8,000명과 그들의 엄마를 16년 동안
조사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7세 시기에 엄마가 숙제를
도와주거나 엄마와 함께 책을 읽은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인지 능력과 학습 능력이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엄마가 아이와 함께 해야 하는 시간은
하루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이며, 이 시간만 투자한다면
아이의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번 연구는 하루 30분~1시간이 아이들을 완전히
달라지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엄마의 손길은 취학 전 아동뿐 아니라
초등학생들에게도 절실하다.
인간의 기억은 두부처럼 연약하다.
취약한 기억은 몇 분만 지나도 으깨지기 시작하고,
머지않아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아이들의 삶과 동떨어진 교과 지식은 망각에 더더욱 취약하다.
학교와 학원에서 습득한 지식들은 수업이 끝남과 동시에
바스러지기 시작하고, 다음날이 되면 머릿속에서 증발된다.
방법은 오직 하나, 부스러지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복습을 해야 한다.
복습은 언제 어디에서 해야 할까?
학교에서? 아니면 학원에서? 이름에서 드러나듯
학교와 학원은 배우는 곳(학)이지, 익히는 곳(습)이 아니다.
익히기는 수업 시간에 교사와 하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아이 혼자 하는 것이다.
알다시피 당신의 어린 자녀는 집에 돌아와서
교과서를 거들떠 보지 않는다.
그날 배운 지식들이 산산조각나서 허공에 흩뿌려지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아이는 하염없이 빈둥거리면서
티브이, 컴퓨터, 스마트폰을 손에 넣기 위해
호심탐탐 기회를 노린다.
바로 이 순간, 아이의 일상은
어떤 부모를 만났는가에 따라 극적으로 갈린다.
무관심한 부모를 둔 아이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진탕 붙들고 있다가 꿈나라로 떠난다.
천금 같은 지식들은 머릿속에서 완전히 증발되고,
그날 공부는 무위로 돌아간다.
반면 열성적인 부모를 둔 아이들은 교재를 붙잡고
그날 배운 지식들을 되새김한다. 보석같은 지식들은
머릿속에 온전히 보존되고, 그날 공부는 완전 학습에 도달한다.
이렇게 보낸 하루가 쌓여서 한 달이 지나고,
일 년이 지나면 성적은 극적으로 갈리고,
극적으로 갈린 성적은 아이의 인생을 극적으로 가른다.
당신의 아이는 집에 돌아와서
잡기를 붙잡을까? 책을 붙잡을까?
답을 생각한다면 당신이 나서야 할 이유는 명백해진다.
